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를 냉동 보관하는 것이 살림 꿀팁이라고?... 냉동실 전체로 세균 퍼져 장염 식중독 위험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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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 쓰레기를 냉동 보관하는 것이 살림 꿀팁이라고?... 냉동실 전체로 세균 퍼져 장염 식중독 위험 커
  • 취재기자 강도은
  • 승인 2023.07.18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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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골칫거리 음식물 쓰레기... 밖에 두면 초파리와 악취로 처리 난감
음식물 쓰레기를 냉동 보관 시 세균 증식... 식중독과 장염에 걸릴 수 있어

 

냉동고에 음식물 쓰레기를 보관하면 식중독의 위험이 크다(사진: 취재기자 강도은).
냉동고에 음식물 쓰레기를 보관하면 식중독의 위험이 크다(사진: 취재기자 강도은).

자취생 이윤서(22, 부산시 서구) 씨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음식물 쓰레기 처리가 난감해 고민이 깊다. 평소 그녀는 집에서 음식을 자주 해먹지만, 1인 가구라 음식물 쓰레기의 양이 많지 않아 한 번에 모아서 버린다. 그러다 보니 버릴 때까지 음식물 쓰레기를 보관하기가 애매하다. 그녀는 “음식물 쓰레기를 주방 한쪽에 둔 적이 있는데, 어디선가 초파리가 계속 나타나더니 결국 쓰레기 주변에 알을 잔뜩 까서 고생을 했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이처럼 음식물 쓰레기를 실온에 두면 부패하면서 세균이 번식하고 심한 악취를 풍겨 벌레까지 꼬이게 된다.

결국 이윤서 씨가 선택한 방법은 음식물 쓰레기를 냉동고에 보관하는 것이다. 그녀는 “음식물 쓰레기를 냉동고에 보관하면 집 안에 악취도 풍기지 않고 초파리 걱정도 없어서 좋다. 또한 음식물이 얼어서 버릴 때도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방법은 이 씨처럼 음식물 쓰레기의 양이 많지 않은 자취생들이나 여름철 주부들 사이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방법이다. 

사람들은 음식물 쓰레기를 냉동고에 보관하면 세균 번식도 막고 냄새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세균을 증식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KBS1 시사·교양 프로그램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얼려서 보관하는 가정집 냉동실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음식물 쓰레기를 보관해온 냉동실 선반은 무려 기준치(200RLU)의 49배(9,838RLU)에 달하는 세균이 증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증식한 세균이 냉동실 전체로 퍼지면 식중독이나 장염에 걸릴 수 있어 위험하다.

음식물 쓰레기에는 세균 서식에 필요한 수분과 유기물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식중독의 원인균인 황색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등이 살고 있다. 그중에서도  차가운 환경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는 저온성 세균들이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식중독을 일으키는 리스테리아균은 영하 20도에서도 사멸하지 않는다. 리스테리아균은 유제품이나 야채, 고기류 등에서 발견되는데, 감염 시 발열, 설사, 복통 등의 식중독 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식중독균은 냉동실에서 1~2주 이상을 살 수 있으며, 바이러스는 수년간 생존할 수 있다.

냉동고의 온도는 서서히 낮아지기 때문에 어는 과정에서 얼마든지 세균이 증식할 수 있다. 또한 쓰레기봉투를 밀봉했다 하더라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 봉투에 묻은 세균이 냉동실 전체로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증식한 세균이 다른 식자재에 영향을 미치면 해당 식자재를 섭취할 때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세균들이 살고 있는 음식물 쓰레기를 냉동고에 보관하는 것은 잘못된 방법이다. 요즘 같은 여름철에는 음식물 쓰레기를 작은 봉투에 담아 가급적 바로바로 버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실온 보관 시 음식물의 물기를 최대한 제거하면 악취를 줄일 수 있다. 또한 봉투 바닥에 베이킹소다를 넣어주면 알칼리성인 베이킹소다가 산성화되는 것을 중화시켜 음식물의 부패와 악취를 줄여준다. 그 밖에도 부패와 악취, 세균 증식을 해결해주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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