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국악 대금산조 들으면, 우울증 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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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국악 대금산조 들으면, 우울증 낫는다
  • 취재기자 이하림
  • 승인 2015.11.0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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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물질 세로토닌 분비 촉진" 동물실험서 확인...신약개발 길 열어
▲ 대금연주자 한충은 씨가 대금을 연주하고 있다(사진: 한충은 대금연주자 제공).

한국 전통의 대금 산조 중 진양조 장단으로 우울증을 치료하고 전통 북소리로 알레르기 쇼크를 치료할 가능성이 있다는 동물 실험 결과가 나왔다.

원광대학교 한국전통의학연구소(연구소장 황성연)는 최근 경희대 김형민 교수 연구팀과 호서대 정현자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서 현대인의 우울증 및 알레르기 쇼크 치료에 국악 장단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사실을 동물실험으로 증명했다고 6일 밝혔다.

공동연구팀은 우울증 치료 효과를 알아보기 위한 동물 실험 결과, 진양조 장단의 대금 소리를 30분간 들려준 동물 실험 집단이 이 소리를 전혀 들려 주지 않은 다른 동물 집단보다 뇌신경 전달물질인 세로토닌(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물질)과 도파민(에너지와 의욕을 불어넣어주는 물질)의 분비가 1.5배 촉진되는 사실을 밝혀냈다는 것이다. 또한 연구팀은 우울증 환자에서 현저히 부족한 뇌 유래 신경영양인자(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BDNF)가 진양조 장단의 대금 소리를 들은 실험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10배 이상 더 많이 분비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 정도 BDNF가 나타나려면, 우울증 치료제인 프로작(fluoxetine) 약물을 투여한 것과 같은 수준의 치료 효과를 보인 것이라고 연구팀은  발표했다.

현재 투약되는 항우울 치료제는 복용 후 최소 3주가 지나야 효과가 나타나고, 흥분, 불안증, 성기능 장애, 몸무게 증가와 같은 부작용이 일어나는 단점이 있다. 반면, 대금 산조의 진양조 장단을 우울증 치료에 적용했을 경우, 자연스런 악기 연주 소리이므로 우울증 치료제 복용시 나타나는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연구팀이 예측했다. 연구팀은 추가의 임상시험을 통해 대금 산조의 우울증 치료 효과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재확인할 예정이다.

또한, 연구팀은 알레르기 쇼크에 전통악기인 북소리가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연구도 진행했는데, 알레르기 쇼크란 땅콩 등 특정 음식, 벌과 같은 생물 독, 페니실린이나 항생제  같은 약물을 복용했을 때 전신에서 발생하는 심한 알레르기 반응이다. 알레르기 쇼크가 발생하면, 저산소증에 따른 뇌 손상이 나타나거나 혈관 확장에 따른 저혈압 내지는 호흡 곤란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공동연구팀은 이러한 알레르기 쇼크에 북소리가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먼저, 연구팀은 동물 실험을 통해서 라디오 소리와 같은 백색소음을 노출시킨 동물 집단보다 연주 음악 형태의 북소리를 5분간 들려준 동물 실험 집단에서는 알레르기 쇼크에 의한 치사율이 절반으로 감소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알레르기 쇼크로 인한 급성 쇼크사와 저혈압 등을 일으키는 히스타민 분비가 북소리를 들은 동물 집단에서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13% 감소한 결과를 보였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국전통의학연구소 황성연 박사는 "기존의 클래식 음악 치료 효과에 대한 연구는 있지만, 국악의 의학적 효과에 대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대금산조와 북소리가 동물 실험에서 우울증과 알레르기 쇼크에 효과가 있다는 데이터가 추출되었으므로 이를 바탕으로 우울증 치료에 효과가 있는 신약개발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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