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저 출산국 한국...터널의 끝이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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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저 출산국 한국...터널의 끝이 안보인다
  • 츼재기자 박현주
  • 승인 2015.12.24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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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녀 장려금, '언발에 오줌누기'..."이 마당에 누가 아이 낳겠나"
▲ 세계와 한국의 합계 출산율 통계(자료: 2015년 8월 25일 기준 통계청 제공).

위 그래프에 나타난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세계 평균 출산율이 2.5명인데, 한국은 1.23명으로 아직도 초저출산국 기준인 1.30명 아래에 머물러 있다. 출산율이란 여성 한 명이 가임기간인 15세부터 49세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신생아수를 말한다.

2005년 5월 15일 저출산·고령 사회 기본법이 제정되고 공포된 지 어느 덧 1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정부는 국민들의 출산 장려를 위해 100조 원 가량의 예산을 책정하고 편성했다. 하지만 2015년 한 해가 저무는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안타까운 뉴스는 여전히 국내 출산율이 저조해서 국가적 인구 위기에서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슬하에 4남매의 자녀를 둔 임명숙(46, 경북 포항시 남구 해도동) 씨는 우리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는 출산 장려 정책에 불만이 많다. 아이들의 나이가 많아질수록 임씨가 감당해야하는 교육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반면,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금액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임 씨는 저출산이 가장 큰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 아이 넷을 키우고 있어 주위 사람 모두가 인정하는 애국자로 살고 있다. 그러나 국가는 그녀에게 고작 몇 푼의 세금 삭감과 몇 푼의 보육료를 더 보태줄 뿐, 이젠 그마저도 제대로 된 혜택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넷째를 출산할 때 100만 원의 지원금을 받은 뒤 별다른 혜택을 받지 못한 임 씨는“우리나라는 아이를 무조건 낳게 만들려고만 하고, 아이를 키울 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정책이 구축돼 있지 않으니 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 아이 낳기를 꺼리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가 공식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다자녀 가정 복지 정책은 크게 총 네 가지로 구성된다. 그들은 다자녀 가정에 대한 ▲저리의 주택 전세자금 지원 정책, ▲전기료와 도시가스 요금 감액 서비스, ▲자동차 취등록세 감면, ▲자녀들 대학 국가 장학금 지원 등이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 지원 기준이 엄격하고, 범위 또한 한정되어 있어 적용 대상으로 선발되기가 어렵다. 게다가 다자녀 가정이 평소 지출되는 비용에 비해 할인과 면제의 폭이 좁아 실효성 낮은 보여주기식 정책이라고 반발하는 부모들의 아우성이 끊이질 않고 있다. 심지어 세 번째 정책인 자동차 취등록세 감면은 만 18세 미만 자녀가 세 명 이상 있는 가구가 소유한 자동차 1대에 한하며, 2015년 12월까지만 운영될 정책이라고 한다. 그리하여 실상 어느 것 하나 만족스럽게 운영되고 있는 정책들이 없어 다자녀 가정의 복지 정책 체감도는 현저히 낮은 상황이다.

▲ 네이버 카페 ‘다자녀 가족 행복 만들기’ 회원들이 지원 정책에 대해 가지고 있는 불만(

그 외에도 다자녀 추가 공제와 다자녀 우대 카드, 다자녀 크레딧 등 부수적인 혜택들이 제공되고 있지만, 모든 다자녀 가정에 공통적인 기준으로 적용되지 않아 지역별 복지 편차가 극심하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부산은 다자녀 가족 우대 정책으로 부산 내에 거주하며 2000년 이후 출산으로 자녀가 세 명 이상 되는 가정에게‘가족사랑 카드’를 발급해 주고 있다. 그에 따른 혜택으로 부산의 다자녀 가정들은 광안대로 통행료 면제와 공영주차장 주차요금 50% 감면, 보육 지원센터 이용료 감면과 도시 철도 요금 할인 등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대전시는 관내 12세 이하 자녀를 3명 이상 둔 부모에게만 다자녀 우대카드인‘꿈나무 사랑카드’를 발급해주고 있어 세 명의 아이가 있어도 큰 아이가 지원 기준 나이인 12세를 넘어버리면 아무런 혜택을 얻지 못한다. 그 결과, 실제로 지원 받는 다자녀 가정은 극히 드물 수밖에 없다.

이 같은 허점뿐만 아니라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어떤 지원 정책을 펴고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해 권리를 챙기지 못하는 다자녀 가정도 허다하다. 경기도 평택시에 사는 6남매의 아빠인 윤모(52) 씨는“우리 지역에 다자녀 복지 문화가 확대되었다고는 들었는데, 아이들 키우랴 맞벌이 하랴 정신없이 살고 있는 와중에 직접 무슨 정책이 있는지 찾아볼 시간도 없다”며“바쁜 다둥이 부모들을 위해 정부가 먼저 다자녀 가정의 현황부터 파악해 자동으로 혜택을 적용시키는 배려를 행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우리나라 다자녀 가구 현황 문의에 대해, 통계청은 “5년 주기로 인구 주택 총 조사에서 가구 현황을 조사하고 있지만, 조사 기준일 현재 가구에 함께 살고 있는 가구원 수를 조사하지만 그 안에 자녀가 몇 명인지는 확인하기 어렵다”며“우리나라 다자녀 가구 현황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국가 통계로 작성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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