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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미식의 도시: 카레 천국 일본에서 가장 핫한 ‘삿포로 스프카레’[2부] 삿포로의 도시 브랜드 자산 / 목지수 안지현

일본은 카레 천국이다. 카레 전문점도 흔하고, 그 종류도 어마어마하다. 밥에 비벼먹는 카레 라이스 뿐만 아니라 카레 우동, 카레 스테이크, 카레 빵 등 카레로 만든 식품도 무궁무진하다. 약간 과장해서 표현한다면, 일본의 일반 가정 어디에나 카레 향이 배어 있을 만큼 카레는 일본의 국민 음식이다. 원래 인도의 음식이었던 '커리'는 식민지 시절 동인도 회사를 통해 영국으로 건너갔고, 향신료 특유의 향과 독특하고 매력적인 맛 때문에 영국 현지에서 큰 인기를 얻게 되었다. 이후 영국의 다양한 요리와 접목되면서 커리 소스를 활용한 다양한 음식 문화가 만들어졌다.

일본의 경우, 영국의 커리를 가져와 일본식으로 만들어 냈는데, 서양에서는 커리를 빵에 찍어 먹었기 때문에 다소 찰진 느낌인데 비해, 일본에서는 소스를 밥에 비벼먹기 편하도록 걸쭉하게 만들었다. 이것이 오늘날 일본의 대표적 먹거리인 '카레 라이스'다. 우리나라에도 일제 강점기 시절 카레 라이스가 들어왔고, 이후 한국인의 입맛에 맛는 카레가 개발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카레는 고기와 야채를 함께 넣어 만들기 때문에 단품 식사임에도 영양가가 무척 높은 편이다. 고기, 감자, 양파, 당근 등 부재료가 일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고, 조리 방법도 간편하기 때문에 일본의 마트에 가면 다양한 종류의 카레를 만날 수 있다.

삿포로의 명물 야채 스프 카레. 홋카이도의 신선한 야채들을 큼직하게 썰어서 만든 건강식이다(사진: 목지수 제공).

최근에는 조리한 후 바로 먹는 카레보다 하루 정도 묵혀뒀다 먹는 카레가 더 맛있다는 트렌드 때문에 카레를 미리 만들어 놓고 천천히 데워 먹는 사람들도 많다. 일본의 유명 만화가인 아베야로의 인기 만화 <심야식당(安倍夜郎)>의 에피소드 중 '어제의 카레'에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냉장고에서 약간 굳은 어제의 카레를 따뜻한 밥 위에 얹어 녹여가면서 먹는 게 가장 맛있다"는 식당 주인이 던지는 한 마디에 일본은 물론 국내 독자들도 크게 열광했다. 일본과 한국의 카레 전문점에서는 실제로 '어제의 카레'라는 메뉴가 출시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각 지역마다 다양한 카레 레시피가 소개되기도 하고, 유행을 이끌다가 사라지기도 한다. 그 중 스프 카레는 카레를 응용한 새로운 메뉴이지만 카레의 경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시도로 평가받으며 인기몰이를 지속하고 있다. 1990년대 초반 삿포로에서 시작된 스프 카레의 열풍은 일본 전역으로 퍼져나갔고, 지금도 세계 곳곳에 삿포로 방식의 스프 카레 가게가 늘어나고 있다.

삿포로 스프 카레 중 가장 큰 인기를 모으는 닭다리 스프 카레. 스프 국물도 닭육수를 사용해서 고소하면서도 개운하다(사진: 목지수 제공).

스프 카레는 스프처럼 카레가 묽은 것이 특징이다. 카레 라이스가 각종 부재료를 작게 썰어서 조리하기 때문에 밥에 소스를 비벼먹는 방식이라고 한다면, 스프 카레는 호박, 당근, 감자 같은 부재료를 크게 썰어 넣기 때문에 개별 재료의 맛이 무척 중요하다. 따라서 재료가 갖는 신선함과 맛이 가장 중요하다. 바로 이점이 스프 카레가 삿포로에서 처음 개발된 중요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홋카이도의 청정한 식재료를 스프 카레 한 그릇으로 마음껏 맛 볼 수 있도록 배려한 음식이기 때문이다. 야채를 싫어하는 젊은이나 어린이들도 스프 카레의 깊은 맛이 스며든 야채는 건더기가 큼직하지만 맛있게 먹기 때문에 웰빙식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여전히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삿포로에서 시작된 스프 카레는 이제 전 세계로 진출하고 있다. 건더기가 큼직하기 때문에 식재료가 신선해야 맛있게 먹을 수 있다(사진: 목지수 제공).

스프 카레가 전 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삿포로는 신선한 식재료가 풍성한 도시, 개성 있고 맛있는 음식이 유행하는 도시의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있다. 삿포로에 방문하게 된다면 따뜻한 스프 카레 한 그릇을 맛보시길 추천한다. 홋카이도의 청정한 자연을 온전히 선물 받은 느낌이 들게 될 것이다.

목지수 안지현  reporter1@civic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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