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 열풍'...한국 음식이 치즈에 푹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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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열풍'...한국 음식이 치즈에 푹 빠졌다
  • 취재기자 장미화
  • 승인 2014.08.1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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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들어간 요리 봇물...햄버거, 찜닭, 빙수에도 치즈, 또 치즈

‘치즈가 없는 식사는 한 눈 없는 미인과 같다’는 프랑스의 유명한 식도락가의 말처럼, 프랑스에서 치즈는 풀코스 메뉴 중 하나로 분류가 돼있다. 치즈는 옛날부터 유럽에서 황제와 귀족의 연회에 오를 만큼 귀족이 즐겨먹는 음식을 상징했다. 치즈가 우리나라에는 광복 이후 서양식 음식이 들어오면서 생산되기 시작했다. 차츰 국민 소득이 증가하고,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국내 치즈 소비량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유럽 귀족 음식이던 치즈가 최근 우리 음식에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치즈 소비량은 2002년 5만 2900톤에서 2012년 9만 9300톤으로 10년 사이 87.7%나 늘었다. 서구화된 입맛과 외식 인구가 급증함에 따라, 치즈의 소비량도 크게 늘고 있다. 외식업계들도 치즈를 이용한 다양한 음식 메뉴들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패스트푸드 외식업체인 버거킹은 치즈를 녹인 퐁듀(fondue)에 햄버거를 찍어먹는 ‘치즈 퐁듀 와퍼’를 출시했다. 햄버거와 빵 사이에는 소고기를 다져 직화로 구운 고기를 넣고, 거기에 신선한 채소 위에 고다 치즈, 까르몽드 치즈, 파르마산 치즈로 만든 치즈 퐁듀 소스를 더해, 이 제품의 맛은 고소하고 담백하다. 여기에 햄버거를 찍어먹을 수 있는 치즈 퐁듀 소스도 함께 제공해 사람들은 치즈의 맛을 더욱 풍부하게 느낄 수 있다. 버거킹에서 지난 3월 한정 판매한 또 다른 치즈버거인 ‘콰트로 치즈 와퍼’는 단기간에 판매량이 250만개를 기록했다. 버거킹 관계자는 "치즈는 국내에서 모든 음식을 통틀어 인기 있는 재료 중 하나다. 이러한 치즈를 통해 색다른 버거를 내보이고 싶었다. 부드러운 치즈가 녹아든 버거를 최상급 치즈에 찍어먹는 신개념 버거인 ‘치즈 퐁듀 와퍼’는 맛뿐 아니라 버거를 즐기는 방법까지 고려한 메뉴로 소비자 반응도 좋한다”고 말했다.

찜닭과 쪽갈비 등 매운맛 음식에도 치즈가 빼놓지 않고 들어가면서, 사람들에게 이런 음식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치즈 음식을 먹은 사람들은 페이스북과 블로그에 치즈와 관련된 음식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부산 경성대에 재학 중인 김휘태(21) 씨는 요즘 SNS에서 치즈 찜닭으로 인기 있는 음식점을 다녀왔다. 평소 매운 것과 느끼한 것을 싫어하는 김 씨는 “찜닭 위에 치즈로 가득 덮여 나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며 “찜닭만 먹으면 매웠을 음식을 치즈와 함께 먹으니 덜 매워 먹기 좋았고, 치즈가 가득해 느끼할 줄 알았는데, 매운 것과 먹으니 오히려 고소한 맛이 났다”고 덧붙였다.

부산 서면에서 치즈찜닭 가게를 관리하는 정모 씨에 따르면, 찜닭에 치즈를 토핑으로 올려줌으로써 가게 매출이 오르는 것을 느끼고 있다. 정 씨는 “젊은 친구들이 치즈를 좋아하다보니 거의 대부분 치즈를 올려달라고 주문이 들어온다. 어른들의 경우, 치즈를 안올리고 찜닭 그대로 먹기 때문에 모든 세대의 입맛을 잡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매운 찜닭 위에 치즈가 가득 뿌려져 나온 치즈찜닭(사진: 취재기자 장미화).

외식업체뿐 아니라, 카페에서도 치즈를 이용한 디저트를 내보이고 있다. 이 중 치즈 빙수는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 프렌차이즈 카페인 카페베네에서 출시한 ‘뉴욕 치즈 케익빙수’는 치즈케이크 한 조각을 통째로 케익 위에 올려 치즈의 깊은 맛을 느끼게 한다. 한국식 카페 설빙 역시 우유 얼음 위에 치즈케이크와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올린 ‘치즈 설빙’를 선보였다.

▲ 치즈케이크를 통째로 빙수에 올린 치즈빙수(사진: 취재기자 장미화).

부산 부경대에 재학 중인 박지애(23) 씨는 자칭 치즈 마니아다. 박 씨는 집에서 식사할 때 먹는 음식에 치즈를 넣어 먹는다. 오므라이스나 카레에 치즈를 넣어 함께 끓여 먹고, 토스트나 파스타를 해먹을 때도 치즈를 듬뿍 넣어 만들어 먹는다. 박 씨는 “샐러드에 치즈를 곁들여 먹으면 치즈의 고유의 향을 느낄 수 있다”며 “다른 음식에 녹아든 치즈가 쭈욱 늘어나는 재미도 있고, 치즈 특유의 고소함이 음식을 더욱 맛있게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민지(24, 부산시 동래구 낙민동) 씨는 날이 더운 요즘, 치즈 빙수를 자주 먹는 편이지만 저렴하지 않은 가격 때문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김 씨는 “빙수에 치즈가 들어가 있다는 특이점을 내세워 빙수 가격이 만 원 정도해서 비싸지만, 맛있어서 사서 먹는다”고 말했다.

음식 위에 치즈를 가득 올려 마치 피자처럼 내놓거나, 치즈를 녹인 퐁듀에 음식을 찍어먹는 형태의 음식들이 인기몰이하고 있지만, 이를 꺼리는 사람들도 있다. 대학생 황모(23, 서울 중구) 씨는 최근 친구들과 함께 쭈꾸미를 치즈에 찍어먹는 치즈퐁듀 쭈꾸미를 먹었다. 그 음식점에는 크림치즈로 만든 막걸리도 있었다. 황 씨는 치즈를 싫어하는 편은 아니지만 치즈와 함께 먹는 음식들이 그렇게 맛있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황 씨는 “치즈랑 곁들여 먹으니 쭈꾸미의 본연의 맛을 잃어 이도저도 아닌 맛이 느껴져 별로였다. 친구들이 원해서 먹기는 했지만, 쭈구미만 먹는 게 백 번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즈로 유명한 임실 치즈마을 목장 대표 송기봉 씨는 치즈의 소비량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숙성된 치즈가 더욱 사람에게 좋다. 치즈 고유의 향이 충치를 막아주고 치즈의 섭취가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효능이 있다. 또한 사람의 면연력을 증가시켜 주고, 노화를 방지해주는 이점이 있다”며 “국내에서 치즈 소비량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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