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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위 무법자 오토바이, 보행자들 '아찔'..."사고 나면 운전자도 위험"자전거, 전동퀵보드와 전동휠도 이륜차로 분류돼 인도 주행 ‘불법’ / 윤민영 기자
한 오토바이가 보행자들이 통행하는 인도로 주행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윤민영).

직장인 조은별(28, 경기 시흥시) 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인도를 보행하던 중 오토바이와 접촉 사고가 날 뻔한 것. 그런데 오토바이 운전자는 오히려 조 씨에게 화를 냈다. 조 씨는 “오토바이가 인도로 다니는 것은 불법으로 알고 있는데 오히려 욕을 한 뒤 사라졌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오토바이는 도로교통법 상 이륜차로 분류돼 차의 일종이다. 때문에 보도와 차도가 구분된 도로에서는 차도로 주행해야 한다. 하지만 대낮 사거리나 큰 도로 등을 보면 오토바이들이 인도로 주행하는 것이 심심찮게 목격된다. 또 횡단보도를 지나가면서 보행자의 통행을 방해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륜차의 인도·횡단보도 주행은 도로교통법 제13조 제1항에 따라 범칙금 4만 원 및 10점의 벌점이 부과된다. 하지만 교통 단속에 한계가 있다 보니 이륜차의 인도 주행 및 신호 위반 등이 끊이지 않는다. 서울 노량진 지구대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범법 행위를 저지르고 도주하는 오토바이를 순찰차로 추적하다보면 시민들이 다칠 수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인도를 주행하는 오토바이를 단속하더라도 문제는 또 있다. 이륜차를 운행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배달업계 종사자기 때문이다. 대전중부경찰서 남대전지구대 정은영 순경은 언론 기고를 통해 단속에 적발된 이륜차 운행자들이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데 너무한 것 아니냐”, “배달 시간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등 하소연을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륜차의 인도 주행은 도로교통법 상 명백한 범법 행위라는 점이다.

대학생 한정우(23, 충남 천안시) 씨는 “빨리 배달하려는 배달업체의 사정을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법을 어겨가며 보행자를 불안하게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민 김광숙(59) 씨도 “운전을 하다보면 인도에서 횡단보도로 갑자기 등장하는 오토바이 때문에 사고날 뻔한 적이 있다”며 “인도를 주행하는 오토바이들은 보행자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할 뿐만 아니라 다른 운전자들까지도 위협한다”고 밝혔다.

횡단보도 주행 오토바이와 신호위반 오토바이끼리 난 사고의 과실율을 묻는 네이버 지식In 질문에 손해사정사가 남긴 답변이다. 질문자는 횡단보도를 주행한 오토바이 운전자다(사진: 네이버 지식In 캡처).

오토바이가 인도·횡단보도를 주행할 경우 보행자 뿐 아니라 오토바이 운전자의 안전도 책임질 수 없다. 횡단보도로 주행하는 오토바이와 신호 위반을 한 오토바이끼리 난 사고의 과실을 묻는 네이버 지식In 질문에 횡단보도 주행 오토바이의 과실이 더 높아 가해자가 된다는 전문가 견해가 나왔다. 효암손해사정사무소 김연태 손해사정사는 답변을 통해 이륜차의 경우 이륜차에 타고 횡단보도를 통행한 것과, 도로를 무단 횡단한 것이 신호를 위반한 것보다 중대하기 때문에 과실 비율은 약 6:4가 나올 것이라 전망했다.

이처럼 이륜차가 인도 주행을 할 경우 교통사고가 나더라도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다. 하지만 이륜차 운전자들의 안전불감증이 가장 큰 문제다. 오토바이 관련 커뮤니티 ‘라이더스’에는 한 회원이 경찰의 이륜차 인도 주행 집중 단속에 대해 “이륜차 운전자로서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며 “소수의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집중 단속이라니, 이런 세금 정말로 아깝다”는 글을 게시했다. 이 게시글의 댓글에는 “세수 부족한가봐요”라는 내용이 있어 이륜차 운전자들의 안전불감증을 엿볼 수 있다.

라이더스의 해당 게시글을 조은별 씨에게 보여주자 조 씨는 분개했다. 조 씨는 “애초에 인도는 말 그대로 사람 인자를 써서 사람만 다닐 수 있는 곳”이라며 “인도를 주행하는 오토바이 운전자들의 수준이 이 정도면 말 다 한 것 아니냐”고 소리를 높였다. 오토바이를 운전한 지 5년 됐다는 황광민(광주시 북구) 씨는 “오토바이가 인도로 다니는 것 자체가 보행자에게 위협이기 때문에 내가 안전하게 운행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라며 “인재를 부를 수 있는 소소한 것부터 지키는 것이 누군가의 불행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몇몇 무개념 라이더 때문에 각종 안전수칙을 준수하는 라이더들까지 피해보고 있다”고 일부 몰상식한 이륜차 운전자들에게 안전수칙 준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륜차로 인한 보행자들의 불만이 계속되자 경찰이 나섰다. 경찰은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안전공단과 연계해 ‘교통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교통신문에 따르면, 부산경찰청은 이륜차의 보도 주행 단속을 강화하고 배달업체 오토바이 운전자의 안전교육과 단속을 병행할 예정이다.

도로교통법 상 이륜차로 분류되는 전동휠 운전자가 전동휠을 타고 보도를 주행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윤민영).

한편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이륜차는 오토바이 외에도 여럿 존재한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자전거도 이륜차다. 또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전동퀵보드와 전동휠 역시 이륜차에 해당된다. 이에 따라 인도는 물론 횡단보도 주행이 금지된다. 특히 전동퀵보드와 전동휠은 도로교통법 상 스쿠터와 똑같은 취급을 받기 때문에 자전거 전용도로 이용도 불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전동휠이 포함된 ‘원동기장치자전거’기 때문에 운전면허가 필수다. 만약 운전면허 없이 전동퀵보드, 전동휠 등을 운행할 경우 무면허 운전으로 처벌받게 된다.

취재기자 윤민영  reporter1@civic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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