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작가의 삶에 직접 들어가 보세요”... 책과 이야기가 머무는 공간 '창비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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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작가의 삶에 직접 들어가 보세요”... 책과 이야기가 머무는 공간 '창비부산'
  • 취재기자 윤유정
  • 승인 2022.11.14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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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곳곳에 역사 묻어있는 근대유산 건축물 백제병원의 흔적을 그대로 살린 책방 공간
70, 80년대 '문지'와 함께 한국문학의 양대 거봉인 '창비' 역사와 시대 흐름 느낄 수 있어
책과 독자, 작가와 독자 이어주는 문화공간으로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 가능

책과 이야기가 함께 머무는 공간인 '창비부산'은 출판계 최초로 지역에서 독자를 만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창비부산은 건물 곳곳에서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낡은 벽돌 건물과 삐걱거리는 계단에 옛 시절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창비부산이 들어선 건물은 원래 1927년 일제강점기 때 지은 부산 최초의 개인병원, 옛 백제병원이다. 1972년 화재로 불탄 서까래도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보존했다. 이렇게 역사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기에 이용객들은 현대식 도서관보다 더 편안하게 책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를 느낀다. 인테리어 하나하나에 의미가 담겨있는 이곳이 바로 창비부산의 매력임을 각인시킨다.

벽돌 건물과 낡은 문. 옛 백제병원의 모습이 곳곳에 묻어나오는 창비부산의 입구이다(사진 : 취재기자 윤유정).
벽돌 건물과 낡은 문. 옛 백제병원의 모습이 곳곳에 묻어나오는 창비부산의 입구이다(사진 : 취재기자 윤유정).

창비부산은 책과 독자, 작가와 독자를 이어주는 문화공간이다. 연령대 상관없이 책을 사랑하는 모든 독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전시와 책을 자유롭게 볼 수 있다. 문화 프로그램에는 신청 후 참가할 수 있다. 또 대부분 책이 무료 열람이어서 개인의 취향에 맞게 선택해서 볼 수 있다.

창비부산을 찾은 시민들이 독서 모임 방에서 자유롭고 편안하게 책을 읽고 있다(사진 : 취재기자 윤유정).
창비부산을 찾은 시민들이 독서 모임 방에서 자유롭고 편안하게 책을 읽고 있다(사진 : 취재기자 윤유정).

창비부산은 작가의 방과 모임, 각종 강연을 진행하는 창작 홀, 비평 홀 그리고 계간지의 방으로 꾸며져 있다. 책과 이야기가 함께 머무르는 공간인 만큼 다양한 사람들과 모임을 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돼 있다. 독서 모임 방은 깔끔한 인테리어와 편안한 공간을 준다. 그래서 친구 또는 부모님, 지인들과 오로지 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준다. 회원 여부와 상관없이 사전 예약만 하면 좌석을 이용할 수 있다. 독서 모임 방에서는 자유롭게 혼자서 책을 읽는 시민이 있다. 또는 여럿이 모여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작가의 방이라는 곳에서 당시 작가가 직접 쓴 작품들과 집필 도구를 볼 수 있다 (사진 : 취재기자 윤유정).
작가의 방. 당시 작가가 직접 쓴 작품들과 집필 도구를 볼 수 있다 (사진 : 취재기자 윤유정).

창비부산은 책을 사랑하는 독자들이 작가의 삶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는 것에 기대감을 주고 있다. 작가의 방은 작가의 작업실을 재현하고, 당시 작가의 작업물을 전시해 놓았다. 이 방을 통해 독자는 직접 작가와 이야기하는 느낌을 받는다. 작가들이 직접 쓴 그림과 원고, 그리고 직접 사용한 도구들은 작가와 독자 사이의 거리를 좁힌다. 그래서 창비부산을 이용하는 독자들은 매번 진행하는 이벤트와 새롭게 달라지는 작가의 방을 보고 매력을 느낀다.

제주도 서귀포시에 거주하는 백수빈(19) 씨는 “깔끔한 인테리어로 된 큰 현대식 도서관만 이용하다가 역사가 깊은 도서관을 직접 보니 신기했다”며 “오래된 역사의 흔적이 남아있는 것과 지금 현시대에 맞는 인테리어를 섞어놓으니 굉장히 조화롭다”고 말했다. 백 씨는 “책을 통해 개인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물론 독서 모임을 통해 책을 한층 더 깊이 있게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남 거제시에 거주하는 주부 문정희(49) 씨는 “평소 책을 좋아해 도서관을 자주 다니는데, 창비부산은 건물부터 옛날 모습이 많이 남아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며 “비상업적이고, 언제든지 무료 열람이 가능한 만큼 자주 찾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창비부산의 대표인 이교성 씨는 “문화공간을 자유롭게 누릴 수 있는 건 수도권에 몰려있어 조금 더 지방 사람들이 자유롭게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창비부산의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창비부산은 부산 동구 초량동에 있다. 매주 월요일과 명절 연휴에만 쉰다. 그 외에는 아침 10시부터 저녁 8시까지 원하는 시간대에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온라인 속에서 모든 것이 가능해진 시대지만 그래도 아직 옛것을 직접 보고 느끼는 것을 선호하는 것이 일반인의 마음이다. 코로나 19 이후 마음의 안전과 여유가 필요한 만큼 그러한 분위기와 공간을 마련해주는 창비부산은 관광지로서도 주목받고 있다. 매번 새로운 것을 느끼고 선사해주는 창비부산에 사람들의 관심과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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