백발의 백건우는, 홀로 귀국했다... 코로나19 이길 ‘우리, 다시’ 위해-‘우리 다시-Hope from Korea’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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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발의 백건우는, 홀로 귀국했다... 코로나19 이길 ‘우리, 다시’ 위해-‘우리 다시-Hope from Korea’를 보고-
  • 편집국장 차용범
  • 승인 2020.07.11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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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보급' 피아니스트 백건우, 코로나 극복 프로젝트 위해 '나홀로' 귀국
'필생 동반자' 윤정희는 파리 투병 중... 홀로 나들이 나선 백건우의 인간적 슬픔
백건우-윤정희 인터뷰하며 부부공용 명함에, 파리 초대받은 사연 기억...

‘대한민국 국보급 피아니스트’ 백건우를 오랜만에 조우했다. “위기와 절망 속에 위로와 희망을 주는 '우리,다시_Hope from Korea'”를 통해서다. 이 클래식 프로젝트, 11일 오후 5시 30분, KBS 1TV와 함께, KBS WORLD 채널을 통한 전 세계 120개국 대상으로 한 동시 방송이다. 예고대로, 아름다운 선율에 섬세한 영상미가 압권이다. 전체적 분위기, 한 연주곡의 설명처럼, 심각하고, 처연하고, 슬프고, 장엄했다.

이에 앞서, 백건우를 볼 수 있긴 했다. 이 프로젝트 ‘우리, 다시’의 티저 동영상을 통해서다. 이 터저, 명동성당 제대 앞에서 촬영했다. 그의 연주곡은 바흐의 <주여 당신을 소리쳐 부르나이다>, 미약한 인간에 대한 신의 도움을 요청하는 곡이다. 1분 4초의 짧은 영상 속에서, 피아노 연주를 통한 그의 간절한 기도를 읽었다. 그가 직면한 인간적 슬픔 한 조각도 짐작했다. 그는, 백발의 노장으로, ‘필생의 동반자’ 윤정희 없이, 홀로, 서울을 찾은 것이다.

‘국보급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코로나19 극복 프로젝트 ‘우리 다시: Hope from Korea'에 출연했다(사진; 프로젝트 티저 영상 캡처).
‘국보급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코로나19 극복 프로젝트 ‘우리, 다시: Hope from Korea'에 출연했다(사진: 프로젝트 티저 영상 캡처).
[사진]백건우가 티저영상 속에서 간절히 기도하는 표정으로 바흐의 곡을 연주하고 있다(사진; 티저 영상 캡처)
[사진]백건우가 티저영상 속에서 간절히 기도하는 표정으로 바흐의 곡을 연주하고 있다(사진: 티저 영상 캡처)

코로나19 재난 속 위로·희망 전하기 ‘우리, 다시...’ 출연

1. '우리, 다시'에는 세계적 거장 백건우를 주축으로, 국내 정상급 클래식 아티스트 10명이 참여했다.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 떠오르는 신예 비올리스트 이은빈, 세계가 극찬한 첼리스트 문태국, 아시아 최고의 더블베이시스트 김남균, 유럽이 열광한 여성 현악 사중주단 에스메 콰르텟, 천상의 하모니 소프라노 홍혜란 등이다.

세계가 주목하는 그 아티스트들은 전 세계인에게 감동과 희망을 전하기 위해, 모두, 흔쾌히, 소중한 시간을 할애했다. 서울을 비롯해 서울, 경기, 충남, 세종, 경북, 제주 등 6개 지역 10곳의 명소에서 코로나19로 멈춰버린 대한민국 공간을 찾아 위로와 희망을 전한 것이다(KBS 자료).

클래식 프로젝트 ‘우리 다시’에는 백건우를 주축으로, 국내 정상급 아티스트 10명이 참여했다(사진; 공연 포스터, KBS 제공).
클래식 프로젝트 ‘우리, 다시’에는 백건우를 주축으로, 국내 정상급 아티스트 10명이 참여했다(사진: 공연 포스터, KBS 제공).

