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동메달 서이라, 사흘째 악플에 시달려...네티즌 '팀플레이 부족' vs '개인전 최선 다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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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동메달 서이라, 사흘째 악플에 시달려...네티즌 '팀플레이 부족' vs '개인전 최선 다했을 뿐’
  • 취재기자 윤민영
  • 승인 2018.02.19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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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라와 임효준 모두 한국체대 출신인데도 '출신 대학간 파벌 싸움' 가짜뉴스 등장 / 윤민영 기자
결승전 경기를 앞두고 서이라 선수가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사진: KBS 올림픽 중계화면 캡처).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1000m 경기에서 동메달을 따낸 국가대표 서이라(27) 선수를 둘러싸고 네티즌 사이에 설전이 오가고 있다. 서이라는 지난 17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쇼트트랙 1000m 결승전에서 1분 31초 619의 기록으로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이 값진 동메달을 획득한 서이라를 비난하는 네티즌과 옹호하는 네티즌들이 입씨름을 벌이고 있다.

이날 남자 쇼트트랙 1000m 결승전에는 미국의 존 헨리 크루거, 캐나다의 사무엘 지라르, 네덜란드의 샤오린 산드로 류와 함께 우리나라의 서이라, 임효준까지 총 5명의 선수가 나섰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 선수가 2명으로 메달 획득의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마지막 한 바퀴를 남겨놓은 상황에서 샤오린이 서이라를 추월하려다 부딪혀 넘어졌다. 두 선수가 미끄러지자 임효준도 함께 미끄러졌다. 그 사이에 사무엘이 1분 24초 650, 크루거가 1분 24초 864로 결승점을 통과해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거머줬다. 미끄러 넘어진 서이라는 다시 일어나 완주하는 투혼을 발휘한 끝에 동메달을 차지했다.

하지만 경기가 종료된 뒤 네티즌들은 서이라에게 비난을 가했다. 서이라가 욕심을 부리는바람에 임효준의 레이스를 방해했다는 것. 그러자 서이라를 옹호하는 네티즌들이 개인전에 나선 선수로서 최선을 다한 것일 뿐 문제될 게 없다고 반박하면서 설전이 벌어졌다.

네티즌들의 설전은 “다시 일어나 끝내 달려 이뤄낸 결과”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축전에도 불구하고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서이라 관련 기사에는 악성 댓글이 항상 함께 붙어다닌다. 한 네티즌은 “결승전에서 서이라가 임효준 못나가게 길 막고 치고나가지도 않고 결승에 한국 선수가 2명이라는 이점을 살리지도 못하고 말아먹은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외에도 “팀킬(아군을 공격하는 행위)하고 획득한 메달”, “후배들 짓밟고 올라온 서이라는 축전 받을 자격 없다“는 등 서이라의 활약을 폄훼하는 댓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악성 댓글의 내용에 한 네티즌은 “애초에 단체전이 아니고 개인전인데 서이라는 임효준에게 메달 내어주고 손가락만 빨아야 하냐”고 반박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애초에 서이라가 길을 막은게 아니라 크루거가 자리를 잘 잡고 있어서 서이라도 치고나가지 못한 것”이라며 근본적인 문제를 꼽았다. 직장인 하용빛(26, 충남 천안시) 씨는 “결승전에 두 선수가 진출했지만 논란이 된 경기는 개인전”이라며 “개인전에서 같은 국적의 선수를 밀어주는 행위는 명백한 승부조작인데, 서이라 선수에게 악플을 다는 이들은 승부조작을 옹호하는 꼴”이라 지적했다.

결승전이 종료된지 하루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기사에는 네티즌들이 댓글로 설전을 벌이고 있다(사진: 네이버 캡처).

임효준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지금 팀 분위기는 너무 좋다”며 계주에서 금메달을 가져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면서 팀워크에 문제가 없음을 재확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의 화살은 동료들과 잘 지내며 경기에서 최선을 다한 서이라를 겨냥하고 있다.

심지어 과거 한국체대와 비한국체대 선수들간의 파벌 싸움이 존재한다는 근거없는 루머도 나왔다. 하지만 서이라와 임효준 모두 한국체대 선후배 사이로 이는 가짜뉴스에 불과하다. 대학생 권준만(26, 부산시 수영구) 씨는 “결승에 한국 선수가 2명 진출해서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그걸 갖고 말도 안 되는 가짜뉴스로 선동과 날조를 통해 서이라 선수를 비난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라며 악플러를 거세게 비판했다.

한편 해당 경기가 종료된 뒤 샤오린은 서이라와 임효준에게 사과했다. 일간스포츠에 따르면, 샤오린은 “한국 선수들을 넘어뜨려 매우 속상하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또 “치고 나가는데 집중하느라 누군가 내 앞에 있다는 사실도 깨닫지 못했다”며 “한국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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