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과자 전성시대...전국 곳곳 전문점도 등장
상태바
수입 과자 전성시대...전국 곳곳 전문점도 등장
  • 취재기자 김동욱
  • 승인 2014.07.25 14: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값싸고 맛좋아 매출 급증... "뻥튀기 포장에 맛도 없어" 국산 과자 외면

“뭐야? 가격이 2000원인데 이 만큼밖에 안 들어있어?”
“과자 포장지를 열자마자, 과자 절반이 없어지는 건 대체 어떤 마술입니까?”
“이거 순 봉지 값이구만?”

국산과자 포장지를 뜯는 순간, 소비자들은 이런 비판을 쏟아낸다. 심지어 “질소를 사면, 덤으로 과자를 준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 말은 과자가 부서지는 것을 보호하기 위해 국내 과자 업체들이 과자 포장지 내부에 질소를 충전해서 과자 양보다 질소가 훨씬 많이 들어 있는 국산 과자를 보고 소비자들이 비꼬아 하는 말이다. 국산 과자 한 봉지당 소비자 가격은 평균 1000원 후반대지만 과자 양은 대략 포장지의 3분의 1 정도밖에 들어있지 않고, 해마다 과자 가격은 상승하는 추세라 소비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국산 과자에 대한 불만에 수입 과자들의 역습이 시작됐다. 수입 과자의 다양한 종류와 저렴한 가격, 푸짐한 양이 과자 마니아들 사이에 입소문이 돌면서 국내에서 생소했던 다양한 수입 과자가 소비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최근 수입 과자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오프라인 매장도 덩달아 늘고 있다.

롯데쇼핑 홈페이지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롯대마트 수입 과자 매출은 11.9% 늘었지만, 국내 과자 매출은 9.8% 감소했으며, 전체 과자 매출 중 수입 과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26.7%까지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2009년 수입 과자 점유율 7.5%에 비해 4배 가까이 성장한 수치다. 디지털 뉴스미디어 회사인 ‘비주얼 다이브’도 올초 보도에서 수입 과자 매출이 올해 초 30%까지 성장한 반면 국내 과자 매출은 10% 정도 상승에 머물고 있다고 발표했다.

수입 과자의 가격은 300원부터 1만 원 대까지 다양하다. 수입 과장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가격 대비 양이다. 이는 그동안 ‘뻥튀기’처럼 포장지를 부풀린 국내 과자에 대한 소비자 불만의 주 원인이었다. 같은 1000원 대의 국내 과자의 양보다 수입 과자의 양은 월등히 많다. 부산시 동래구 안락동에 거주하는 주부 최은선(49) 씨는 “아무리 대형마트에서 국산 과자를 구입한다고 해도 양에 비해 가격이 만만치 않다”며 “하지만 수입 과자는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많아 가족이 즐기기에 좋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이나 일부 대형마트에서만 구할 수 있었던 일명 ‘와사비 과자’로 불리는 일본산 과자인 ‘와사비마메’, 독일산 젤리인 ‘하리보 젤리’, 미국 유학생들 사이에서 유명한 ‘치즈볼’ 등 희귀 과자들도 이제는 국내 어디서든 손쉽게 구할 수 있게 됐다.

▲ 부산 서면의 한 수입과장 매장 내에 진열되어 있는 수입 과자들. 이제 국내 어디서든지 수입 과자를 찾는 일은 어렵지 않다(사진: 취재기자 김동욱).

최근 부산 서면에 수입 과자 매장을 창업한 윤모 씨는 가게 매출을 생각하면 입이 귀에 걸린다. 윤 씨의 매장 하루 매출은 많게는 200만 원을 넘길 때도 있다. 윤 씨는 “처음 보는 과자의 종류가 다양하고 값이 저렴한 점이 수입 과자 매장의 장점”이라며 “아르바이트생도 많이 필요 없고 인테리어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돼서 창업이 쉽다”고 말했다.

▲ 서면에 위치한 수입 과자 매장. ‘세계과자할인’이라는 간판 옆에 손님들도 붐비는 매장의 모습이 보인다(사진: 취재기자 김동욱).

부산시 금정구 장전동의 대학생 안진수(25) 씨는 수입 과자 매장 앞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평소 과자에 관심이 없었던 안 씨는 다양한 종류의 수입 과자를 맛본 후 자주 수입 과자 매장에 들린다. “매장 안에 들어가면 나도 모르게 어린아이가 되는 것 같다. 과자를 고를 때면 들뜨고 기쁘지 않을 수가 없다”며 “매장 안에 있는 모든 과자를 먹어 보는게 나의 목표”라고 안 씨는 말했다.

젊은 층만 수입 과자를 선호하는 것이 아니다.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에 거주하는 신모(57) 씨는 수입 과자를 맛 본 후 국내 과자는 쳐다보지도 않는다. 최근 신 씨는 와사비 과자에 푹 빠져 있다. TV에서 한 연예인이 즐겨먹는 과자로 소개된 후 신 씨도 와사비 과자 ‘홀릭’이 되었다. 신 씨는 “맵싸한 게 자꾸 손이 간다. 안주용으로도 딱이다”라며 “이미 (와사비 과자에) 중독돼서 끊기도 힘들다”고 웃으며 말했다.

▲ 일명 ‘와사비과자’로 불리는 ‘와사비마메’(사진: 취재기자 김동욱).

부산대 학생인 박다향(25) 씨 역시 수입 과자 매장이 늘어나는 것이 반갑다. 박 씨는 평소 군것질거리로 수입 과자를 자주 구매한다. 소량이 들어있는 수입 과자 한 봉지에 400원짜리가 있기 때문에 귀찮은 동전을 정리할 때 박 씨는 수입 과자를 산다. 박 씨는 “과자를 소량으로 먹는 사람들도 값싸게 적당량을 먹을 수 있는 게 수입 과자 매력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수입 과자의 매출이 날이 갈수록 증가하자 국내 업체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 과자 업체들은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거나 대중에게 인기가 많은 연예인을 모델로 써 다시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국내 제과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끌만한 과자를 개발하기 위해 회사 전체가 노력 중”이라며 “패키지 상품이나 철저한 유통 기한을 준수하여 국내 과자의 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