그 대한민국 명소, 명동성당, 롯데콘서트홀, 경복궁 경회루, 한강 노들섬 같은 도심공간에도 도시조명이며 실내장식은 밝아도 ‘사람’은 전혀 없다. 경주 월정교, 경주 대릉원, 경기 광주 화담숲, 양평 두물머리, 세종 호수공원, 공주 공산성에도, 장엄한 자연의 위엄은 있어도 인적은 전혀 없다. 그래서, 관객의 불같은 환호며 갈채, 들불같은 ‘’브라보‘나 ’앵콜‘은 전혀 없다. 그 음악들은 처연하고 장엄하되, 그 배경은 슬프고 심각했다.

⥁세계적 클래식 연주자가 만드는 희망의 하모니 ‘우리, 다시.’ 제1악장은 백건우로부터 출발한다. 인적 없이, 텅빈 명동성당 본당을 또각또각 구두 발자국 소리를 내며 예대 앞에 놓인 그랜드 피아노까지 걸어가고, 성모 마리아상 앞에서 성호를 긋고 깊은 묵상을 한 뒤, 첫 곡을 연주한다. 바흐의 코랄 프렐류드 <주여 당신을 소리쳐 부르나이다>의 청량한 피아노 연주, 티저 영상 속 백건우 그대로다.

백건우가 특별히 좋아하는 곡이다. 코로나19로 잃어버린 시간들, 그 위기의 시간을 넘어 일상의 평화가 돌아오기를 간구하는 기원의 음악이다. 피아노는 장중하고 백건우는 심각하다. 음악가 이전에 하나님 앞에 간구하는 한 인간으로서, 신앙인으로서의 간절함을 읽는다.

⥁제2악장 ‘멈춰버린 일상.’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이 쇼팽의 <녹턴 20번>을 연주한다. 배경은 경주 월정교의 어두운 회랑, 회랑 끝 한줄기 불빛이 희밍의 상징인 양 선명하다. 이어 소프라노 홍혜란이 카치니의 <아베마리아>를 노래한다. 명동성당 본당 입구에서, 슬프면서도 경건한 멜로디에 간절한 기도를 얹은 느낌이다.

첼리스트 문태국이 경주 대릉원에 앉았다. 자유와 평화를 간구하며, 카탈루냐 민요 <새의 노래>를 연주한다. <죽은 자의 집> 앞에서, 곡명처럼, 곧 머지않아 평화가 찾아오리라는 바램을 표현한 것이다. 다음, 에스메 콰르텟의 현악4중주. 롯데콘서트홀의 텅 빈 객석을 배경으로, 바버의 <현을 위한 아디지오>를 연주한다. 슬프지만 아름다운 곡조다.

⥁제3악장, ‘완치자의 노래’편이다. 위기의 순간에 더 빛나는 대한민국의 새 일상, 새 희망을 노래한다. 백건우가 다시, 광주 화담숲과 양주 두물머리에서 슈만의 <숲의 정경>을 연주한다. 3. 고독한 꼭, 5. 정다운 풍경, 7. 예언하는 새..., 인간은 자연을 파괴하고, 학대했다는 것, 자연과 다시 친해지며 존경하라는 그의 메시지다.

백건우의 화담숲 연주, 슈만의 ‘숲의 정령’을 통해 ‘자연 존경’의 메시지를 전하다(사진; KBS 화면 캡처).
백건우의 화담숲 연주, 슈만의 ‘숲의 정령’을 통해 ‘자연 존경’의 메시지를 전하다(사진: KBS 화면 캡처).

