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영원히 떠날 날이 가까워지면서, 나는 요즘 지난 수년 간 내가 부산에 머무는 동안 일어났던 많은 일들을 하나하나 회상하고 있다. 그 기간 동안, 나의 경력, 친구, 인간관계, 취미, 심지어 내 가치관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뒤돌아보면, 이방인으로서 부산과 한국의 이곳저곳을 여행하고 생활하면서 지낸 지난 6년은 정말 경이로운 시간이었다. 이 아름다운 경험들이 영원히 지속될 수 없게 됐다. 내가 다시 캐나다로 돌아가서 인생의 새로운 챕터를 시작할 시점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나는 다음 달 안으로 그동안 정들었던 많은 사람들에게 작별인사를 해야 한다. 그리고 오늘 이 글에서 그동안 내가 간직한 모든 경험들을 되새겨 보려고 한다. 지금 이 순간, 부산은 내가 얻고자 하는 모든 것을 제공해준 도시, 내게 너무나도 너그럽고 관대한 도시였음을 나는 깨닫고 있다.
대학이나 기타 학교와 학원 등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외국인 영어 강사들은 대개 1년이나 2년 정도 일하다가 한국을 뜬다. 해외에서 체류하는 생활은 언제나 누구에게나 일시적이며 영원하지 않다. 나 역시도 부산에 처음 도착했을 때 한 1년 정도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나 매년 나는 점점 더 행복해졌고. 떠나기는 점점 더 어려워졌다. 내 행복의 중심에는 대학 교수라는 직업적 긍지가 있었으며, 나는 최고의 친구들, 제자들, 그리고 동료 교수들로 항상 둘러싸여 있었다. 내가 가장 그리워할 사람들은 바로 이들이다. 이들은 내가 소중히 간직할 추억을 만들어준 바로 그 장본인들이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 동안, 한국을 떠나는 같은 외국인 친구들에게 내가 작별 인사를 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다. 이번에는 역할이 바뀌어서, 내가 떠나면서 남아 있는 사람들로부터 굿바이 인사를 받을 처지가 됐다.
어젯밤, 광안리 해변을 혼자 거닐면서 광안대교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외국인으로 부산에서 생활한 지난날을 곱씹어봤다. 내가 처음 부산에 도착한 2011년, 부산의 외국인 커뮤니티는 항상 북적북적했고 활발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간, 외국인 모임에 참여하는 외국인 숫자도 줄어들었고, 취업 기회도 과거에 비해 위축됐다. 사설 학원에서 영어를 매우는 학생들이 늘어나자, 학교 등 안정적인 공공기관에서 영어 교사를 찾는 일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그 이후, 취업 상황은 더 악화됐고, 외국인 교사 입장에서 한국의 영어 교육 황금기는 거의 종말로 치닫고 있다. 영자지 코리아 타임즈는 다음 학기에 수천 명의 공교육기관의 외국인 강사들이 해고될 거라고 최근 보도했다(https://goo.gl/iitU5s). 이런 상황 아래, 많은 외국인 영어 교사들은 더 이상 한국의 영어 강사의 미래 취업 시장이 밝지 않고, 따라서 영어 강사의 직업적 안정성도 보장받기 어려울 거라고 예측하고 있다.
외국인 영어 강사의 고용을 삭감하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부산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이 여전히 많다는 것은 부산이 그만큼 살기 좋은 곳임을 증명한다. 지척인 산과 바다, 살아있는 밤의 열기, 싼 방세, 그리고 적당한 생활비 때문에, 부산에 남아 있을 나의 외국인 친구들은 여전히 행복하다. SNS를 통해서 부산의 외국인들끼리 모이는 커뮤니티는 많은 단체 활동 기회를 제공한다. 여기에는 등산 모임, 요트 클럽, 요가 모임, 호신술 배우는 모임, 심지어 컴퓨터 프로그래밍 배우는 모임도 있다. 이들 모임을 통해서 외국인들은 서로 친목을 다지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도 한다. 매주 주말이면, 부산의 외국인 친구들과 나는 이들 소모임 중 하나를 골라 참여하고 즐긴다. 부산에 있는 내 외국인 친구들은 부산에서 할 게 없어서 지루하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
도시로서의 부산은 언제나 변해서 나를 놀라게 했다. 음식점과 상점들은 생겼다가 순식간에 문을 닫고 사라졌다. 무한 경쟁 속에서 최고의 업소만 수개월 이상을 버티고 살아남았다. 젊은이들이 먹고 마시는 핫한 거리는 해마다 지역을 넓히고 있다. 부산은 이런 식으로 도시의 공식 슬로건인 “다이내믹 부산”처럼 빠른 속도로 활기차게 진화하고 있다. 부산은 부산에 삶을 걸치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부산의 빌딩, 도로, 환경은 항상 새롭고 몇 달 만에 다른 모습으로 확 바꾼다. 그래서 부산은 언제나 살아 있고, 활기차며, 독특한 멋이 있다.
