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만우 칼럼] 기아자동차 로고 KN 2년 지났지만 KN자동차 검색량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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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만우 칼럼] 기아자동차 로고 KN 2년 지났지만 KN자동차 검색량 늘어
  • 칼럼니스트 권만우
  • 승인 2022.12.0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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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민방로고 KNN과 유사성 지적도
글로벌 브랜드 되려면 독창성과 창의성이 있어야

2021년 1월 기아자동차가 신규 로고를 발표한 이후 구글 검색엔진에서 매달 약 3만건씩 ‘KN car’로 검색되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다. 미국 IT전문 매체인 더버지(The Verge)에 따르면 북미등 해외 시장에서 판매가 늘고 있는 기아자동차를 본 소비자들이 기아의 신규로고 ‘KIA’를 ‘KN’으로 잘못 인식하고 해당 브랜드와 차량을 찾아보고 있다고 한다.

(사진: 2021년부터 사용되고 있는 기아의 새 로고)
2021년부터 사용되고 있는 기아의 새 로고

구글의 트랜드 데이터를 살펴보면 호주, 캐나다, 영국, 미국등의 영어권 국가에서 ‘What is KN’ ‘KN SUV’ ‘KN car 브랜드’ ‘KN 카니발’등의 검색 키워드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기아(KIA)를 KN으로 잘못 검색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바뀐 기아의 로고(CI)가 알파벳 아이(i) 부분이 명확하지 않아 KN으로 잘못 인식되는 오류를 낳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아는 2021년 사명과 로고를 바꾸면서 새로운 브랜드 철학을 반영하고 기존 자동차 산업에서의 만족과 함께 새로운 모빌리티 영역에 도전한다는 의미에서 미래지향적으로 로고를 바꾸었다고 설명했다.

2005년 당시 기아자동차는 현대자동차에 흡수된 후 기아차 최고경영자로 취임한 정의선 회장이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인 <피터 슈라이어>를 디자인 최고책임자로 임명하며 디자인 퍼스트(Design First) 경영을 선포한 바 있다. 이때부터 기아차는 세계적으로 자동차 디자인 분야에서 호평을 받은 다양한 히트작들을 내놓으며 ‘디자인 기아’의 명성을 높이기 시작했다. 새로운 로고는 이러한 디자인 중심의 경영을 본격화 하면서 더 큰 글로벌 브랜드로의 성장을 지향하면서 내놓은 작품이다. 그러나 2년이 흐른 지금 기아 브랜드는 결과적으로 아직도 정체성(아이덴티티)에 혼선을 빚고 있는 셈이다.

물론 대부분의 소비자는 기아(Kia) 자동차 브랜드를 알고 있으며 검색 엔진 상에서도 매월 180만건 이상이 기아로 검색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이긴 하나 여전히 소비자들이 기아와 KN을 전혀 다른 브랜드인 것처럼 오인하여 꾸준히 검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검색 및 인지 오류 논쟁은 처음이 아니다. 기아의 새 로고는 발표되자마자 부산경남지역의 민영방송국인 KNN(부산경남민방, 구 부산방송)의 로고와 너무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1995년 5월 14일에 부산방송(PSB)으로 개국하여 2006년 부산경남민방(KNN)으로 사명을 바꾼 KNN은 2006년 5월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아래 그림과 같은 로고를 사용하고 있다.

2006년 5월 14일부터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는 KNN의 로고
2006년 5월 14일부터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는 KNN의 로고

즉 KNN의 로고는 기아의 새 로고보다 15년 앞서 개발된 것이다. 부산 경남지역의 소비자들은 아직도 기아차 로고를 볼 때마다 KNN방송이 생각난다는 우스갯 소리를 하고 있다. KNN의 대주주인 넥센타이어는 하필 현대차와 기아차,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등에 타이어를 납품해야 하는 처지라 이러한 유사성에 대해 아무런 항의와 법적 소송을 할 수 없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KNN은 당시 회사 아이덴티티(CI)를 개발할 때 부산경남의 지역민방이 아니라 미국의 CNN처럼 한국의 새로운 네트워크(Korea New Network)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현재의 로고를 디자인했다고 한다. 디자인 관련 학과 교수들은 KNN의 로고에 대해 CNN의 로고 컨셉과 유사하긴 하지만 차별되는 디자인 요소를 갖고 있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KNN과 기아의 KN은 만약 법적 분쟁이 벌어진다면 법원이 어떤 판결을 할지 장담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요즘처럼 검색엔진들이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이미지 검색과 음악 검색, 심지어 동영상까지 유사한 사례들을 제시해 주는 시대에 글로벌 기업이 이렇게 표절 논쟁에 휘말려서는 곤란하다는 점이다. 삼성과 LG(옛 금성)가 이미 오래 전 과거의 로고에서 현재의 로고로 바꾸게 된 것도 이러한 유사성과 표절 시비 때문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나이키, 아디다스, 맥도날드, 애플등 글로벌 브랜드들이 만약 표절 시비에 휘말린다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 것인가? 독자들께서는 과연 KNN과 기아(KN) 로고를 보고 어떤 판단을 내릴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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