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논란 일으킨 행복주택 광고···LH 광고 자진 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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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 논란 일으킨 행복주택 광고···LH 광고 자진 철거
  • 취재기자 배수진
  • 승인 2019.12.04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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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 청년 조롱하는 거 아니냐는 지적 나와
LH, “제작 의도와 다르게 오해 초래하게 돼 죄송”
LH의 옥외광고물이 흙수저, 금수저 논란이 불거져 이를 철거했다.(사진:온라인커뮤니티)
LH의 옥외광고물이 흙수저, 금수저 논란이 불거져 이를 철거했다.(사진:온라인커뮤니티)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옥외광고물이 공개 하루 만에 청년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흙수저·금수저’ 논란을 일으킨 것이다.

논란은 2일 한 네티즌이 문제의 광고물을 직접 찍은 사진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불거졌다. LH가 서울 시내 버스정류장에 설치한 광고로 청년을 위한 대표 정책인 행복주택 내용을 담았다.

광고에는 SNS 대화 형식을 빌어 한 사람이 “너는 좋겠다. 부모님이 집 얻어 주실 테니까”라고 하자, 다른 한 명이 “나는 네가 부럽다. 부모님 힘 안 빌려도 되니까”라고 답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화 하단에는 ‘내가 당당할 수 있는 家(가!) 행복주택, 대한민국 청년의 행복을 행복주택이 응원합니다.’라는 문구를 실었다.

이 광고는 ‘금수저도 부러워하는 청년’이라는 제목으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로 순식간에 확산됐다. 네티즌들은 “주거 문제로 힘들어하는 청년들을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광고”라며 비난 댓글을 달았다.

상대적으로 ‘금수저’인 청년이 ‘흙수저’인 다른 청년을 부러워하는 뉘앙스를 풍겨 흙수저 청년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논란이 불거지자 LH는 해당 광고를 전면 교체하기로 했다.

LH는 “이번 행복주택 옥외 광고는 공급의 목적을 강조하지 위해 SNS 상황을 가정한 표현방식을 사용했으나 당초 제작 의도와는 다르게 오해를 초래하게 돼 국민 여러분께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청년층과 국민의 입장을 더욱 세심하게 고려해 행복주택과 청년주택의 지속적인 공급으로 국민 주거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해당 광고는 정책 목표를 더 잘 전달할 수 있는 콘텐츠로 교체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행복주택은 국토교통부와 LH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 등 주거 안정을 바라는 청년들에게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가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이다. 입주자격은 소득 기준으로 하며 대체로 본인과 부모의 합계 소득이 평균 소득보다 낮아야 한다. 입주자 사정에 따라 보증금과 월 임대료 조정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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