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추캉스족 혼추족 스테이케이션족이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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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 추캉스족 혼추족 스테이케이션족이 늘어난다
  • 취재기자 주태형
  • 승인 2019.09.10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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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스트레스 피하기 위한 방편...일부에서는 전통문화 사라져 아쉽다 반응

'추석 문화'가 바뀌어 가고 있다. 최근 1인가구의 급격한 증가와 핵가족화로 인해 차례나 성묘를 간소하게 지내는 대신 여가생활을 즐기거나 일손이 부족한 곳을 찾아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조상에 대한 감사와 전통문화가 사라지는 데 대한 반론이 만만찮지만 세대교체에 따른 변화의 흐름은 거세다.

추석을 맞아 한 가정에 차례상이 차려져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추석을 맞아 한 가정에 차례상이 차려져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취업과 결혼을 앞둔 젊은이들과 음식 장만을 해야 하는 여성들에게 추석은 대표적인 명절 스트레스의 대상으로 꼽힌다. 대학생 김 모(23, 부산시 동래구) 씨는 명절만 되면 “취업은 어떻게 되니?” “졸업하자마자 곧 직장 구해서 결혼해야지?” 등 가족 및 친지들에게 듣는 잔소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김 씨는 “명절에 친척들에게 스트레스 받을 바에야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

2017년 추캉스족 100만 명 해외로 떠나...매년 급격히 늘어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추석 연휴에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늘었다. 일명 ‘추캉스(추석과 바캉스를 합한 말)족이다. 한국관광공사가 2011~2017년 추석, 설 연휴 기간 출국자수를 조사한 결과 2011년 설에는 17만 3843명이던 것이 2017년 추석에는 102만 명까지 증가했다.

2011년에서 2017년까지 설, 추석 연휴 기간 출구자 수를 조사한 통계표(사진: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
2011년에서 2017년까지 설, 추석 연휴 기간 출국자 수를 조사한 통계표(사진: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

‘추캉스족’은 추석에 집에서 간소하게 차례를 지내고 여행을 떠나거나 아예 여행지에서 차례를 지낸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 국내 특급호텔들은 추석 명절 음식을 메뉴로 준비하거나 호텔 객실을 추석 분위기가 나도록 꾸미는 등 고객잡기에 열성이다.

‘스테이케이션'은 머문다는 뜻의 스테이와 휴가라는 뜻의 베케이션을 합한 신조어다. 멀리 가지 않고 집이나 근방에서 휴가를 보내는 걸 즐기는 혼추족도 있다.

지난 2017년 추석 연휴기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이용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모습(사진: 더 팩트 제공).
지난 2017년 추석 연휴기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이용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모습(사진: 더 팩트 제공).

추석연휴를 혼자 보내는 일명 ‘혼추족’은 추캉스를 떠나기도 하지만 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한다. 대학생 박모(23,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부모의 잔소리도 듣기 싫은데다 추석에 아르바이트를 하면 돈을 더 주기 때문에 일을 한다.

지난해 알바몬에서 아르바이트생 109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복수응답)에 따르면 추석 연휴 알바의 장점으로 단기간 근무하고 필요한 돈을 벌 수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41.6%였다. 평소보다 높은 시급을 준다는 사람은 40.6%, 불편한 친척, 불편한 자리를 피할 수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21.5%였다.

추석에 평소보다 높은 시급 주는 곳 많아 아르바이트 하기도

9일 잡코리아와 알바몬에서 성인남녀 2835명을 대상으로 조사(복수응답)한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혼자 지내고 싶다고 응답한 사람은 28.8%였다. 추석 기간 동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정으로 수면, TV시청 등 충분한 휴식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44.8%였다. 이처럼 ‘방콕’을 하는 이들을 겨냥해 편의점업계에서는 명절음식을 끼워넣은 한정판 추석 도시락을 출시했다.

최근 한국노총이 조합원 65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본인 사후에 남은 가족이 제사를 지내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에 82.6%가 제사를 지내지 말기를 원한다고 답했으며, 나머지 11.3%, 5.6%는 각각 “그렇다”와 “생각해본 적 없다”고 답변했다.

이번 추석 때 부모를 보기 위해 고향으로 간다는 자영업자 주모(56,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부모가 사망하면 제사를 지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다. 주 씨는 ”시대가 변하는 만큼 제사나 성묘 같은 문화는 간소화하거나 개선했으면 좋겠다“면서 “제사나 차례가 후손들이 조상을 추모하면서 잘 살아가자는 의미를 가진다면 형식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통문화를 지켜온 유림 측은 추석 명절의 차례문화가 사라져서는 안 된다면서 “최소한 간소하게 준비해서라도 조상의 고마움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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