비올리스트 이은빈은 세종 호수공원의 인적 없는 숲에 섰다. 포레의 <시실리안느>, 무게감 있는 분위기에 감성적 선율이다.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은 제주 성산 일출봉 앞 바닷가와 돌문화공원 분수 위에서, 바흐의 발랄한 매력, <파르티타 3번>을 연주했다. 더블베이시스트 김남균은 공주 공산성의 깊은 밤 성벽 위, 그 인적 없는 적요 속에서, 미국의 대표적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연주, 다시 밝아오는 새벽을 찬송한다.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의 성산 일출봉 앞 연주(사진; KBS 화면 캡처).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의 성산 일출봉 앞 연주(사진: KBS 화면 캡처).

소프라노 홍혜란은 다시, 한강 노들섬에 섰다. 사랑의 위로를 담은 노랫말, 시크릿 가든의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을 노래했다. 노들섬 뒤편의 도심이며 한강다리의 조명은 찬란했다. 그 속에서 코로나 환자를 구하려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의 급박함과 희생적 헌신..., 그런 장면들은 흑백화면으로 흐른다. 참 가슴 먹먹한 장면이다.

⥁백건우는 말한다, 음악이 인간의 삶에 참 위로를 주는 것 같다. 음악인으로, 이 프로젝트 역시 큰 위로였으면 한다.... 그리고, 백건우와 젊은 연주자들은 경복궁 경회루의 수양버들 아래, 함께 앉았다. 우리 귀에 익은, 유쾌하고 명랑한 곡조, 슈베르트의 <송어> 4악장을 합주한 것이다. “힘든 시기를 지날 때마다 밝은 희망이 있었다”, 그들이 주는 마음 속 메시지다.

사진]백건우와 한국의 젊은 음악천재들, 경회루 뜰에서 ‘송어’를 합주했다(사진; KBS 화면 캡처)
사진]백건우와 한국의 젊은 음악천재들, 경회루 뜰에서 ‘송어’를 합주했다(사진: KBS 화면 캡처)

프로그램 80분을 지켜본 이 모(59) 씨는 얘기했다, “클래식이긴 하나 나름 귀에 익은 레퍼토리에, 배경 역시 정감 있는 국내 명소여서 참 친근한 느낌”이라며, “코로나 19 속 적잖은 감동과 위로를 느꼈다”는 것이다.

‘필생 동반자’ 윤정희 근황에서 백건우의 인간적 슬픔 짐작

2. 백건우(74), 그의 서울 나들이를 보며, 그가 직면한 인간적 슬픔 한 조각을 짐작한다? 더러 알려진 사실이다. 백 선생의 ‘영원한 동반자’ 윤정희(76) 씨의 투병 소식이다. 백 선생은 7개월여 전, 고백했다, 배우 윤정희(75)가 10년째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고, 딸도 알아보지 못할 때 참 슬프다고.

백건우-윤정희 커플의 근황은 글쓴이의 가슴도 아프게 한다. 백 선생의 ‘나홀로 나들이’에서, 그의 ‘인간적 슬픔’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연전 백-윤 부부를 만나 오래동안 얘기하고 부부 공용의 명함을 받으며 깊이 느낀, 그들의 ‘아름다운 동행관계’를 기억한 때문이다.

그 ‘잉꼬부부’, 40여년을 오직 한 몸처럼 동행했다. 백건우가 가는 데는 윤정희가, 윤정희가 가는 데는 백건우도 함께 갔다. 그건 부부의 황금공식이기도 했다. 그 부부, 이제 ‘동행’을 즐기지 못한다? 백건우, 서울공연에 홀로 귀국했다? 그건 백건우에겐 정말 가슴 허전해 할 슬픔이리. 윤정희는 지금, 파리에서 요양 중이다.

백-윤 부부와의 인연, 부부공유 명함 함께 자택 초대 받기도

3. 글쓴이는 벌써 6년 전, 부산에서, 백건우-윤정희 부부를 몇 차례 만난 적이 있다. 월간지 ‘부산이야기’의 인물평전 코너 ‘⥁⥁⥁이 만난 부산사람’ 인터뷰 때문이다. 인터뷰를 마쳐가며 그들 부부가 공유하는 명함과 함께, 파리 자택으로의 초대를 받기도 했고-.

