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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현대인물을 찾아서, 백점기 편②] 경남 하동의 해양플랜트연구원 책임맡아 해양안전 기술 개발하고 인재 양성조선해양공학계 양대 ‘노벨상’ 수상 백점기에게 해양∙재난 안전의 길을 묻다 / 차용범
[부산의 현대인물을 찾아서, 백점기 편①]에서 계속. 이 글은 인터뷰 시점이 5년 전 2014년인 까닭에 일부 내용은 현 시점에서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타이타닉 침몰원인 구명... "전문인 사회봉사 역할 중요"

선박해양플랜트 안전설계 분야의 원천기술과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는 백 교수. 그에게는 최근 다양한 연구제안이 들어온다. 대표적인 게 영화 <타이타닉>을 제작했던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타이타닉 사고에 대한 과학적 분석’ 요청이다. 1912년 발생한 여객선 타이타닉호 침몰 사고는 15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사상 최악의 해상 인명사고다. 이 사고의 원인을 규명해 달라는 거다.

“2010년 말쯤 미국 네이벌 아카데미의 한 교수로부터 연락이 왔다. ‘캐머런 감독이 타이타닉호 침몰 100주년(2012년)을 맞아 침몰 원인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하고 있다. 충돌 이후 배에 가해진 변형과 그 결과에 대한 분석을 백 교수가 도와 주었으면 한다’는 내용이다. 배가 부러지는 걸 정밀하고 효율적으로 계산해 내는 데는 전 세계적으로 내가 개발한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연구 결과, 타이타닉호는 빙하와 충돌 후 배에 물이 찼고 약 23도 정도 기울어졌을 때 두 동강이 났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영화에서처럼 90도가량 기울어지며 배가 부러진 건 아니었다. 캐머런 감독은 자신이 만든 영화의 비과학적 부분을 바로잡는 차원에서 디스커버리 채널을 통해 관련 내용을 공개했다. 캐머런 감독 측은 방송에서 “연구자료를 토대로 영화를 다시 촬영해야 하지 않느냐”는 농담도 했다. 캐머런 감독은 과학자 이상의 호기심을 가진 감독이라는 사실에 놀랐다.”

인터뷰 중인 백점기 교수(사진: 차용범 제공)

Q. 연구활동 외에도 세계 조선해양공학계에서 다양한 직책을 맡고 있다. 어떤 이유가 있나?

“대학교수의 역할과 임무는 연구(첨단기술 연구ㆍ개발)와 교육이 있을 것이다. 또 전문가로서의 사회봉사 역할도 대단히 중요하다. 봉사하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조선해양 분야의 기술전문가로서 사회에 재능기부하는 차원에서 가능한 한 시간을 할애하여 봉사한다. 그게 오늘의 나를 키워준 사회에의 보답방식이기도 하다.”

백 교수는 현재 사단법인 화재폭발안전포럼 이사장, 이탈리아선급 한국조선자문위원장, 일본선급 한국기술위원장, UNESCO 조선해양플랜트 기술 백과사전 편집장, 국제 선박해양플랜트 전문가 회의(ISSC) 상임이사, 국제저널 ‘선박과 해양 구조물(Ships and Offshore Structures)’ 편집장도 맡고 있다.

 

경남 하동에 해양플랜트연구원, 해양안전 기술개발∙인재양성 메카로

백 교수는 경남 하동에 건설 중인 해양플랜트종합시험연구원 총괄책임도 맡고 있다. 최근 오일, 천연가스, 희소광물 같은 심해저 자원 생산을 위한 해양플랜트 세계 시장 규모는 급속도로 커지는 추세. 2030년 해양플랜트 세계 시장 규모는 현재의 3배 이상인 900조 원으로 성장할 전망. 특히 설비 1기당 건조비가 수조 원을 호가하는 LNG-FPSO(Liquefied Natural Gas-Floating Production Storage Offloading, 조선해양 부유식 천연가스 생산저장 설비)의 건조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 정부는 지난 2014년 3월 한국을 먹여 살릴 6대 미래 선도산업에 해양플랜트 산업을 선정, 집중적인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Q. 하동 해양플랜트종합시험연구원, 어떤 곳인가?

