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남 암살한 베트남 여성 흐엉, “몰래카메라 촬영인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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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남 암살한 베트남 여성 흐엉, “몰래카메라 촬영인 줄 알았다”
  • 취재기자 김강산
  • 승인 2019.10.15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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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엉, "나는 작은 마을에서 온 소녀로, 장난을 하고 있었다고 믿었다"
김정남 암살 사건에 대해 뉴욕타임스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사진: 뉴욕타임스 기사 화면 캡처).
김정남 암살당시 보도된 뉴욕타임스 기사(사진: 뉴욕타임스 기사 화면 캡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암살한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30)이 “몰래카메라를 촬영하는 줄 알았다”며 범죄를 자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김정남은 지난 2017년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 제 2청사에서 피살됐다. 당시 지목된 유력 용의자는 흐엉을 포함한 2명의 여성으로, 이들은 김정남의 얼굴을 손으로 빠르게 감싼 뒤 공항을 탈출했다. 장갑을 낀 이들의 손에는 인체 접촉 시 극소량으로도 사망에 이르게 하는 화학물질 VX가 묻어있었고, 김정남은 즉시 공항 의료실을 찾았지만 사망했다.

흐엉은 지난 11일 일본 후지TV와 베트남 현지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건에 대해 말하겠다” 며 자신이 한 행동이 몰래카메라인줄 알았다고 주장했다.

흐엉은 “미스터 Y라는 사람이 나를 섭외했다. 자신을 유튜브 제작자라고 말했다”며 “미스터 Y는 행인에게 장난을 친 뒤 떠나는 몰래카메라 영상을 제작 중이라고 (나에게) 설명했다”고 말했다. 흐엉이 언급한 미스터 Y는 말레이시아 수사당국이 북한 공작원 리지현이라고 발표한 인물이다.

흐엉은 이날 후지TV가 인터뷰와 함께 공개한 ‘범행 예행 연습’ 영상이 자신의 행동을 몰래카메라라고 믿게 된 결정적인 계기였다고 주장했다.

이 영상에는 김정남 암살 사건 발생 얼마 전, 하노이 인근 노이바이 국제공항에서 흐엉이 행인의 눈을 손으로 가리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다만 이 당시에는 흐엉의 손에 VX가 있지 않았기에 헤프닝으로 그쳤다.

흐엉은 “(노이바이 국제공항 이후 북한 공작원이) 새로운 배우와 여배우와 함께 (몰래카메라를) 촬영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하며 새로운 배우는 김정남, 여배우는 흐엉과 함께 김정남을 암살한 ‘시티 아이샤’인 것을 뒤늦게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감옥에서 나와서야 내가 큰 살인사건에 가담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며 “나는 작은 마을에서 온 소녀로, 장난을 하고 있었다고 믿었다”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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