그 스토리, 당시 ‘블로그’ 글 일부를 인용한다.

[취재 스토리] 백건우의 명함을 보며

백건우·윤정희 부부의 ‘인터뷰’ 열정에 감탄·감사

‘통’한 뒤 명함 전하며 “파리 오면 연락 달라” 초대

(...)백건우,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피아니스트입니다. 한 작곡가를 잡으면 최선을 추구하는 연주로, ‘건반 위의 순례자’ ‘건반 위의 구도자’ 같은 찬탄을 듣고 있지요. 윤정희, 한 시대를 풍미한 탑 스타입니다. 데뷔 후 7년 동안 300여편에 출연하고, 큰 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만 24번을 수상했네요. 두 분, 1976년 프랑스 파리에서 결혼, 현재까지 서로의 매니저이자 예술의 동반자로 살고 있습니다. 휴대폰 하나를 둘이 ‘공유’할 만큼, 부러운 부부의 전형으로-.

두 분, 부산직할시 승격 50주년을 기념, ‘베토벤’으로 부산을 찾았습니다.(...) 저도 그 날, 객석에서 공연 감상했습니다만, 과연 ‘백건우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관객들은 그를 또 얼마나 사랑하는지 절감하겠더군요. ‘굉장한 공연’ 즐긴 감흥, 아직도 아련합니다.

사실 이 ‘부산사람’ 코너에 백건우를 한번 모시려는 생각은 간절했죠. 그가 어린 시절 부산에서 살며 예술적 감흥을 키웠다는 얘기 들은 터이고, 부산사람으로 ‘세계적 거장’ 위상 누리고 있으니 당연한 생각입니다. 그 기회, 너무 쉽게(?) 왔습니다. 이번 부산공연 일정 잡힌 사실 알고 인터뷰 시도한 결과, 덜컥 인터뷰 시간 잡아 연락 온 것입니다.(...)

약속대로, 기본 질문지 전달한 뒤 장시간의 전화 인터뷰를 하구요. 백-윤 부부가 부산공연 리허설을 위해 부산에 왔을 때, 2차례 더 만나 답변을 확인, 조율하고 사진 몇 컷도 찍었어요. 그들 부부는 하나 같이 “정말 열심히 하신다”며 정겹게 맞아주면서도, 그러나 명함은 주질 않더군요.

크게 신경 쓸 일도 아니었습니다. 그들 부부는 아예 ‘명함이 필요 없는 존재’일 수 있고, 부부가 함께 쓰는 휴대폰으로 연락 주고받으니, 명함이 꼭 필요한 것도 아니기도 하고.

그러던 백-윤 부부가 공연 당일 명함을 전해 주더군요. 공연 당일 intermission때 ‘백건우 대기실’에서였습니다. 인터뷰 원고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윤정희 선생은 정말 지극정성으로 원고를 챙기더군요. 몇 차례 전화를 걸어오며 답변과 정리 내용을 확인하기도 하고.... 그 결과 이 날 대기실에서 한번 만나기로 약속을 했거든요.

윤 선생이 핸드백을 열며 그러더군요, “⥁ 선생님, 제가 명함 안 드렸죠? 지금 드려야겠어요.” 저는 엉겁결에 “아, 두 분 명함 가지고 계신가요? 주시지 않아도...” 윤 선생이 명함을 전하며 덧붙였습니다, “아, 인터뷰 잘 챙겨 달라는 그런 부탁 때문은 아니구요. 파리 오시는 기회 있으면 꼭 연락주시라고....” 백 선생도 1부 공연을 마친 뒤끝 땀을 훔쳐내며 “파리 오시면 우리 집에 꼭 한번 오세요”라고 거드시고-.

