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추운데 웬 모기가?”...기후변화로 인해 12월 초까지 ‘겨울 모기’ 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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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추운데 웬 모기가?”...기후변화로 인해 12월 초까지 ‘겨울 모기’ 극성
  • 취재기자 이정민
  • 승인 2023.11.13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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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시작되는 입동(立冬·8일) 지났지만, 기후변화에 모기 활동 기간 길어져
평년보다 따뜻한 가을·겨울철 날씨와 올여름 강수량 많아.모기 개체 수 더 늘어
‘겨울 모기’ 마주하지 않으려면 외부와 이어지는 통로 막아야
올해 유난히 극성을 부리는 모기는 따뜻한 기온 영향에 활동 기간이 길어져 겨울에도 볼 수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올해 유난히 극성을 부리는 모기는 따뜻한 기온 영향에 활동 기간이 길어져 겨울에도 볼 수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패딩도 꺼내입고 겨울이 시작된다는 '입동(立冬·8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모기가 눈에 띈다. 기후변화로 인해 모기의 활동 기간이 길어져 올해는 ‘겨울 모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는 전망이다.

모기는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곤충이다. 최적 활동 온도는 25도지만, 섭씨 9도 이상에서 날고 13도만 넘어도 흡혈할 수 있다. 특히 기온이 많이 떨어지면 상대적으로 따뜻한 실내에 머무는데 이 때문에 사람과의 접촉은 더욱 늘어난다.

이렇게 모기가 기승을 부리게 된 건 지구온난화로 가을·겨울철도 따뜻해지면서 모기가 활동하기 좋은 환경이 된 이유가 가장 크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일 부산·울산·경남의 일 최저기온은 7~18도로 평년보다 2~11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거제는 18도, 부산은 17.5도로 역대 가장 더운 11월 일 최저기온을 갱신했다. 이에 기상청은 1개월 날씨 전망을 발표해 11월 중순부터 12월 초까지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은 확률이 50%라고 밝혔다.

또한 모기 개체 수가 늘어난 측면에는 올여름 강수량도 포함된다. 기상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여름 장마철 전국 강수량은 660.2mm로 관측이래 세 번째로 많았다. 남부지방의 경우에는 712.3mm의 비가 내리면서 역대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해 여름철 강수량과 습도가 모기의 활동 기간을 늘린 것이다.

즉, 이러한 환경문제는 모기의 번식에 도움이 됐고 활동 기간을 늘렸다. 최근 큰 이슈인 빈대 문제에 이어 ‘겨울 모기’까지 나타나니 밤잠 설치는 시민들도 적지 않다. 주부 김모(50) 씨는 “날씨가 추워졌는데도 왜 아직도 모기가 보이는지 모르겠다”며 “여름에도 모기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는데 이젠 겨울인데 일하다가 모기에 물리니까 너무 화가 난다”고 전했다.

모기는 지상보다 바람이 약하고 온도와 습도가 높은 하수구나 아파트 지하실로 숨어든다. 한겨울에도 따뜻한 실내라면 언제든지 모기가 생존해 물릴 수 있다. 기후변화로 겨울에 모기를 만날 가능성이 커졌는데, 심지어 요즘 모기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살 수 있게 된 데다 살충제에도 저항이 생겨 쉽게 방역이 어렵다.

추운 겨울날, 집에서 ‘겨울 모기’를 마주하고 싶지 않다면 외부와 이어지는 통로를 막아야 한다. 모기는 기온이 떨어지면 따뜻한 실내로 들어오려는 습성이 있다. 창문 틈을 테이프나 휴지 등을 적절히 활용해 막고 하수구와 연결되는 배수구에는 트랩을 설치해주면 모기 퇴치에 도움이 된다.

한편, 추워서 원래는 모기가 살 수 없었던 히말라야 고산지대에서도 최근 모기가 발견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기 피해가 늘어난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꼽는다. 모기로 인해 세계 곳곳에서 말라리아·뎅기열 등 모기가 옮기는 전염병으로 피해를 보았다. 또한 동물 전염병 문제로 얼마 전 이슈였던 럼피스킨병도 모기가 옮기는 치명적 바이러스로 문제가 된 가운데 앞으로도 모기 피해는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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