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팀 KCC 이지스 연고지 전주에서 부산 이전...전주팬 ‘섭섭’, 부산팬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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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팀 KCC 이지스 연고지 전주에서 부산 이전...전주팬 ‘섭섭’, 부산팬 ‘환영’
  • 취재기자 남태우
  • 승인 2023.10.02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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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30일, KBL 전주 KCC 이지스의 부산 연고지 이전 승인
전주팬 신동권 씨 “전주 떠나 섭섭하지만 계속 응원”
부산팬 윤기성 씨 “부산 이전 환영하고 좋은 성적 기대”
KCC 이지스 연고지 이전에 양 지역 농구팬들 반응 엇갈려

지난 8월 30일,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은 서울 강남구 KBL 이사회에서 전주 KCC 이지스의 부산 연고지 이전을 승인했다. KCC의 연고지 이전 소식은 단연 스포츠 팬들 사이에서 엄청난 화두로 떠올랐다. 특히 KT 소닉붐의 수원 연고지 이전으로 프로농구 연고 구단이 없었던 부산의 농구 팬들과 22년간 KCC 이지스를 응원해왔던 전주시의 농구 팬들의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대학생 신동권(24, 전북 김제시) 씨와 대학생 윤기성(22, 경남 양산시) 씨도 마찬가지다. KCC 이지스의 연고지 이전에 대한 상반된 생각을 두 사람을 통해 알아봤다.

현재 KCC 이지스와 전주시는 연고지 부산 이전에 대해 서로에게 책임 전가를 하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현재 KCC 이지스와 전주시는 연고지 부산 이전에 대해 서로에게 책임 전가를 하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전주 프로농구 팬 신동권 씨

신동권 씨는 “어렸을 때부터 농구를 하는 것을 좋아해 자연스럽게 연고 프로농구팀인 전주 KCC 이지스에 관심을 가지고 응원해 왔다”고 말했다. 그리고 “과거 친구들과 처음 전주에 KCC 경기를 보러 가서 당시 KCC 소속이자 대한민국 최장신 농구선수였던 하승진(39) 씨를 보며 신기해했던 기억이 있다”며 KCC를 추억했다.

부산 프로농구 팬 윤기성 씨

윤기성 씨는 “평소 구기 종목에 관심이 많고 프로 스포츠 경기를 챙겨보는 것을 좋아해 KBL도 종종 리그 경기를 챙겨보거나 시간이 없으면 인터넷 포털을 통해 경기 결과나 선수들의 성적이라도 찾아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동권 씨와는 달리 “2021년 KT 소닉붐이 연고지를 수원으로 옮기며 부산을 연고로 한 프로농구팀이 없었기에 특정 팀을 응원하기보다는 선수들을 위주로 매 경기 다른 팀의 경기를 보면서 응원했다”고 말했다.

KCC 이지스 연고지 이전에 대한 반응

역시 KCC 이지스가 전주시에서 부산시로 연고지를 이전하는 것에 대해서는 두 사람 모두 비슷하지만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일단 두 사람 모두 KCC 이지스의 연고지 이전 소식을 듣고 매우 놀랐다는 공통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신 씨는 “평소에 설마 했던 일이 실제로 일어나서 당황스럽고 좋아하는 팀이 다른 연고지로 간다는 게 너무 서운하고 섭섭하다”고 말했다. 반면에 윤 씨는 “시즌마다 상위권의 성적을 보여주며 강팀의 모습을 보여주던 KCC가 갑자기 연고지를 옮긴다는 것에 대한 의문이 듦과 동시에 평소에 좋아하던 선수가 많은 KCC가 부산으로 오게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앞으로 프로농구 응원에 대한 계획 및 타 종목과의 연관성

앞으로 두 사람의 프로농구 응원에 대한 계획으로 신 씨는 “아무래도 KCC가 너무 먼 연고로 이전해 앞으로 프로농구를 직접 관람하는 것은 힘들 것 같다”고 말했지만 “그래도 프로농구 정규시즌이 시작되면 KCC 경기에 저절로 눈이 가게 될 것 같아서 여전히 KCC를 응원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씨는 “당연히 연고지에 속한 팀을 응원하는 것을 좋아해서 이제 KCC를 응원할 것 같다”며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 같이 좋은 성적을 보여준다면 더욱 관심은 증가할 것 같다”고 말했다.

타 종목 프로리그도 즐겨보는 두 사람에게 KCC 연고 이전이 해당 연고 타 종목 프로팀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 같냐는 질문에 신 씨는 “KCC가 떠나는 것은 정말 아쉽지만, 전라북도(전주)에는 아직 프로축구팀 전북 현대가 남아있다는 것이 큰 위안이다”며 “이제는 전북에 프로리그가 전북 현대밖에 남지 않아 전북 현대에 대한 시민들의 의존도가 높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질문에 윤 씨는 “부산의 타 종목 프로팀에 영향이 아예 없지는 않겠지만 부산에는 야구라는 종목이 워낙 유명해 ‘롯데 자이언츠’를 넘진 못할 것 같다”며 “실제로 사직동에 축구, 야구, 농구 경기장이 모여있는데 야구를 관람하러 오는 팬들이 가장 많았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프로농구팀과 연고지 사이 갈등에 대한 생각과 KCC에 하고 싶은 말

언론에 따르면 KCC 연고지 이전의 가장 큰 이유는 전주시와의 갈등이다. KCC 최병길 단장은 “전주시와 홈구장 건설을 위한 과정에서 갈등이 생겨 부산으로 연고지를 이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는 KCC와 전주시의 책임 전가 보도 전쟁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갈등이 KBL에서 처음은 아니다. 현재 KCC를 연고로 하게 된 부산시도 불과 2년 전 KT 소닉붐과 구장에 관련된 갈등으로 KT가 수원시로 연고지를 이전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계속되는 프로농구팀과 연고지 사이에 갈등에 대해서 신 씨는 “사실 KCC도 몇 년 전부터 전주시와 구장에 대한 갈등이 꾸준히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전주시청이 KCC와 갈등을 잘 풀지 못한 것 같아 프로농구 팬으로서 굉장히 아쉽고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윤 씨는 “부산시는 농구뿐만 아니라 축구에서도 구장에 관한 문제가 있었다”며 “부산의 스포츠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KT 소닉붐 연고지 이전 사건과 더불어 이번 KCC와 부산시의 사이도 걱정이 있을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래도 새로운 팀이 부산으로 왔으니 이번에는 좋은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KCC 이지스에 대해 하고 싶은 말로는 신 씨는 “‘전주 KCC 이지스’라는 이름이 정말 잘 어울렸던 구단이 이제는 ‘부산 KCC 이지스’라는 조금은 어색한 이름을 달게 되었지만, 이왕이면 KCC 이지스가 부산에 가서 더 좋은 성적과 많은 인기를 누리며 승승장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 씨는 “KT 소닉붐 소속인 허훈 선수를 떠나보낼 때 아쉬운 마음이 있었는데 KCC 이지스를 통해 허웅 선수를 맞이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며 앞으로 부산에서 재밌는 경기와 좋은 성적을 내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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