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산업의 대표주자 패밀리 레스토랑 급속 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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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산업의 대표주자 패밀리 레스토랑 급속 퇴조
  • 취재기자 김현지
  • 승인 2015.04.25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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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값 비싼데다 한국인 입맛 부응못해...아웃백 등 문닫는 매장 속출

가정 밖에서 가족 단위로 편하게 음식을 즐길 수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은 1980년대 처음 한국에 상륙해서 한창일 때는 도심 주택가마다 한두 곳이 들어설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던, 외식산업의 대표주자였다. 그런 패밀리 레스토랑이 최근 소비자 기호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급속히 퇴조하고 있다.

몇 년 전만해도 전국적으로 107개의 매장을 두고 전성기를 구가했던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는 지난 11월부터 34개 매장이 차례로 폐업했다. 부산에만 해도 아웃백 센텀시티점, 연산점, 경성대점, 덕천점 등 4개 매장이 문을 닫았다. 아직 계약 만료일이 한참 남아 간판만 걸어놓고 있지만 폐점이 확정된 매장도 여러 곳이 있다.

부산 경성대 정문 앞 용소로에 자리 잡고 있는 아웃백 경성대점은 아웃백 특유의 삼각형 목재 지붕을 한 건물 외양은 변함이 없지만, 지난 해 12월 영업을 종료하고 간판을 철거한 채, 5개월이 다 되도록 썰렁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 경성대학교 앞 아웃백이 폐점되고 입점해 있던 건물 장식이 철거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현지).

매일 이 곳을 지나가는 행인들은 불 꺼진 매장과 철거된 간판 자국을 보고 쓸쓸한 표정을 짓는다. 이 아웃백의 단골 손님이던 경성대 신방과 강모 교수는 “제자들과 자주 이곳을 이용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문을 닫아 아쉽다”고 말했다.

아웃백 센텀시티점에서 알바를 했던 김모 씨는 “1년 동안 일하던 매장이 갑자기 없어져 다른 매장으로 옮기게 됐다”며 “마지막 1년은 적자를 기록한데다가 비싼 임대료까지 겹쳐 매장이 문을 닫은 것 같다”고 말했다.

폐점되고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은 아웃백만이 아니다. TGIF와 베니건스 등 다른 패밀리 레스토랑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TGIF 역시 매장 수를 줄였으며, 베니건스의 경우, 부산에 있는 매장은 모두 문을 닫았다. 현재 전국에는8개의 매장밖에 남지 않다.

경성대 외식서비스경영학과 김학선 교수는 "이러한 패밀리 레스토랑 퇴조 현상에 대해 소비자의 기호와 취향 변화에 따른 대응을 게을리 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몇 년 전만해도 패밀리 레스토랑은 가족 외식의 명소였으나 요즘에는 더 싸고 다양한 맛집이 많이 생겼다. 대학생 장수진(22, 부산 수영구) 씨는 “학교 주변에만 해도 싸고 다양한 음식점들이 많은데 굳이 비싼 서양식 패밀리 레스토랑을 찾을 필요성을 못 느끼겠다”고 말했다.

비싼 가격도 패밀리 레스토랑의 퇴조에 한 몫 하고 있다. 대학생 양지영(22, 부산 수영구) 씨는 “패밀리 레스토랑은 비싼 가격 때문에 잘 찾지 않게 된다”며 “친구들끼리 가기에는 가격이 부담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패밀레 레스토랑은 점점 퇴조하고 있는 반면 '계절밥상,' '자연별곡' 같은 한식뷔페 체인점이 요즘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대학생 이슬기(22, 부산 동래구) 씨는 “한식뷔페는 서구식 패밀리 레스토랑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어서 좋다” 며 “평소 한식을 좋아하는 편이라 요즘 한식뷔페가 많이 생겨 자주 찾게 된다”고 말했다.

아웃백에서 10년 째 근무 중인 전모 씨는 “예전에는 긴 웨이팅 시간에도 많은 손님들이 기다리곤 했었는데 요즘은 사람이 없어 알바생들을 일찍 퇴근시키는 일이 다반사”라고 말했다.

이러한 패밀리 레스토랑의 몰락을 막고자 저마다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빕스와 애슐리의 계열사인 CJ와 이랜드는 한식뷔페를 선보였으며, 베니건스는 국민가격제나 청춘만원 같은 다양한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아웃백 역시 카드나 통신사 혜택을 통해 40~5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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