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수능 개편안 발표’...무엇이 달라질까 오목조목 따져보니
상태바
‘2021 수능 개편안 발표’...무엇이 달라질까 오목조목 따져보니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7.08.11 05: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통합 과목 신설 및 절대평가 확대... 이달 말 최종 확정안 발표 예정 / 신예진 기자
교육부는 10일 수능 개편안을 발표했다. '통합사회·통합과학', '과학Ⅱ 제외', '절대평가 확대' 등 다양한 변화를 줬다. 최종 개편안은 공청회를 거쳐 이달 31일 발표한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교육부는 10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현재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2020년 말에 치르게 될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3월부터 수능개선위원회를 구성하여 교육과정 전문가, 평가 전문가, 현장 교원 등이 모여 수능 과목 및 평가 체제 등을 연구하고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탄생했다. 교육부는 이달 말 최종 확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이번 수능 개편 방향에 대해 “학생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선택 과목을 활성화하고 고등 교육을 내실화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하고자 했다”며 “학생과 학부모의 수능 준비 부담을 덜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통합 과목 추가, 탐구 1과목 삭제...최대 7과목 응시 가능

개편안은 모든 학생이 인문 사회와 과학 기술 분야의 기초소양을 함양할 수 있도록 ‘통합사회·통합과학’ 과목을 신설했다. 대신 사회탐구/과학탐구와 같은 선택과목은 기존 최대 2개 과목 선택에서 1개 과목 선택으로 줄인다. 따라서 학생들은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통합사회·통합과학, 탐구 관련 선택 1과목, 제2외국어/한문’으로 현재와 동일하게 최대 7과목까지 응시할 수 있다.

기존에 없던 통합사회·통합과학 과목이 생겨나면서 학생들에게 새로운 부담을 준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큰 걱정은 덜어도 될 듯하다. 교육부의 발표에 따르면, 새로 추가되는 통합 과목은 한국사와 마찬가지로 모든 학생들이 이수하는 공통과목이라는 특성상 ‘고등학교 1학년 수준’으로 출제하고 성적도 절대평가로 매겨지기 때문.

수학, 가/나형 분리... 과탐 심화 과목은 제외

수학영역은 현재와 같이 ‘가형’과 ‘나형’으로 분리해서 출제한다. 학생이 적성과 희망 진학계열 등을 고려하여 선택 응시할 수 있다.

과학탐구 영역에서 과학Ⅱ와 같은 심화 과목은 수능 과목에서 제외된다. 2015 개정 교육 과정상 출제 범위를 공통과목과 일반 선택과목으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대는 과학Ⅱ를 필수 응시 조건으로 한다. 따라서 과학Ⅱ가 수능 과목에서 사라지면 최상위권 수능 변별력이 저하될 가능성도 있다.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절대평가를 적용한다. 따라서 상대 평가로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 아랍어 등으로 몰리는 왜곡 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본다.

직업탐구 영역은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반영하여 ‘성공적인 직업생활’이라는 전문 공통과목 1과목으로 통합 출제한다. 기존 10과목인 직업탐구 영역은 특성화고를 졸업한 학생의 진학률이 감소하면서 매년 직업탐구 영역 응시 규모가 줄고 있는 것을 반영했다.

새 개편안에 따르면 '통합사회·통합과학' 과목이 신설되었고 탐구 영역은 한 과목만 선택이 가능하다(사진: 교육부 제공).

절대평가 4과목 vs 전 과목

교육부는 절대평가 과목과 관련해 2가지 시안을 공개했다. 수능 절대평가 확대는 대통령 공약 사항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당시 수능을 절대평가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수능 절대평가는 영어, 한국사만 해당하며 영어는 오는 2018년도 수능부터 적용한다.

절대평가는 절대적 기준에 따라 일정 점수만 넘으면 등급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현행 상대평가는 1등급을 받으려면 상위 4%에 들어야 하지만 절대평가가 시행되면 90점 이상이면 모두 1등급을 받을 수 있다.

교육부가 제시한 1안은 현재 2과목인 절대평가를 4과목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현재 절대평가인 영어와 한국사에 새로 만들어지는 통합사회·통합과학 과목, 제2외국어를 포함한다. 2안은 전 과목을 절대 평가하는 방안이다. 즉, 어느 시안이 확정되든 통합사회·통합과학, 제2외국어·한문 과목은 절대평가로 전환된다.

1안인 절대평가 적용 과목을 4과목으로 확대할 경우 기존 수능과 유사하여 대입 안정성과 수능 변별력은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암기식 문제풀이 등 현행 교육의 문제점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 상대평가로 인한 과목 쏠림 현상도 해결하기 어렵다.

반면 2안인 전 과목을 절대평가로 바꾸면 상대평가 과목의 쏠림 현상 해소는 물론 수능 영향력 축소로 학생 참여 수업, 과정 중심 평가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수능 변별력이 약화하여 학생부 및 내신 경쟁이 과열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학부모의 사교육 부담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EBS 연계 출제, 폐지 vs 연계 방식 개선

수능과 EBS 강의·교재를 연계하는 방식도 개선하기로 했다. 지금은 수능에서 문항 수를 기준으로 70%를 EBS 교재와 연계해 출제한다.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자는 취지다. 수능을 위해 교과서 대신 EBS 교재만 암기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따라서 교육부는 수능과 EBS 연계율을 축소·폐지하거나 연계율은 유지하되 방식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제시했다. 이 역시 장단점이 존재한다. 먼저, 연계율을 축소·폐지하면 EBS교재 중심으로 수업하는 학교 교육의 왜곡이 해소된다. 하지만 수능 대비를 위한 사교육비가 증가할 우려가 있다.

반면 연계율은 유지하되 방식을 개선하는 두 번째 안을 선택하면, 제도 변화로 발생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은 해소된다. 하지만 학교 교육을 정상화하는데 어려움이 따르고 간접 연계율을 확대한다면 EBS 연계 체감이 저하된다는 불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교육부의 발표가 채 하루가 지나기도 전에 벌써 이번 개편안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다.

중학생 아들을 둔 학부모 김모(40) 씨는 “절대평가나 EBS 연계 등 정말 중요한 부분들은 확실히 정해지지 않아서 당황스럽다”며 “모든 과목을 절대평가한다는 것은 반대다. 공청회에 참석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 씨는 또, “만약을 위해 내신을 쉽게 받을 수 있는 고등학교를 보내야 하나 걱정이다”고 덧붙였다.

교육 전문가 이범 교육평론가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학생부 종합전형 등 문제가 보이는 대입 전형을 종합적으로 관리하지 않고 수능개편안만 먼저 내놓은 것은 악수”라고 비판했다.

교육부는 앞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4차례 권역별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뒤 오는 31일 최종안을 확정 발표한다. 권역별 공청회는 오는 11일 오후 4시 서울교대를 시작으로 16일에는 전남대, 18일에는 부경대, 21일에는 충남대에서 마지막으로 열린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