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GO' 성지 떠오른 속초, 때 아닌 관광 특수에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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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GO' 성지 떠오른 속초, 때 아닌 관광 특수에 '후끈'
  • 취재기자 정혜리
  • 승인 2016.07.13 17:38
  •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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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닌텐도 캐릭터 담은 증강현실 게임 속초 등지에서만 실행돼 마니아들 속초행 러시
▲ 지도를 통해 포켓몬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있고 그곳에 가서 카메라를 켜면 증강현실 기술을 바탕으로 포켓몬이 나타난다(사진: 포켓몬GO 공식 홈페이지 캡쳐).

지난 7일 출시돼 전 세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증강현실 모바일 게임 ‘포켓몬GO’는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서비스되지 않고 있지만 강원도 속초에선 이 게임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국의 게임마니아들이 몰려들어 속초가 때 아닌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2일, 속초가 '포켓몬GO' 게임의 '성지'가 된 것은 지난 12일부터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속초 등지에선 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제보(?)가 올라오면서부터. 속초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속초에서는 게임을 할 수 있다”며 인터넷 커뮤니티에 게임 인증사진을 올렸다. 이에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이번 여름휴가는 속초,” “속초가 대한민국의 ‘태초마을(만화 포켓몬스터 속의 주인공이 살고 있는 마을)”이라는 댓글을 달며 환호했다.

일본 닌텐도 사의 캐릭터의 사용권한을 얻은 미국 게임업체 나이언틱이 배포한 '포켓몬GO'는 전통적인 몬스터 게임에 위치정보 기술과 증강현실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모바일 게임. 스마트 폰에 게임 앱을 다운받아 켜면 포켓몬의 위치가 나오고, 현실 속의 해당 장소를 찾아가 스마트폰 카메라로 비추면 그 장소에 가상으로 숨겨져 있는 포켓몬 3D 캐릭터가 등장한다. 물론 현실에는 없고, 게임 회사가 가상으로 특정 장소에만 설정해 놓은 것이며, 이게 어디 있는지 찾으려고 스마트폰 카메라를 들고 여기저기를 찾아 다니며 카메라로 비출 때만 포켓몬이 보인다. 이용자들이 캐릭터가 등장하는 장소를 찾아다니며 캐릭터를 잡아야 레벨이 올라가는 방식의 게임이다. 현실과 가상이 섞여 있기 때문에 그만큼 스릴과 흥미를 준다.

우리나라에서 ‘포켓몬 GO’를 이용할 수 없는 이유는 이 게임이 구글 지도의 위치정보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국내지도를 가공해 위치정보 등을 서비스하는데, 정부는 군 시설 등 국가 안보 시설에 대한 정보 유출 우려 때문에 구글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지도정보를 넘겨주지 않았던 것. 그러나 게임사가 세계의 위치정보를 마름모꼴 셀로 분할하는 과정에서 속초 고성 양양 등지를 북한 쪽에 포함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 이들 지역이 우리나라 영역에서 빠지게 돼 게임실행 가능지역이 됐다는 것이다. 북한이 게임 가능 지역으로 분류된 이유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 마름모꼴로 나뉜 구획. 북한에 포함되어 있는 강원도 속초 일대(사진: http://ingress-cells.appspot.com 캡쳐).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국의 게임마니아들이 속초로 달려가고 있다. 13일 오전 일부 매체가 "포켓몬GO 때문에 속초행 버스가 종일 매진됐다"고 보도했지만, 종일 매진까지는 아니라는 게 밝혀졌다. 하지만 '포켓몬GO'를 하기 위해 속초로 향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현재 속초 고속터미널을 비롯해 곳곳에서 홀로 또는 여럿이서 휴대폰 화면을 보며 걷는 외지인이 쉽게 보인다는 것.

방학을 맞아 집에서 쉬고 있던 대학생 최영준(24, 서울시 동대문구) 씨는 속초에서는 포켓몬 게임이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13일 속초로 향했다. “친구들과 차를 타고 함께 포켓몬을 잡으러 왔다”며 “집에서 켜면 아무 것도 없었는데 속초로 가니 진짜로 포켓몬이 나오더라”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최 씨는 “몬스터가 바글바글하다. 오자마자 꼬북이, 꼬마돌을 잡았다. 친구들과 맛있는 것도 먹고 희귀 포켓몬도 잡아서 주말에 돌아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 강원도 공식 트위터 계정이 '게임성지' 속초를 홍보하고 있다(사진: 트위터 캡쳐).

