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학생에서 32만 유튜버가 되기까지.. 유튜버 ‘모르는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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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학생에서 32만 유튜버가 되기까지.. 유튜버 ‘모르는지’의 이야기
  • 취재기자 김민우
  • 승인 2023.10.19 10:4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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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이자 ‘모르는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안은지 씨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온 뒤 달라진 그녀의 삶
항상 새로운 경험을 좋아해... 특히 해외여행은 자신을 발전시켜
대학생과 유튜버 병행하며 사는 삶... 힘들지만 얻는 행복이 커 감내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앞으로도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나의 목표

'끝없는 도전만이 자신을 성장시킨다'.

유튜버 은지 씨의 모토이다. 유튜브에서 여행과 일상 콘텐츠를 올리는 ‘모르는지’ 채널을 운영하는 안은지(23, 광주시 남구) 씨.

그녀는 고등학교 3학년 시절부터 유튜브를 즐겨봤다. 특히 여행 유튜버들을 좋아했다. “책은 좋아하지 않지만, 영상을 보는 것이 재밌어서 유튜브를 즐겨봤다”면서 당시 자신이 공부하는 모습이 대견해 자신도 용기 내서 유튜브에 올린게 독서실 브이로그 영상. 구독자가 한 명도 없었는데 단 하루 만에 3만 명의 사람이 그의 영상을 시청했다.

유튜버 ‘모르는지’가 3년 전 올린 러시아 횡단 열차 영상으로, 러시아 군인들과 같은 칸에서 생활하는 모습이 큰 인기를 끌었다(사진: 유튜브 제공).
유튜버 ‘모르는지’가 3년 전 올린 러시아 횡단 열차 영상. 러시아 군인들과 같은 칸에서 생활하는 모습이 큰 인기를 끌었다(사진: 유튜브 '모르는지' 캡처).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먼 여정을 달려온 뒤 그녀의 삶은

그녀는 수능이 끝나고 난 뒤 러시아로 무작정 여행을 떠났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하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이틀간 타며 열차에서 군인이나 러시아 가족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여러 추억들을 만들었다.

횡단 열차 안에서 은지 씨는 러시아 군인들과 서로 서툰 언어로 번역기를 열심히 돌려가며 대화하고, 자기 나라 간식과 음식 등을 공유하며 추억을 쌓았다. 또 자신들의 언어를 가르쳐주기도 했다. 그녀가 탑승한 열차에는 북한 사람들도 탑승했는데, 촬영할 때 북한 사람들이 그녀에게 관심을 가지는 등 쉽게 접할 수 없는 다양한 경험을 하고 왔다.

러시아에서 자신의 추억들을 기록하고 집에 돌아와 새벽에 업로드를 한 뒤 그녀는 잠이 들었다. 몇 시간 뒤, 아버지가 문을 벌컥 열더니 “야 너 대박 났다“고 말했다. 업로드한지 하루 만에 조회수가 100만 회가 된 것이다. 그녀는 당시를 회상하며 ”꿈을 꾸는 줄 알았다. 댓글을 새로고침 하면 10개씩 늘어났다“면서 ”새로고침을 하면 구독자가 몇백 명씩 늘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러시아 영상은 지금까지 1200만 회가 넘었고 당시 그 영상으로 10만 명의 구독자가 유입됐다. 은지 씨는 이후에도 꾸준히 다양한 영상을 올려 지금까지 유튜브에서 많은 구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영상 하나가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러시아 군인을 만나는 것이나 북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한국 사람으로서 쉽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한국인이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는 경우도 많지 않다. 횡단 열차 영상의 유튜브 댓글을 보면 러시아어로 된 댓글도 많다. 러시아 사람들도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서 한국인과의 만남이나 북한 사람을 보는 것이 쉬운 경험은 아니다. 이런 생소한 경험에 대한 사람들의 호기심은 은지 씨의 영상을 클릭하게 했다.

유행도 유행이지만, 시기에 맞춰서 사람들이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러시아 횡단 열차 영상을 올린 시기는 11월이다. 수능이 끝나 여행을 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은 시기이다. 또 독서실 브이로그를 찍은 것은 1월이다. 새해를 맞이해 공부를 많이 시작할 시기이다. 그녀는 “그 시기에 많은 사람이 하고 싶어 하는 일들을 실천으로 옮겼기에 사람들이 많이 봐준 게 아닐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외여행은 자신을 발전시켜

유튜버 안은지 씨가 몽골의 초원에서 자연을 즐기고 있다(사진: 안은지 씨 제공).
유튜버 '모르는지' 안은지 씨가 몽골의 초원에서 자연을 즐기고 있다(사진: 안은지 씨 제공).

