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칼부림 사건 공포... ‘살인 예고’ 이어지는 '살벌한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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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칼부림 사건 공포... ‘살인 예고’ 이어지는 '살벌한 사회'
  • 취재기자 손현아
  • 승인 2023.08.04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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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림역 칼부림 사건 이어 경기도 분당서도 발생 충격
인터넷 커뮤니티에 '살인 예고' 봇물... 정치권, 국가 나서야

명탐정 코난에 나오는 ‘괴도키드 예고장’은 언제 어디서 무엇을 가져갈지를 예고하는 쪽지다. 그런데 비슷한 맥락으로 ‘살인 예고장’이 무분별하게 각종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로 퍼지고 있다. 

'살인예고 리스트'까지 등장할 정도로 커뮤니티에 관련 글이 쏟아지고 있다(사진: 트위터 일부 캡처).
'살인예고 리스트'까지 등장할 정도로 커뮤니티에 관련 글이 쏟아지고 있다(사진: 트위터 일부 캡처).

지난달 21일 서울 신림역에서 무차별 칼부림이 일어난 데 이어 3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 서현역 일대에서 무차별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발생했다. 4일에는 대전 대덕구 한 고등학교에서 칼부림 사건이 일어났다.

실제 발생한 사건뿐만 아니라 살인 예고 글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서현역에서 남성 20명을 살인하겠다고 글이 올라왔고, 부산 서면역에서는 5일에 여성을 살인하겠다는 예고 글이 올라왔다. 이 외에도 커뮤니티에 오리역, 잠실역, 강남역, 한티역, 대치동, 논현동에서 무분별하게 살인 예고가 올라오고 있으며, 심지어는 대통령까지 살해하겠다는 협박 글이 올라왔다. 마치 ‘괴도키드 예고장’이 마구 뿌려지고 있는 모습이다. 

3일 서현역 일대에서 발생한 무차별 칼부림에 대해서 사람들은 “의인도 대단하지만 의인의 신상을 공개하기보다는 피의자 신상을 공개해야하지 않나”, “계속 이런 일이 반복되는데 다시는 발생하지 못하게 미국처럼 피의자들을 즉각 사살해야 한다. 우리나라 법이 너무 약하다”며 극심한 두려움을 나타냈다. 시민들은 또한 “신림역의 모방범죄 같다”며 호신용품을 구매해야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일부 시민들은 “호신용품이 과연 저렇게 무차별적으로 휘두르는 칼부림에 대처가 되겠냐”며 “정치권이 정쟁만 할 것이 아니라 발 벗고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인 예고장’ 글이 올라오자, 한 시민은 “칼부림하면 연예인 되는 거냐, 세상이 이상하게 돌아간다”고 분노를 표출했다. 전문가들은 "이제는 호신용품으로 끝날 게 아닌, 국가적으로 원인을 찾아 시민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며 "살인예고에서 나아가 실제로 실행계획을 세웠는지 여부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 다른 전문가는 "온라인상에서 남성혐오, 여성혐오로 팀을 나눠 대결하는 구도가 형성되는 것을 보면 모방범죄’보다는 ‘젠더갈등’이란 인상도 준다"고 지적했다. 

살인 예고 글을 올리면 대중에 공포심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협박죄로 처벌받을 수 있으며 실제로 범죄 실행 계획을 세운 것이 입증되면 살인 예비죄로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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