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회초리가 훈육인가, 아동 학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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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회초리가 훈육인가, 아동 학대인가?
  • 창원시 성산구 박성민
  • 승인 2019.12.19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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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 가정폭력방지 대책 관련 카드뉴스(사진: 여성가족부 제공).
여성가족부 가정폭력방지 대책 관련 카드뉴스(사진: 여성가족부 제공).

다들 어릴 적에 부모님께 사랑의 매를 맞은 적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그리고 지금 난 사랑의 매를 맞았던 기억을 생각하면 바른 길로 이끌어 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이 앞선다. 하지만 지금, 가정폭력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부모 훈육이 도마 위에 올라섰다. ‘훈육도 가정폭력의 일환이기 때문에 법적처리를 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과 ‘어느 정도의 훈육은 필요하며 법적처리를 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나는 훈육을 어느 정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어릴 적에 학습지를 했었다. 하지만 성실하지 못해 항상 숙제를 마지막 날까지 미뤘다. 그래서 엄마는 내게 놀러 갈 때 숙제를 몇 페이지까지 하고 가라고 하셨다. 하지만 나는 너무 놀고 싶은 나머지 “갔다 와서 숙제를 안 하면 100대를 맞겠다”고 약속했다. 나는 집에 돌아와서 숙제를 하지 않았고, 엄마는 그대로 100대를 때리겠다며 회초리를 드셨다. 나는 울며불며 잘못했다고 빌었다. 엄마는 내게 말 한 마디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교육하셨다. 아직도 나는 그 일을 마음에 새기며 다닌다.

우리는 같은 사회 안에서 살고 있다. 공동체로서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서 사회화는 필수다. 사회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가정환경이다. 그래서 우리는 훈육이란 사회화 과정을 통해서 자신의 잘못을 알게 되고 그런 행동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우리는 부모님의 가르침을 통해 예의범절을 배우고 실천한다. 물론 말로써 교육이 된다면 너무나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고쳐지지 않고, 자신이나 사회에 큰 피해가 갈 법한 행동이라면 난 훈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가정폭력은 뿌리 뽑아야 할 큰 문제이다. 그렇기에 정부는 좀 더 면밀한 방법으로 가정폭력을 근절해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사회적 통념에 비춰 봤을 때, 훈육이라면 그것은 자녀를 위한 사회화 교육과 같다. 따라서 훈육에 대한 법적처리’는 전혀 고려할 필요가 없다. 어느 설문조사에 따르면, 훈육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대한 질문에‘어느 정도는 필요하다’는 답변이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시민들도 훈육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성경의 한 구절에서도“어느 부모가 자식이 생선을 달라는데 뱀을 주며, 떡을 달라는데 돌을 주겠느냐”는 말이 있다. 크게 보면 회초리로써 폭력을 가하는 것이지만, 그 안에 담겨진 의미가 학대와 훈육을 나눈다고 생각한다. 또래 친구를 때려 다치게 한 자식에게 회초리를 드는 것이 학대인가. 훈육인가? 남의 물건을 훔친 자식에게 회초리를 드는 것이 학대인가. 훈육인가?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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