그녀는 항상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해외여행을 무엇보다도 좋아한다. “다른 문화들을 접하는 게 새롭고 신선하면서 재밌다”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해외여행을 가서 추억을 만들어 보려고 하는 편”이라고 했다.

그녀의 여행계획은 살짝 독특하다. 숙소나 항공권은 예약하지만, 그 외의 계획은 따로 세우지 않는다. 그녀는 여행을 현지인처럼 살면서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감정들을 즐기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따라서 숙소를 잡을 때 최대한 시내에서 먼 곳을 잡는 것을 선호한다며 “현지인처럼 대중교통도 이용해보고 도시를 걸어 다니면서 그 동네의 경치나 분위기를 천천히 느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저기 유명한 곳과 유명한 맛집만 가는 여행도 좋지만, 그녀는 해외를 갈 때 인터넷에서 갈 곳을 찾아보기 보다는 숙소의 호스트에게 물어보거나 택시 기사들에게 물어보면서 정보를 많이 얻어간다고 말했다. 인터넷에 잘 나와 있지 않은 곳을 가다 보니 웨이팅을 할 일도 잘 없으며, 현지인들과 다양한 대화의 장도 생겨 오히려 더 많은 추억이 쌓인다고 말했다.

또 은지 씨는 혼자 여행하는 것을 선호한다. 타인과 가는 여행도 재미있지만 혼자 여행을 간다는 것은 계획부터 실제 여행까지 모든 것을 나 혼자 결정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그녀는 “혼자 여행하면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것도 좋다”라며 새로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려울지라도 한 번쯤 혼자 여행하는 것을 해보는 것을 추천했다.

“에버랜드에서 일하는 것은 모든 청년의 버킷리스트 아닐까요?“

은지 씨는 올해 초 에버랜드에서 일을 했다. 최근, 청년들에게 에버랜드 캐스트는 로망의 직업이다. 그녀는 올해 초에 휴학 후 6개월간 일을 하며 에버랜드에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

안은지 씨가 에버랜드에서 틱톡에 올릴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사진: 안은지 씨 제공).
안은지 씨가 에버랜드에서 틱톡에 올릴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사진: 안은지 씨 제공).

원래 에버랜드에서 그녀가 원하는 부서는 어트랙션 부서였다. 어트랙션 부서는 놀이기구의 탑승 방법을 재미있게 설명하고 안전을 관리하는 부서이다. 하지만 에버랜드는 원하는 직종을 직접 선택할 수는 없어 은지 씨는 마케팅팀에서 일을 했다. 그녀는 6개월간 근무하며 약 300개가 넘는 틱톡 영상을 제작하고, 한 영상을 4000만 명이 조회하는 등 그녀는 유튜버의 경험으로 에버랜드에서 다양한 실력을 뽐냈다. 그녀는 “동물도 찍고 캐스트들도 찍으면서 많은 추억들을 쌓았다”면서 “팬들도 많이 만났다. 놀이공원이라는 특별한 공간에서 만나서 자신을 더 좋아해 줬던 것 같다”고 말했다.

낮에는 대학생 ‘안은지’, 밤에는 유튜버 ‘모르는지’

안은지 씨가 경성대학교에서 열심히 과제를 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민우).
안은지 씨가 경성대학교에서 열심히 과제를 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민우).

그녀는 지금 경성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과에 재학 중이다. 은지 씨는 어릴 때부터 방송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았다. 효리네민박, 삼시세끼는 그가 가장 애정하는 프로그램이다. “유튜브를 하면서 영상 제작에 흥미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전공을 배우면서 유튜브 채널 퀄리티도 올리고 어릴 때부터 좋아하는 방송 프로그램들을 직접 제작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따라서 지금 대학생과 유튜버의 삶을 병행하고 있다. “유튜브를 취미로 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해요.” 그 말은 즉, 취미로 즐기기엔 너무 많은 시간이 할애되고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공부와 유튜브를 병행하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많이 부족하지만, 유튜브를 통해서 얻는 행복이 크기 때문에 그런 점들을 감수하며 즐겁게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과거 누가 자신의 손을 잡으며 “작년에 너무 힘들어서 방구석에만 있었는데 언니 영상을 보고 다시 힘낼 수 있게 됐다”면서 그의 눈을 피하지도 않고 진지하게 말해주는 게 너무 느껴져 당시 뿌듯함을 느꼈다고 한다. 그녀는 “이런 일들이 대학생과 유튜버의 힘든 삶을 이겨낼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며 “저를 봐주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남아있을 때까지 유튜브를 멈출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은지 씨는 지금 교환학생을 준비하고 있다. 해외여행을 좋아하는 그녀에게 교환학생은 절호의 기회다. 대학 생활과 자신이 좋아하는 여행을 병행하며 할 수 있는 삶에 기대를 하고 있다. 그녀는 지금 스페인으로 교환학생을 떠나기 위해 열심히 준비 중이다.

