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의 꽃 ‘겨울 캠핑’...“벌레 없는 캠핑 매력 있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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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의 꽃 ‘겨울 캠핑’...“벌레 없는 캠핑 매력 있지 않나요?”
  • 취재기자 김아란
  • 승인 2023.12.1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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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실형 텐트, 전기장판, 침낭, 전기 난로 등...보온을 위해 다양한 장비 필요
주의해야 할 점은 일산화탄소 중독, 문체부는 ‘겨울철 캠핑 5대 수칙’ 발표

올해 부산에 아주 오랜만에 눈이 내렸다. 벌써 춥고 건조한 겨울이 다가온 것이다. 하지만 추위를 즐기는 ‘겨울 캠핑족’들에게는 오히려 반가운 소식이다. 본래 캠핑은 봄, 여름, 가을을 위한 취미였으나 숙련된 캠핑족들에게 겨울은 눈을 보며 불을 쬘 수 있는 매력적인 계절로 꼽힌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보다 국내여행의 수요가 증가하며 성장한 캠핑시장은 지금도 여전히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캠핑 시장 규모는 약 6조3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2020년 5조 8000억 원에 비해 8.2% 증가한 수치이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가 공개한 2022년 9월 말 기준 전국 야영장 수 또한 3205개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비대면 시대의 일시적인 취미가 아닌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것이다. 특히나 ‘차박족(차에서 숙박하는 사람)’과 같이 젊은 세대의 캠핑문화가 새롭게 떠오르며 최근에는 캠핑 초보자들에게도 겨울 캠핑의 낭만이 알려지고 있다.

겨울 캠핑은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먼저 텐트는 다양한 보온 도구를 둘 공간을 만들기 위해 실내 공간을 넓혀 주는 ‘전실형 텐트’를 주로 이용한다. 전실형 텐트는 주로 잠을 자는 공간인 이너텐트와 천막으로만 이루어져 음식 조리, 외부 활동 등이 가능한 쉘터 공간으로 구분된다. 그러나 이너텐트의 바닥재만으로는 겨울의 찬 기운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텐트 위에 은박매트, 발포매트, 에어매트를 깔아주는 것이 좋다.

또한 화재 위험이 없는 캠핑용 전기장판과 보온 침낭, 난로 등을 갖추면 훨씬 따뜻한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이때 캠핑장마다 정해진 전기 사용량이 있기 때문에 전기난로 외에 가스난로도 추가로 챙겨가야 한다. 재작년 처음으로 겨울 캠핑에 입문한 강지태(23, 부산시 사하구) 씨는 친구들과 캠핑을 갔다 전기가 끊겨 고생한 적 있다. 강 씨는 “겨울캠핑이 처음이라 그런 게 있는 줄도 몰랐다. 친구들끼리 끌어안고 잤다”고 말했다.

복잡한 준비 없이도 캠핑을 즐길 수 있는 글램핑이란 선택지도 있다. 전국 곳곳에 존재하는 글램핑장은 대형 텐트, 카라반 등이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초보 캠핑족들이나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계절 구분 없이 자주 찾는 장소다. 반대로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곳을 원한다면 국립자연휴양림을 이용해 봐도 좋다.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숲나들e 사이트 (https://www.foresttrip.go.kr/main.do)에 들어가면 예약과 결제를 진행할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정착한 캠핑 문화가 겨울 캠핑의 유행으로 이어지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코로나19 이후 정착한 캠핑 문화가 겨울 캠핑의 유행으로 이어지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20대 때부터 캠핑족이었던 김경철(57, 부산시 사하구) 씨는 직접 캠핑장을 운영했을 정도로 캠핑에 관심이 많다. 청도에서 운영했던 캠핑장은 태풍으로 큰 피해를 입은 후 사업을 접어야 했지만 현재도 혼자 캠핑을 다니곤 한다. 그는 “내가 5년 전에 캠핑장을 운영했을 때도 계곡 때문에 여름 캠핑족이 훨씬 많긴 했지만 겨울에 찾아오는 손님들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평소 캠핑을 즐기지 않았던 대학생 김지수(23, 부산시 동래구) 씨도 작년 겨울에 다녀온 캠핑이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어릴 때 가족들과 다니던 여름철 캠핑은 덥고 벌레도 많아 오히려 꺼리는 편이었으나, 교회 사람들과 다 함께 겨울 캠핑을 다녀온 이후 인식이 바뀌었다. 김 씨는 “눈 내리는 걸 보면서 군고구마를 까먹었던 게 자꾸 떠오른다. 역시 가장 좋은 점은 모기가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겨울 캠핑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일산화탄소 중독이다. 소방청이 지난해 발표한 일산화탄소 중독 통계에 따르면, 2019∼2021년 3년간 119에 신고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는 총 471건인데, 이 중 캠핑장이나 차박 캠핑을 하러 온 여행객의 차량, 텐트 안에서 발생한 중독 사고가 123건으로 전체의 26%를 차지했다.

이에 지난달 15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겨울철 캠핑 5대 수칙’을 발표했다. 우선 난로 등 화기 난방기기를 사용할 때 밀폐된 공간에서 사용하지 말고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전기는 600w 이하로 사용하고, 화구에 맞는 조리기구를 사용해야 하며 화기 근처에 가스를 비치해서는 안 된다. 특히 취침 시에는 화기 난방기기는 불을 끄고 텐트밖에 두어야 한다. 문체부는 이와 같은 내용의 안내문을 37만부 제작해 전국 야영장에 배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대로 이용객들이 유의해야 할 점은 지정되지 않은 곳에서 캠핑과 차박은 금지되어 있다는 점이다. 캠핑족이 증가하며 무료 주차장에서 차박을 하거나, 명당을 독차지하기 위해 무단으로 텐트를 설치하는 일명 ‘알박기 텐트’ 등과 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 이에 따른 야간 고성방가, 음주소란, 쓰레기 문제 등으로 주민들과 일일 이용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이로 인해 해당 지역의 캠핑이 금지된 곳도 있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지속적인 캠핑문화를 위해서는 즐거움에 뒤따르는 책임과 타인에 대한 배려를 지켜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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