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으로 키운 채소가 집으로 배송된다”… ‘사이버 농사’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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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으로 키운 채소가 집으로 배송된다”… ‘사이버 농사’ 인기
  • 취재기자 이정민
  • 승인 2023.09.1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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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테크 유행...사이버 농사 ‘팜(Farm) 게임’ 인기
‘올팜’으로 재배한 작물이 집으로 공짜로 배송돼
공구마켓 '공팜', 마켓컬리 '마켓컬리팜'도 운영 중
식재료 값 부담되는 시대에 모바일 앱으로 재미와 알뜰함까지
올웨이즈 '올팜'에서 작물을 재배하는 사이버 농사를 즐길 수 있다(사진: 올웨이즈 앱 캡처).
올웨이즈 '올팜'에서 작물을 재배하는 사이버 농사를 즐길 수 있다(사진: 올웨이즈 앱 캡처).

작년부터 시작된 고물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앱테크’가 인기를 얻고 있다. 앱테크는 ‘애플리케이션’과 ‘재테크’의 합성어로 사용자가 스마트폰으로 광고를 보거나 미션을 수행하는 등 특정 행동을 하면 그에 맞는 금전적 보상을 주는 플랫폼을 일컫는 말이다.

초기에는 걷기나 광고 시청, 앱 설치 같은 간단한 행동으로 돈을 버는 ‘리워드 앱’이 유행했다면, 지금은 게임이 아닌 것에 게임적인 요소를 활용하는 ‘게이미피케이션’이 주목받고 있다. 사용자의 앱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 플랫폼마다 제공하는 서비스·상품에 맞춰 특색있는 게임을 선보이고 있다. 그중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앱으로 작물을 재배해 실제 배송까지 받아볼 수 있는 ‘팜(Farm) 게임’이다.

커머스 플랫폼 올웨이즈의 ‘올팜’은 앱 사용자가 아보카도·쌀·라임·마늘·고구마 등 작물을 골라서 재배하면 실제 해당 작물을 배송받을 수 있는 작물 육성 콘텐츠 게임이다. 출석 체크, 친구 초대, 미니 게임, 상품 구경, 물주기 배틀 등으로 성장에 필요한 물과 비료를 얻을 수 있다. 올팜에서 작물을 수확하기까지 일반적으로 한 달에서 한 달 반 정도가 걸린다.

최근 중학생 이모(16) 양은 공짜로 라임을 배송받았다. ‘올팜’에서 작물을 재배하는 게임을 불과 일주일 만에 완료하자 실제로 라임이 배송된 것이다. 이 양은 “공짜로 재배한 작물을 준다길래 호기심으로 시작했다”며 “열심히 친구 초대하면서 키웠는데 실제로 라임을 받아보니 재밌어서 다른 작물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중학생 이모(16) 씨가 모바일 게임 ‘올팜’을 통해 고구마를 재배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이정민).
​중학생 이모(16) 양이 모바일 게임 ‘올팜’을 통해 고구마를 재배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이정민).

공짜로 작물을 나눠주는 플랫폼 입장에서는 손해인 것만은 아니다. 사용자의 앱 체류 시간이 늘어나면 이는 상품 구매와 커뮤니티 활성화로 이어진다. 실제로 커머스 플랫폼 올웨이즈는 2021년 출시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입자 수가 700만 명, 월간 활성 사용자 수 250만 명을 넘어섰다. 사용자에게 ‘올팜’으로 인한 인지도가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이다.

‘팜(Farm) 게임’은 올웨이즈의 ‘올팜’뿐만 아니라 공구마켓의 ‘공팜’, 마켓컬리의 ‘마이컬리팜’도 있다. 재미를 선사하며 앱 이용 시간이 늘어나고 사용자의 소비를 끌어내는 사이버 농사의 전략에 커머스업계는 비슷한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이처럼 농작물 키우기 게임이 인기를 끌게 된 것은 농산물 가격 급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여름 태풍과 폭염의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이 빠르게 상승해 식료품 물가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이에 식재료 값이 부담되는 소비자들이 자신의 시간을 투자해 모바일 앱으로 농산물을 키우고 재미와 알뜰함까지 챙기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지나친 마케팅은 ‘상술’로 이어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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