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 자주포 폭발사고 전신화상 '이찬호 병장', 마침내 국가유공자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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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 자주포 폭발사고 전신화상 '이찬호 병장', 마침내 국가유공자 된다
  • 취재기자 김민성
  • 승인 2018.05.31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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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후 9개월 지나서야...늑장 조치에 비난 여론 드세 / 김민성 기자
K-9 자주포 훈련 사고를 당하기 전의 이찬호 병장의 얼굴. 이 병장은 현재 전역해 한강성심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사진: 이찬호 페이스북).

K-9 자주포 훈련 중 중상을 입은 영화배우 지망생 이찬호 예비역 병장이 사고 후 9개월만에 국가유공자로 지정될 전망이다. 또 전역 후 6개월 치 병원 치료비도 지원받게 됐다.

하지만 당국의 늑장 조치에 대해 비난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 병장은 사고를 당한 뒤 진상규명은커녕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한 채 훈련을 강요받았다는 사실을 SNS를 통해 밝힌 바 있다.

국가보훈처는 지난해 8월 강원도 철원에서 K-9 자주포 폭발사고로 다친 이 병장에 대해 국가유공자 등록 신청을 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그는 지난달 24일 전역한 뒤 한강성심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으나 치료비를 감당하기 어렵게 되자 국방부가 향후 6개월치 치료비와 간병비를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이 병장이 국가유공자로 지정될 경우 보훈처가 치료비와 간병비를 지원하게 된다. 

하지만 보훈처의 늑장 대처에 누리꾼들의 비판 여론은 따갑다. 김기우(31, 경남 양산시) 씨는 “사고 당시 바로 대처하지 않고 9개월이 지나서야 보상과 규명에 나서 실망스럽다”며 “훈련 중 사고로 부상한 군인이 치료비 마련이 어려워 전역을 연기해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10년 동안 배우의 꿈을 키워왔던 이 병장은 전신 화상을 입고 배우의 꿈을 접었다. 나라를 지키려다 다친 군인을 치료해 주고 국가유공자로 지정해주길 바란다는 청원 글도 지난달 18일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와 많은 국민들의 동의를 얻었다. 지난달 31일 현재 이 청원 글은 약 27만 명의 동의를 얻었다.

이찬호 병장은 지난 22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2017년 8월 18일 K-9 자주포 사고 부상자'라고 소개하며 자신의 사정을 설명했다. 이 병장은 “1평도 안 되는 밀폐된 차가운 철갑 안에서 장약 5호 3개가 터졌다”며 “현재는 의학적으로도 신체를 복구하기 어렵다. 그 고통은 고스란히 제가 짊어지고 살아야 한다”고 괴로운 마음을 토로했다.

배우를 꿈꾸던 이찬호 병장의 모습, 사고 이후 몸 상태가 나빠져 배우의 꿈을 접었다(사진: 이찬호 페이스북).

그는 또 “태어나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연기자의 꿈을 꿔왔다. 예술고등학교로 진학하며 더욱 커진 꿈은 점점 확고해졌다. 하지만 지금은 그 꿈들이 모두 사라져 창문만 멍하니 바라보며 죽기만을 기도하고 있다. 많은 것을 바라지 않고, 적어도 힘든 삶 최소한의 살아갈 이유라도 얻고자 이 글을 쓴다”고 말했다.

홍지영(50, 경남 양산시) 씨는 이찬호 병장이 잘 회복해 다시 꿈을 꿀 수 있도록 국가에서 잘 도와주길 바란다며 국민청원에 동의했다. 홍 씨는 “군에 가 있는 아들이 있는 상황에 이런 있어선 안 될 일들이 생기면 심장이 덜컥 내려 앉는다. 이찬호 병장에게 6개월이 아닌 평생 치료비를 지원해줬으면 좋겠다. 내가 내는 세금이 이 병장의 치료에 쓰인다면 얼마든지 더 낼 용의가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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