이처럼 직접 포켓몬을 잡으러 속초로 향하는 사람이 많아지자, 지자체에서도 이를 관광 특수 기회로 삼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속초시와 강원도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 공식계정을 통해 속초에서 포켓몬 게임이 된다는 것을 알리고 있다. 속초시 트위터 계정은 지역 곳곳의 와이파이 알림 지도를 올렸다. 강원도 트위터 계정은 “반도의 유일한 #포켓몬GO성지, 속초!! 자, 게임 하나로 지역경제가 들썩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이제 여러분께서 증명해주실 차례입니다”라고 홍보에 열을 올렸다.

해외에서도 음식점이 포켓몬 센터로 지정돼 대박이 나거나 희귀한 포켓몬이 가게에 있다는 것을 홍보하는 등 게임이 다양한 경제 효과를 내는 소식이 들리는 가운데 속초의 상인들도 발 빠르게 가게 홍보에 나섰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 사진에는 “포켓몬고 헌터분들~! #속초 #청초수물회 4층에서 시원한 물 한 잔! 하고 가세요”라는 글이 적혀 있다. 포켓몬을 하기 위해 속초로 온 관광객들을 유치하려는 것.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어차피 식당에 가서 밥 먹어야 되는데 센스 있는 글이 붙어 있으면 당연히 저런 곳에 가겠다”며 댓글을 달았다. 또 속초에 위치한 한 호텔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라마다 속초 포켓몬을 잡아라! 속초에 포켓몬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라마다 강원 속초 호텔에서 포켓몬을 잡으신 분들 중 3명을 추첨하여 호텔 숙박권을 드립니다~!”라며 즉흥 이벤트를 진행했다.

▲ 속초에 위치한 한 음식점이 포켓몬을 잡으러 온 사람들에게 가게를 홍보하고 있다(사진: 인터넷 커뮤니티).

이처럼 뜨거운 반응에 속초시장까지 나섰다. 이병선 시장은 허핑턴포스트와의 전화 통화에서 “속초에는 설악산, 속초해수욕장, 영랑호, 청초호가 있고, 속초 중앙시장에 가면 요새 뜨고 있는 붉은 대게, 닭강정, 냉면, 막국수, 물회에다 포켓몬도 잡을 수 있어 젊은 사람, 대한민국 국민이 원하는 모든 게 한 번에 해결된다. 지금까지의 게임은 앉아서 하는 거였지만 이제는 걸어 다니면서 하는 시대다. 속초시를 찾는 컬렉터들은 자연조건이 좋고 먹거리가 풍부한 속초시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즐기시기를 바라며 우리는 그분들의 안전에 최대한 역점을 두겠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이 게임을 다운 받으려면 아이폰은 해외 아이튠즈 계정을, 안드로이드폰은 설치파일(APK)을 사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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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풍당당원이 2016-07-17 23:51:51
요즘 정말 핫한 소식이었는데 세심하게 다뤄주어 잘 읽었습니다

dlgustmd500 2016-07-17 10:13:46
속초가 포켓몬덕에 관광지로 유명해지겟어요!!

솜사탕 2016-07-17 01:50:09
포켓몬고의 열기가 대단하더라고요, 여름휴가를 속초로 가겠다는 사람들도 봤구요ㅎㅎ
속초시가 관광산업으로 인한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을 듯 해요^^
증강현실을 도입한 몸을 움직이면서 하는 게임이라서 더 신선하고 눈길이 가네요~~

밍고 2016-07-16 22:16:35
소식이 전해진지 얼마되지 않은거 같은데 열기가 정말 뜨거운거 같아요;
유행같을순 있겄지만 관심이 가더라구요;;

호이호이호이 2016-07-16 01:02:49
포켓몬고 게임때문에 속초가 들썩이다는 소식 때문데 저도 포켓몬고 게임이 궁금하네요 하지만 게임에 너무 열중한 나머지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수 있다는 소식도 빈번히 들려 안전한 곳에서 게임을 즐겼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