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광고 도배질..."수익도 좋지만 해도 너무해"
상태바
SNS에 광고 도배질..."수익도 좋지만 해도 너무해"
  • 취재기자 심헌용
  • 승인 2015.12.27 17: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기 SNS 게시물엔 줄줄이 협찬 광고...스타 활용 광고 마케팅 회사도 등장

일명 ‘전해라 송’으로 불리는 <백세인생>으로 유명해진 이애란 씨는 무명에서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이 씨가 유명해진 곳은 TV가 아니었다. 소셜 미디어라 불리는 바로 SNS였다. 요새 SNS에는 일반인들이 잘 아는 배우나 가수가 아니면서 유독 SNS에서 유명한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SNS 스타’라 불린다. 얼마 전 호주의 유명 SNS 스타 ‘에세나 오닐’이 “소셜 미디어는 환상”이라며 이미지를 만들어낸 자신을 고백하고 SNS에서 사라진다고 선언하는 사건도 등장했다.

대학생 박준혁(20, 경남 김해시 내동) 씨는 고등학생 때부터 SNS 스타 A의 팔로워다. 팔로우를 하게 된 이유는 그의 게시물들이 소소한 재미와 함께 읽는 즐거움이 있어서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A의 게시물엔 광고 협찬 영상이 A가 올리던 게시물보다 더 많아졌다. 박 씨는 오늘은 A가 어떤 영상을 올렸을까를 기대하면서 게시물을 보다가 광고 협찬이 전부인 걸 알면 맥이 풀린다. 그는 “예전처럼 광고 없이 영상을 올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SNS 스타가 성행하고 이를 이용한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이 활성화되면서 SNS 스타는 수익을 얻지만 기존 팔로워들은 재미를 잃고 있다.

▲ SNS 스타의 게시물과 함께 게시된 광고 협찬 문구(사진: 페이스북 캡쳐).

미국 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 따르면, 올해 전 세계 SNS 광고 시장은 지난해에 비해 33.5% 성장해서 한화로 약 25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그리고 한국 온라인 광고 협회의 국내 모바일 광고시장 분석에 의하면, 2011년 736억 원이던 모바일 광고시장이 2014년엔 8329억 원으로 약 74% 성장했다. 위의 자료가 보여주듯이, 날이 갈수록 커져가는 SNS 광고 시장 속에 일부 SNS 스타와 인기 페이지들이 상업적으로 변하고 있다.

5만 명의 팔로워를 가진 페이스북 페이지 ‘기절하게 웃긴 썰’의 관리자 이모 씨는 처음엔 팔로워 수가 이렇게 많이 생길 줄 몰랐다. 팔로워가 2만 명에 접어들 때쯤, 광고 마케팅 회사의 광고 제의가 들어와, 이 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페이스북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게 됐다. 이 씨는 “댓글에 일부 네티즌들의 광고에 대한 질타도 있지만 그들이 역으로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날이 성장해가는 SNS 광고시장에서 SNS 스타를 활용해 광고 마케팅을 펼치는 회사도 등장했다. 대표적인 회사가 ‘DS솔루션’과 ‘제이펀 디자인 마케팅’이다. 이들 회사는 평균 15~20만 명의 팔로워를 가진 SNS 스타를 여러 명 보유하고 있으며, 화제의 SNS 스타에게 의뢰 받은 회사의 제품을 제공하여 광고 효과를 높여준다. 이들 회사들은 스스로 홈페이지에 이벤트 형, 링크 형, 텍스트 형으로 광고를 해주겠다고 홍보하고 있다(아래 사진 참조).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자는 게시물과 함께 광고 사이트 링크를 걸어놓고 광고주로부터 ‘좋아요’ 클릭 건당 3∼5원씩의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한 유명 페북 페이지 운영자가 하루에 게시글 5개씩을 올려 평균 5000건의 ‘좋아요’를 얻으면 7만 5,000원에서 12만 5,000원을 받을 수 있다.

▲ SNS 스타 마케팅 회사인 ‘제이펀 디자인 마케팅’의 SNS 스타 마케팅 광고방법(사진: J사 홈페이지 캡쳐).

팔로워 수가 많은 페이스북 페이지는 인터넷에서 ‘좋아요’ 건당 40∼60원 정도의 가격이 매겨져 포털사이트를 통해 거래되기도 한다.

▲ 우리나라 대표 포털사이트인 네이버를 통해서도 손쉽게 페이스북 계정을 쉽게 판매할 수 있다(사진: 검색 화면 캡쳐).

페이스북 유명 페이지에는 음란물과 도박 사이트 광고 또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광고들은 주로 유명 SNS 스타나 페이지의 게시물의 댓글에 많이 게시된다. 하나만 올라오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의 광고를 연속으로 게시함으로써 게시물의 반응이 궁금해 댓글을 보려는 네티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 팔로워가 약 60만 명인 SNS 스타의 게시물에 달린 사행성 광고 게시물(사진: 페이스북 캡쳐).

대학생 강현우(23, 부산시 부산진구 가야동) 씨는 좋아하는 페이스북 축구 페이지에 사행성 광고 댓글이 많아 최근 불편함이 커졌다. 강 씨는 페이스북에서 자체적으로 사행성 댓글 필터링 시스템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 페이스북은 자사가 운영하는 메신저에만 필터링을 도입하고 있고 개인이 운영하는 폐이지의 사행성 댓글에 관련해서는 무방비 상태다.

위와 같은 문제점에 대해 페이스북 한국지사 관계자는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 페이지를 거래하거나 페이지 내에서 제3자가 링크를 걸어 업체를 광고하는 등의 모든 영리행위는 원칙적으로 금지돼있다. 페북 페이지가 우후죽순 생겨나 부적절한 게시물을 완벽히 차단하기는 어렵지만, 이용자의 신고가 접수되면, 계정을 삭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성대 디지털 미디어학부 최재유 교수는 SNS가 콘텐츠 전파에는 효과가 있지만 이를 이용한 광고는 일시적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최 교수는 지금의 SNS 광고 시장은 점차 줄어들 것이며, 페이스북 페이지의 스타들이 파워블로거처럼 상품에 대해 전문성을 가지지 않으면, 앞으로 페이스북 스타 마케팅의 효과는 미미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