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계 폭력, 언제까지 반복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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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계 폭력, 언제까지 반복될 건가?
  • 경북 포항시 임아연
  • 승인 2018.11.14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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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시민발언대] 경북 포항시 임아연

틈날 때마다, 나는 프로야구에 빠져 살았다. 경기가 있는 날 저녁이면 어머니와 함께 식사를 하며 야구를 보는 것이 하루의 중요한 일과 중 하나였다. 그렇게 거의 매일 야구를 챙겨보는 도중에 넥센 히어로즈의 고졸 신인 안우진을 알게 됐다. 안우진은 강속구를 던지는 신인으로 장래가 유망한 투수라고 했다. 이번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전에서 안우진은 호투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뒤의 내막을 알게 된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는 고교시절 공과 배트로 후배를 폭행한 혐의로 3년간 국가대표 자격 정지라는 징계를 받았으며, 구단 자체에서 50경기 출장 정지와 1, 2군 스프링 캠프 불참이라는 징계를 받았다. 그리고 징계가 끝나자마자, 구단 측에서는 그를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나는 이 사건을 보고 초등학교 시절이 떠올랐다. 내가 졸업한 초등학교는 경상북도에서 꽤 유명한 유도부가 있는 학교였다. 유도부 학생도 많았다. 6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남자아이는 전도유망한 유도선수였고, 대회에 나가면 매번 상을 탔다. 평소에 그 아이는 장난기 많은, 딱 그 나이 대 남자아이였지만, 그 아이가 후배 선수에게 기합을 주고 있는 모습을 보고 나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그때부터 왜 꼭 운동부는 폭력과 함께 해야 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우리나라 스포츠계의 폭력은 고질적이라는 주장이 많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지금 와서 생각해 본 결과, 폭력을 행사함으로써 선수들에게 공포감을 심어주어 부내의 기강을 잡기 위한 것 같다. 감독과 코치와 같은 교육자에게 적절한 훈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다면 왜 선배가 후배에게 폭력을 자행하고 그것이 필수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선배는 교육자가 아니고, 후배에게 체벌을 가할 어떠한 이유도 권리도 없다.

선배가 후배에게 폭력을 행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자신도 그렇게 당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내가 당했으니 너도 당해야 한다는 좋지 않은 생각 때문에 폭력이 되물림되는 것이다. 그리고 감독과 코치는 이것을 묵인한다. 자신들이 나설 일을 줄이기 때문이다. 폭력 사건이 일어나면 경찰은 이것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는다. 외부인이 나설 수 없는 일이라고 하면서. 그렇기에 이런 안 좋은 관습이 내려오는 것이다.

안우진의 선례는 좋지 않게 마무리됐다. 구단 내에서 전도유망한 선수라는 이유로 짧은 징계 후에 바로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내 생각에는 이것은 정당하지 않다. 그렇지만 이것을 반면교사 삼아 운동부의 폭력에 정당한 징계와 재발방지 제도가 확립돼야 한다. 이 세상에서 어느 누구도 폭력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로 그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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