"한국은 세계 1위 조선해양강국이다. 전 세계 해양플랜트 제품 제작의 60% 이상을 맡고 있다. 그러나 해양플랜트 전체 건조비용의 10~20%를 차지하는 설계 엔지니어링은 전적으로 선진외국에 의존하고 있다. 해양플랜트 사고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폭발∙화재 사고에 대한 위험도 기반 설계 엔지니어링 기술의 자립도가 극히 낮기 때문이다. 또 심해저 자원 개발을 극한 환경에서의 심해장비 개발 제조 기술이 매우 낮다.

이 연구원은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산업기술의 시험연구기반 구축사업이다. 해양플랜트 폭발∙화재 시험, 대규모 충돌 파괴시험과 심해저 장비에 관한 세계 최고 인증기관의 역할도 담당하게 된다. 특히 비교적 낡은 유럽, 미국의 시험설비에 비해 성능이 월등한 최신식 설비를 갖추게 된다."

해양플랜트 연구원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백점기 교수(사진: 차용범 제공).

유럽, 미국 같은 선진국은 해양플랜트 설계 엔지니어링 기술을 주도하고 관련 산업의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면서, 오래 전부터 대규모 해양플랜트 폭발∙화재 시험연구소, 심해저 장비 시험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영국의 보건안전청 산하 폭발화재 시험연구소, 노르웨이의 화재시험연구소, 독일선급 폭발화재 시험연구소, 미국의 베이커 엔지니어링연구소가 대표적 사례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아시아지역에는 대규모 해양플랜트 폭발∙화재 시험연구와 심해저 장비 시험을 수행할 설비가 전혀 없다. 해양플랜트와 관련 기자재를 제작할 때마다 선진외국의 폭발∙화재 시험연구소, 심해장비 시험연구소와 관련 설계 엔지니어링 기관에 용역을 발주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해양 플랜트 폭발∙화재 시험평가, 심해장비 시험 비용은 매 시험 당 수천만 원에서 수십억 원. 다양한 위험 환경조건에서 시험을 반복적으로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막대한 시험비용이 드는 것이다. 그 결과 많은 외화가 국외로 유출되고 있고, 무엇보다 관련 기술개발을 국제적으로 선도하기 어려워 선진외국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하동 해양플랜트종합시험연구원은 무엇보다 기존 외국 시험연구소에서 구축하지 못한 영하 163도의 극저온 환경에서의 폭발∙화재 사고도 시험할 설비를 갖추고 있다. 이 설비는 최근 발주가 증가하고 있는 LNG-FPSO의 설계 엔지니어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향후 초심해저 해양시스템의 초고압 극한환경 안전 성능시험 분석을 포함한 해양플랜트 종합 설계 엔지니어링 연구기관으로 발전하기 위한 비전 전략을 갖고 있다.

Q. 연구원은 우리나라 조선해양산업에 어떤 기여를 하고 있나?

“생각해 보라. 온 세계가 해양플랜트에 큰 관심을 쏟는 것은 결국 에너지 부족 때문 아닌가. 이 에너지난을 극복하기 위해 깊은 바다의 에너지를 채취, 활용하려 하는 것이다. 그 기술은 어렵고, 전문가는 많지 않고, 인력양성 역시 쉽지 않다. 하동 연구원에는 세계최고 수준의 시험설비가 들어섰다. 해양플랜트 분야의 세계최고 명문 영국 에버딘(Aberdeen)대학교(1495년 설립) 분교(대학원과정)도 들어선다. 이 대학원은 한국을 넘어, 아시아의 '센터'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하동 연구원, 결국 해양플랜트 분야 첨단기술을 개발하고 인재를 양성하는 연구∙개발 양면의 중추다. 인재양성? 양적 측면은 물론 질적 측면에서 '김연아급' 세계 초일류 인재를 양성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해양플랜트의 제작뿐 아니라 설계 엔지니어링에서도 세계를 선도할 수 있다. 당연히 세계1위 조선해양강국의 위상을 더욱 확고히 다져 나갈 수 있다."

[부산의 현대인물을 찾아서, 백점기 편③]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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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해양플랜트연구원#해양안전 기술#해양안전 인재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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