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윗선, 끝까지 모르쇠...박지원, 휴대폰 문자 보고 정황에 "모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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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윗선, 끝까지 모르쇠...박지원, 휴대폰 문자 보고 정황에 "모르는 일"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06.30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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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쓰지 않는 보조 휴대폰이어서 제대로 확인 못해" 선 긋기 / 정인혜 기자
국민의당 증거 조작 사건 파문이 커지는 가운데 지도부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사진은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사진: 더 팩트 제공).

국민의당 제보 조작 사건에 윗선 개입 정황이 드러났지만, 당 지도부는 여전히 ‘모르는 일’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이번 사건 진상조사단장을 맡고 있는 국민의당 김관영 의원은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조작된 증거 자료를 기자회견 전 박지원 전 대표의 휴대폰으로 전송했던 기록이 있다”고 밝혔다. 제보 내용을 문자로 보고하면서 이를 이슈로 확대시킬 방법을 자문했다는 것이다. 당시 이준서 최고위원이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던 박 전 대표에게 연락할 정도였다면, 이 사실이 다른 지도부에게도 보고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 의원에 따르면, 이 전 위원은 지난 달 1일 박 전 대표에게 조작된 카톡 대화 화면 11개를 전송했다. 해당 카톡에는 두 명의 제보자가 문준용 씨의 취업 특혜 의혹에 대한 제보를 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대화 화면을 전송한 후 이 전 위원은 “박지원 대표님 어떻게 하면 좀 더 이슈를 만들 수 있을까요?”라고 질문했지만, 박 전 대표는 답장을 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박 전 대표가 자주 쓰지 않는 보조 휴대폰이어서 제대로 확인을 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준서 전 최고위원은 제보 내용과 관련해 박 전 대표의 휴대전화로 메시지를 보냈으나, 비서관이 이 부분을 박 전 대표에게 별도로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박 전 대표는 (특혜 의혹이) 정식으로 언론에 보도되기 전에 증거 조작 여부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의 사전 인지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은 것이다. 실제 박 전 대표는 지난 27일 CPBC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에 출연해 “전혀 보고받은 사실도 없고 내용도 몰랐다”며 “상식적으로 책임 있는 지도부, 관계자라고 한다면 이런 것을 조작해서 하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적극 해명했다.

설명을 종합하면, 당시 박 전 대표 휴대폰은 두 개였는데, 둘 중 사용하지 않았던 휴대폰으로 이 전 최고위원이 제보 내용을 보냈고, 박 전 대표는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확인하지 않은 이유는 당시 해당 휴대폰을 가지고 있던 비서관의 판단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기자회견 때까지 이 전 위원이 당의 다른 지도부와 접촉했을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 지도부와 상의를 거치지 않고 이 위원이 단독으로 일을 처리했을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진상조사단도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김 의원은 “당 자체 조사라는 특성 때문에 생긴 기술적 한계가 있다”며 사실상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못한 점을 인정했다. 객관적인 자료가 아니라 관련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조사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안철수 전 대표는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 다만 안 전 대표 측 황주홍 최고위원은 이날 PBC 라디오에 출연해 “검찰의 최종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사건의 전모가 밝혀진 뒤에 (안 전 대표가) 책임 있게 입장 표명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한 목소리로 국민의당을 비판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나라가 뒤집힐 수도 있는 일을 일개 당원이 했다는 게 말이 되냐”며 “당내 자체 조사가 아니라 국민의당에 대한 전면적인 검찰 조사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당원한테 모든 책임을 다 뒤집어 씌우고 핵심 인사들은 다 숨어있는 꼴이 정말 비겁해 보인다”며 “꼬리만 자르지 말고 머리를 잡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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