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연희 강남구청장, 횡령·배임 증거 인멸 의혹
상태바
신연희 강남구청장, 횡령·배임 증거 인멸 의혹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7.08.29 05: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찰이 증거파일 제출 요구하자, 구청 간부가 삭제...신 구청장 현장 입회 장면 CCTV에 찍혀 / 신예진 기자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신연희 서울 강남구청장이 지난달 21일 서버실에 들어가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자리에는 증거인멸 혐의를 받고 있는 A 과장도 함께였다. 사진은 일반 CCTV(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신연희 서울 강남구청장의 횡령·배임 혐의와 관련된 주요 증거물 삭제에 본인이 직접 관여한 사실이 드러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신 구청장 관련 증거물을 인멸한 것으로 알려진 강남구청 간부는 수사를 받고 있다.

여선웅 강남구의원은 28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부하 직원 A 과장과 함께 증거 인멸에 가담하는 모습이 찍힌 CCTV 영상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CBS노컷뉴스도 여 의원과 함께 ‘강남구청 증거 인멸’ 사건을 추적한 결과 신 구청장이 증거인멸 현장인 강남구청 전산정보과가 관리하는 서버실에 들어가는 장면이 CCTV에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증거 인멸은 강남구청 전산정보과 A 과장에 의해 지난달 21일 오후 3시쯤부터 준비 작업을 거쳐 업무가 끝난 오후 6시 이후부터 자정 전 늦은 밤까지 수 시간 동안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컷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전산정보과 서버실을 비추고 있는 CCTV 영상에는 신 구청장이 오후 6시 업무시간 이후 다수의 참모진을 대동하고 서버실에 들어가는 모습, 신 구청장과 A 과장이 함께 있는 모습 등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신 구청장이 서버실에 들어갈 때 A 과장이 문을 열어주고 인솔하는 장면도 찍혔다. A 과장은 당초 전산정보과 서버 관리 담당 직원에게 전산자료 삭제를 지시했지만 해당 직원이 "증거 인멸"이라며 지시를 거부하자 본인이 직접 실행에 옮긴 것이라고 노컷뉴스는 전했다.

이에 앞서 신 구청장의 횡령·배임 혐의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지능 범죄수사대는 지난 24일 A 과장이 신 구청장의 혐의 관련 증거를 인멸한 정황이 포착된 CCTV 영상자료 존재를 언론에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경찰은 A 과장만 언급하고 신 구청장의 모습이 CCTV에 담겼다는 사실은 공개하지 않았다.

당시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전산정보과에 ‘출력물 보안 시스템’ 서버에 저장된 압축파일들 제출을 요구했다. 해당 파일에는 강남구청 직원 1500명이 컴퓨터로 프린트한 문서 내용이 그대로 담겨 있다. 하지만 A 과장이 영장이 없다며 임의 제출에 불응하자 경찰은 법원에 압수 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지난 7일 압수수색을 벌였지만 이미 관련 자료는 모두 삭제돼 있었다. 경찰은 이날 전산정보과 사무실 CCTV를 분석한 끝에 A 과장이 지난달 21일 직접 자료를 삭제한 모습을 확인했다.

경찰은 현재 신 구청장이 직원 포상금 등 명목으로 각 부서에 지급하는 예산을 빼돌리거나 모 재단에 업무를 위탁하는 과정에서 19억 원대 손실을 끼쳤다는 배임 의혹을 수사 중이다. A 씨는 최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돼 소환 조사를 받았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증거 인멸 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A 과장은 "삭제한 자료는 국가기록물이 아닌 개인정보와 사생활 침해에 해당하는 자료다. 증거인멸 범죄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여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경찰 수사 조작 사건’이라고 비난했다. 여 의원은 “경찰은 이 영상을 확보하고도 A 과장의 단독 범행으로 발표하고 A 과장만 불구속 입건했다”며 “검찰 수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A 과장은 해당 소문을 퍼트린 여 의원을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비쳤다. 아시아경제에 따르면, 이날 A 과장은 "무슨 신 구청장이 삭제하는 현장에 있었느냐. 삭제는 나 혼자 했다"고 해명했다. A 과장은 또 "오늘 중 경찰의 피의 사실 공포 등 이유로 경찰청에 감찰을 요구하고 인권위에 제소하겠다"며 "전 국민이 사건 내용을 볼 수 있도록 오늘 중 페이스북에 생중계하겠다"고 말했다.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은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 네티즌은 “싹을 잘라야 한다. 이대로 성장하면 나라에 큰 우환이 되어 돌아온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만약 신 구청장 측에서 관련 사실을 부인한다면, 이는 주정뱅이가 양조장에 갔었고 술이 없어졌는데 마시지 않았다고 우기는 것과 같다”고 꼬집었다. 이 외에도 “거짓이 거짓을 낳고 증거 인멸 조작까지?”, “지난 몇 년 동안 우리나라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청와대나 구청이나...” 등의 댓글을 남겼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