백건우-윤정희 부부가 공유하는 명함. “휴대폰도 공우한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 양면인쇄 명함이다(사진; 차용범 자료).
백건우-윤정희 부부가 공유하는 명함. “휴대폰도 공우한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 양면인쇄 명함이다(사진: 차용범 자료).

부부의 얘기는 그랬습니다. 인터뷰는 자주 겪는 일상이지만, 이번 부산 인터뷰, 너무 열심히 진행해 주시고, 우리도 함께 큰 관심을 쏟고 그랬다면서, 너무 고맙게 해 주시는데 어쨌든 초대의 뜻이라도 전해야겠다는 것입니다. 역시, 그들 부부의 명함, ‘백건우’ 명의이되 휴대폰 번호는 윤 선생이 걸어온 번호더군요. “휴대폰도 1대를 공유한다”는 얘기, 확인한 것입니다.

인간에의 관심·배려 넘친 ‘부산사람’ 백건우 인터뷰의 감흥

4. 이 ‘인물평전’ 코너, 실상 부산과 인연 가진 ‘정말 훌륭한 멋쟁이’를 만나, 그의 속살을 들춰보는 참 재미있는 기획이다. 글쓴이도 나름의 철저한 인터뷰 준비를 마친 뒤 인터뷰이(interviewee)를 만나러 갈 때면, 그 즐거움에 늘 가슴이 벅찼다.

이 분들, 시대를 바로 읽는 날카로운 눈과 함께, 동시대인(同時代人)과 동행할 따뜻한 가슴을 가진 걸출한 분들이다. 인간에 대한 관심과 배려, 고유와 나눔, 창의와 도잔, 자기 삶에 대한 성찰..., 두루, 이 시대가 정녕 필요로 하는 가치에 열정을 쏟는 분들이다.

그 중, 특히 기억에 남는 ‘백건우 스토리’.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피아니스트가 연주여건을 갖추지 못한 중소도시·섬마을 연주회를 아끼고....,”, 글쓴이의 원고 도입글귀 한 토막마냥 그의 섬마을 콘서트 얘기도 대단한 감동을 줬다.

섬마을 콘서트를 연 계기며, 그 콘서트에서 느낀 바는 끝에 붙일 기사 전문을 읽기로 하고. 글쓴이가 이 인물평전 시리즈를 얘기할 때, 혹은 백건우 선생 얘기가 나올 때 꼭 언급하는 ‘감동적 스토리’, 당시 블로그 한 부분 옮긴다.

-이 글 쓰는 중, 윤정희 선생 또 전화 주셨네요. “Mr. 백의 의견이니 이 부분 좀 보완해 달라”며, 몇 가지 코멘트 덧붙입니다. 전화 끝엔 “잠깐 기다리시라”더니 또 백건우 선생 바꿔 인사 나누게 하시고..., 곧 있을 울릉도 저동항과 통영 사량도의 섬마을 콘서트 앞두고, 서울 어느 음악 홀에서 한창 작품 연습중이랍니다. 이래저래 만난지 그리 오래지 않은 분들과 전화 나누는 재미도 괜찮네요. ‘당대 스타’들의 숨은 속살을 보는 기분도 들고....

-알려진 계획에는 없던, 절해고도에서의 1인 청중 연주회도 이번 섬마을 연주 여정 중 나왔다. 그는 저동항 연주회를 앞둔 1일, 울릉도에서 다시 배를 타고 20분을 더 가야하는 죽도를 찾았다. 이 고도를 지키는 유일한 주민을 위해서다. 학창 시절 어머니로부터 피아노를 선물 받았으나, 이제 어머니를 보내고 사모의 정에 젖어 사는 40대 중년남자.

-그는 백건우의 연주로, 어머니가 생전 즐겨부르던 ‘매기의 추억’에,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비창’ 중 2악장을 감상했다. 남자는 어머니 생각에 노래 부르다 목이 메고, 백건우는 함께 눈망울을 촉촉하게 적시며 건반을 두드리고. 남자는 백건우 부부에게 영덕 게를 넣은 라면을 끓여 대접했다.