자, 이제 나는 사랑스런 도시 부산에게 평화와 성공을 기원하며 작별인사를 해야 한다. 부산은 내 가슴 속에 언제나 사랑스런 추억이 넘치는 특별한 곳으로 기억될 것이다. 새로 올 외국인들, 아직 남아 있는 외국인들 모두에게, 나는 부산이 나를 만족시킨 것 이상의 즐거움과 성공을 그들에게 가져다주기를 바란다.
*편집자주: 위 칼럼은 다음의 원문을 번역한 것임
Goodbye Busan
As my time in Korea comes to a close, I have been thinking a lot about everything that has happened in these past few years. There have been many changes with my career, friendships, relationships, hobbies, and even with my priorities. Looking back, I realize it has truly been an amazing 6 years of living as an expat and travelling abroad. As with all wonderful things, they cannot last forever and so it is finally time to return to Canada to start a new chapter of my life. I will be saying goodbyes to many people over this next month but I will also have time to reflect on my experiences here. What I’ve come to realize is that Busan has been very generous to me, providing everything I needed to thrive.
Most English teachers and visiting university professors usually work in Korea for a year or two. It’s part of the transitory nature of living abroad – it is not permanent. And that’s exactly what I thought when I arrived, expecting to be here for only one year. But each year got better and better and it became harder and harder to leave. The center of my joy has been my job as a university lecturer and I am lucky to be surrounded by wonderful friends, students, and colleagues. It is these people I will miss the most, as they have helped create many cherished memories. Over these last few years, saying goodbye to my friends who are leaving Korea has been the most difficult part. This time, the roles are reversed and it will be me who will be saying goodbye.
Walking along Gwangan Beach last night, looking at the Diamond Bridge, I pondered about expat life in Busan. When I arrived in 2011, the expat community was thriving and robust. Over the years however, both the number of expats and the job opportunities have declined to a fraction of what they once were. It is no secret that public teaching jobs are dwindling while there is an increasing reliance on private education. Since then, the trend has continued and it is even clearer that the ‘golden era’ of English teaching in Korea has ended. The Korea Times recently highlighted the current situation when it reported that that thousands more public English teaching jobs are to be cut next month (https://goo.gl/iitU5s). This leaves many expat teachers here feeling uneasy regarding job security and the future of English education in Korea.
Despite these employment cutbacks, for those expats who still live here, Busan proves to be a great place to live. With accessible beaches and mountains, a lively nightlife, low apartment rent, and a reasonable cost of living, my friends who remain here are very happy. On social media, there are many opportunities for expats to get involved in the community. There are hiking and sailing clubs, yoga and martial arts gyms, and even computer programming get-togethers. These activities are what brings the expat community together, forming new friendships and strengthening old ones. On weekends, my friends and I usually find ourselves participating in any one any of these activities and hobbies. I never hear anyone saying they are bored because there is no shortage of things to do.
Busan as a city continues to surprise me and always seems to be in a state of constant change. Restaurants and shops pop up and close down in the blink of an eye, with only the best surviving longer than a few months. Likewise, popular areas for eating and drinking shift from neighborhood to neighborhood, year to year. In this way, Busan lives up to its slogan of “Dynamic Busan” as it further evolves at a fast pace. For those people living here, it offers continually new experiences. Even neighborhoods I know well are transformed and much different today compared to what they looked like months before. This is what makes Busan unique, in that the city always feels alive and exciting.
For now, I say goodbye to this lovely city, with a feeling of peace and accomplishment. But I know Busan will always hold a special place in my heart, brimming with fond memories. To the new expats arrive and the old expats that stay, I hope the city will continue to bring them the same joy and success that it has brought unto 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