모든 편집은 나의 손길로.. 모든 영상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

안은지 씨가 유튜브 콘텐츠 업로드를 위해 편집을 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민우).
안은지 씨가 유튜브 콘텐츠 업로드를 위해 편집을 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민우).

‘모르는지’ 채널의 유튜브 콘텐츠는 전부 그녀의 손길로 만들어진다. 완벽주의자 성향인 그녀는 자기 일은 오롯이 자신이 해야 한다. 그녀는 “여행하거나 나의 삶을 찍는 다는 것은 그 상황과 감정을 이해하고 느낄 수 있는 것은 오롯이 나 뿐”이라며 “그 감정과 생각들을 전달하려면 내가 기획부터 촬영, 편집을 직접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콘텐츠 고민? 해본 적 없어요

많은 유튜버들은 어떤 콘텐츠를 올릴지 고민을 한다. 하지만 은지 씨는 그런 걱정을 하지 않는다. 그녀는 매일매일 새로운 일들이 일어나서 오히려 콘텐츠를 간추려야 한다.

‘모르는지’ 채널은 이제 무려 32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유튜브를 시작한 이후 은지 씨는 자신의 삶 자체를 구독자들과 공유했다. 기획은 하지 않는다. 촬영도 따로 계획하지 않는다. 일상에 카메라를 세워둔다. 그녀는 “내 모든 일상이 콘텐츠다. 이 영상에 유튜브에 올라갈지 안 올라갈진 모르지만 무작정 찍어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따라 편집할 때는 스트레스를 받는 편이다. 언제 찍었는지도 모르는 영상들이 카메라에 즐비해 편집하는데 평균적으로 20시간 정도 걸려 밤을 새운 적도 많다. 그녀는 콘텐츠가 자신의 일상이기 때문에 다양한 촬영 장비를 사용한다. 풍경이나 인서트와 고정된 상태에서 촬영할 때는 미러리스, 돌아다니면서 찍고 싶을 때는 액션 캠이나 고프로, 급진하게 재미있는 상황이 연출될 것 같을 때는 핸드폰도 사용하는 등 다양한 촬영 장비를 사용한다. 그로 인해 촬영 장비가 여러 개다 보니 색감이 다 달라 색 보정을 하는 데에도 많은 시간이 할애된다.

또 해외를 갈 때마다 항상 카메라를 들고 있다 보니 이목이 많이 집중돼 그녀에게 선뜻 말을 거는 사람들도 많다. 때문에 외국 친구들도 많이 사귈 수 있었다. 최근 러시아 횡단 열차 영상에서 만난 러시아 친구와 다시 부산에서 만남을 가지기도 했다. 그녀는 “카메라를 들고 만난 인연이 다 소중한 만남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나의 일상을 기록하며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는 일을 정말 신나는 일”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여행 유튜버, 돈만 바라보고 시작하면 안돼

취미로 시작한 유튜브지만, 꾸준히 하다 보니 수익이 발생해 덕분에 다양한 나라에 갈 기회가 생겼다. 은지 씨는 “큰돈은 아니지만 유튜브 수익 덕분에 몇 달에 한 번 해외를 갈 수 있는 경비가 마련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만약 자신과 같이 여행이나 일상을 콘텐츠로 유튜버를 할 생각이라면, 그저 돈을 벌 생각으로 유튜브를 시작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돈 생각으로 여행 유튜버를 시작하면 언젠간 한계점에 도달하게 되고 방향성을 잃게 될 것이다”라며 “일상으로 시작하면 자신의 일상이 콘텐츠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삶을 살아가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 손이 닫는 데까지 모든 일에 발 담가 보고 싶어

유튜브를 하면서 그녀가 느낀 것은 어느 회사에 취직을 하는 것 보다 프리랜서 같은 나를 발전 시키는 일을 하고 싶다는 욕망이 들었다. 아직 명확한 계획은 없다고 말했지만 “호주 워킹홀리데이나 미국에서 인턴 생활을 하는 등 외국에서 취업 생활을 하고 싶다”면서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발 닿는 곳까지 다양한 곳에서 살아가며 나를 발전시키는 게 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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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동희 2023-10-19 19:21:45
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