-사실 확인 차 윤정희 선생과 통화했다. “죽도 다녀오신 얘기, 참. 수고 많으셨네요?” “아, 그 얘기 신문에 났던가요?” 아, 이런 감동적 스토리가 우리 주변에 그리 흔한가? 백건우 같은 멋쟁이는 또 그리 흔할 터인가?(...)

이 인터뷰 원고를 정리하는 과정을 부산시 공식 블로그(쿨부산)에 올렸더니, 서울 계신 ‘윤정희 팬’ 한 분이 전화를 걸어왔다. 요지는, 윤정희 선생도 ‘부산사람’인데, 알고 있는가? 윤정희, 2012년 전미영화평론가협회 선정 ‘세계의 여배우’ 2위 선정 사실 아는가? 등등. 그는 백건우와 윤정희 스토리를 압축해 담은 CD 한 장씩을 이내 보내왔다.

​윤정희 선생께 다시 물었다, “아니, ‘부산사람’이신가요?” “네, 우리 가계(家系) 모두 부산이에요. 저도 유년에서 여고 시절까지, 한참 부산에서 자랐죠.” 그랬다. 그의 선대(先代)는 모두 부산이었으며, 그는 외할머니의 손녀사랑에 끌려 광주-부산을 오가며 지냈다. 돌아가신 아버지는 일제 강점기 일본 유학생으로, 부산에서 신문기자를 거치기도 했고.

단, 이번 백건우 인터뷰 땐 ‘남편 백건우’에 포커스 맞췄으므로, 그는 자기 얘기를 전혀 하지 않았을 따름이었다. 그랬다. 이 ‘미묘한 뉘앙스와 감수성으로 가득한 세계적 여배우’ 역시 자랑스러운 ‘부산사람’이었다. 이 인물평전 코너는 ‘부산사람 윤정희’를 다시 초대할 수 있을까?

윤정희’ 인터뷰-파리 방문 다 놓치고, 백건우 고독 공감

5. 이 만큼의 스토리면, 글쓴이가 그들 부부에게 관심을 갖는 건 당연했다. 글쓴이는 때때로 ‘부산사람 윤정희’를 그 인물평전 코너에 초대할 생각에 부풀었고, 혹은 유럽 여행길에 그들 부부의 자택을 방문하는 꿈을 꾸기도 했다. 그러나, 그 기대며 꿈을, 나는 전혀 성취하지 못했다. 독일이며 핀란드 출장을 다녀오면서도, 그들을 찾지 못했다. ‘우물쭈물하다’, 윤정희 선생의 투병소식을 들은 것이다.

“40년 잉꼬부부 백건우 고백, 윤정희 알츠하이머 심각하다"(중앙, 김호정). 윤 선생이 겪고 있는 증상이며, 그 진전 상황은, 웬만큼 알려지고 있다. 백건우 선생의 가슴 속 아픔도 그렇고.. 처음에는 나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요즘 (딸집에 머물고 있는)아내에게 갈 때마다 발코니에 꽃이나 화분을 하나씩 올려놓고 온다....

그래서, 백건우 선생은 이번에도 홀로 왔다. 그 백 선생이 ‘우리 다시’ 티저영상에서 간절히 기도하는, 본공연에서 절실하게 집중하는 표정을 보며, 글쓴이는 눈시울이 뜨거웠다. 백건우가 겪는 이별과 고독에 공감했고, 그 혼자만의 순간에도 빈틈없는 음악에의 열정에 감동했다. 아, 그래서, 백건우는 안팎으로, 역시 ‘위대한 인간’이다.

[블로그 글 원문]

[차용범이 만난 부산사람]음악으로, 청중과 함께 나누고 소통할 때, 난, 가장 행복하다-‘건반 위의 구도자’ 피아니스트 백건우에게 음악의 길을 묻다-

https://blog.naver.com/chayb03/221517459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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