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함께 뛰놀며 영화인 꿈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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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함께 뛰놀며 영화인 꿈 키웠다
  • 취재기자 권경숙
  • 승인 2013.08.0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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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부산 국제 어린이 영화제, 감동과 재미의 동심 한마당

어린이들에게 영화에 대한 꿈을 북돋우고 미래 영화인을 키우자는 취지로 7월 24일부터 28일까지 제8회 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가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과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열렸다.

'친구가 되고 싶어!(Play with me?)‘라는 주제로 개최된 올해 영화제에서는 영국의 유명 동화 작가 줄리아 도널드슨(Julia Donaldson)의 그림책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마법 빗자루(Room on the Broom)>를 비롯해 총 17개국 70여 편의 영화가 초청 및 상영됐다.

25일 오후 1시, 영화의 전당 두레라움 야외 광장에는 뜨거운 날씨에도 더위를 잊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왜냐하면, 영화 감상이 주를 이루는 어른 영화제와는 달리 어린이 영화제는 어린이들이 재미있게 영화와 관련된 체험을 하도록 마련된 부대 행사가 많기 때문이다. 영화의 전당 시네마운틴 지하 리허설 룸에서는 엄마와 유아들이 영화 속 인상적인 장면을 다양한 도구를 가지고 몸을 움직여 직접 재현해보는 '필름앤펀(Film&Fun)' 활동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 영화의 전당 지하 리허설 룸에서 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 부대행사 ‘필름앤펀(Film&Fun)’에 엄마와 아이가 함께 놀이를 하고 있다(사진: 권경숙 취재기자).

강사 윤충현(44) 씨는 시각장애인 아버지를 모시고 살아가는 한 어린이 이야기를 다룬 김정인 감독의 단편영화 <청이>를 아이들에게 보게 한 후, 영화 속 인상적인 장면을 아이들이 부모들과 같이 재현해보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윤 씨가 “자, 이제부터 엄마가 아기 새가 되고 여러분이 엄마 새가 되는 거예요. 선생님이 ‘시작!’ 하면, 달려가서 아기 새에게 줄 벌레를 잡아오세요!”라고 말하자, 아이들이 신이 나서 뛰어다녔다. 윤 씨는 “(영화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고 놀이를 통해 아이들의 감성을 건드려 주는 것이 이 활동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필름앤펀(Film&Fun)' 행사는 ‘어른’ 영화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어린이 영화제만의 부대 행사로 꼬마 참가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딸과 함께 이 부대 행사에 참가한 부산 사상구 엄궁동 최아란(37) 씨는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만 가능했던 영화 매체를 아이와 함께 온몸으로 느끼고 즐길 수 있어 신선했다”고 말했다.

또, 캐나다에서 온 유치원 교사 신디 라비(Cindy Labbe, 30) 씨는 “이런 활동을 한국에 와서 처음 해본다”며 “영화제라고 해서 단순히 영화만 보는 것이 아니라 영화 장면을 다시 체험하게 해 줘서 인상적”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영화의 전당 필름 시사실에서는 만화영화에 나래이션을 더빙하는 성우 체험 행사인 '나도 성우다!‘가 진행됐다. 이 부대 행사의 강사로 나선 성우 박성언 씨의 지도로 9명의 초등학생이 애니메이션 <마법 빗자루>에 자신의 목소리를 직접 더빙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긴장했는지 실수를 연발했지만, 사뭇 진지한 태도로 끝까지 연기했다.

▲ 영화의 전당 필름시사실에서 '나도 성우다!' 행사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더빙하고 있다(사진: 권경숙 취재기자).

주인공인 마녀 역할을 맡은 사상구 구학초등학교 김윤아(10) 양은 “스크린 속 마녀의 동작과 목소리를 맞추는 일이 힘들었다”며 “성우 일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성우가 되는 것이 꿈이라는 대구 대산초등학교 정은채(12) 양도 “이런 기회가 흔치 않다”며 “늘 하고 싶다고 생각만 해왔는데, 직접 더빙 체험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는 초등학생들이 직접 내용을 구성하고 디지털카메라로 촬영, 편집하는 영화 제작 과정 체험 활동인 '시네마 스포츠' 행사가 열렸다. 올해는 참가자들에게 ‘빨간색 마커 펜’과 ‘비눗방울’이라는 두 가지 소재를 활용해 2분짜리 영상을 만드는 과제가 주어졌다.

서포터들의 도움을 받으며 몇 시간의 기획 회의, 촬영, 편집이 끝나자, 시청자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는 완성된 작품들을 상영하는 작은 시사회가 열렸다. 이곳을 찾은 김상화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학생들이 만든 결과물에 박수를 보내며 참가한 어린이 한 명 한 명에게 수료증을 주었다.

이 외에도 어두운 상영관을 무서워하는 유아들을 위해 엄마와 함께 텐트에서 영화를 볼 수 있게 한 '텐트 극장'과 영화제 포스터 공모전에 출품된 작품을 전시한 '포스터 공모전 전시회' 등 어린이 영화인을 배려한 다양한 부대 행사가 이어져 늦은 밤까지 영화제 현장은 엄마 손을 잡은 꼬마 영화마니아들로 붐볐다.

사단법인 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조직위원회 관계자는 “다른 영화제와 달리, 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에서는 어린이들이 제작한 영화를 경쟁 부문에 초청, 시상하고 있으며, 장래 영화인을 꿈꾸는 어린이들이 영화와 관계된 일을 체험해 볼 수 있는 뜻 깊은 부대 행사에 심혈을 기우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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