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스토리에 담긴 긴 여운이 단편영화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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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스토리에 담긴 긴 여운이 단편영화의 매력"
  • 취재기자 박준우
  • 승인 2016.10.14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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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특집]단편영화 출품한 젊은 감독들, 관객들과 나눈 맛깔 난 영화 뒷이야기 / 박준우 기자

 

13일 비프힐 1층 '아주담담' 라운지에서 진행된 "짧은 영화, 긴 수다'에 참석한 감독들(사진: 취재기자 박준우).

13일 오후 4시간 동안 영화의전당 비프힐 1층 아주담담 라운지에서 진행된 '짧은 영화, 긴 수다'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BIFF) 와이드앵글 부문 한국단편경쟁에 작품을 출품한 감독들이 참여해 관객들과 함께 국내 단편영화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그 중 오후 3시에 시작한 ‘한국단편 경쟁 3’ 부분에 게스트로는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를 출품한 조창근 감독, <윤리거리규칙>을 출품한 이정곤 감독, <그 애는 여기 있어요>를 출품한 윤채원 감독, <엄마의 주먹밥>을 출품한 유용지 감독이 초청됐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의 조창근 감독은 “제가 만든 영화는 병아리 감별사 정규직이 되고자 하는 20대 인턴 여자의 이야기”라며 “고용인과 고용주 사이에서 벌어지는 비합리적인 상황을 영화로 만들고 싶어 시나리오를 쓰게 됐다”고 말했다. 하필이면 왜 병아리 감별사를 소재로선택했느냐는 질문에 조 감독은 “수평아리로 감별되면 쓸모 없어져 버려지는 것이 우리 사회 취업시장의 뒷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소재라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남녀 간의 신체 접촉 금지를 표방하는 규칙인 ‘윤리거리규칙’이 제정된 예술고등학교를 다룬 영화 <윤리거리규칙>의 이정곤 감독은 “고등학교에서 이성 교제 관련 금지 규칙이 굉장히 많은 데다 그같은 규제가 해마다 더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모티브를 얻어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영화 속 배경인 예고에서 여자 주인공은 미대 입시 준비생으로, 남자 주인공은 음대 입시 준비생으로 설정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 감독은 “한 학교 안에서도 다르게 적용되는 규칙의 비논리적성을 드러내고 싶었다”고 답했다.

<그 애는 여기 있어요>의 윤채원 감독은 “이 영화는 잃어버린 아이를 되찾은 한 어머니가 자기 아이가 아닐 거라고 의심하는 데서 이야기가 시작된다”며 “어느 비 오는 날 골목길 담벼락에서 잃어버린 아이를 찾은 한 부모를 본 적이 있는데 문득 ‘저 아이가 저 분들의 애가 아니면 어떡하지’하는 질문이 문득 떠올랐다”고 말했다. 윤 감독은 영화의 마무리가 모호하다는 관객의 질문에 “정해진 결론을 내리기 보다는 관객들에게 생각할 여지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엄마의 주먹밥>의 유용지 감독은 “이 작품은 내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라며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고 나서 부모님께 지금까지 보여드린 영화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이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를 소개해 달라는 질문에 조창근 감독은 “촬영 당시 조류독감이 유행하던 시기라 장소 섭외가 굉장히 힘들었다”며 “겨우 병아리 감별사 학원을 섭외해 찰영하면서 너무 힘이 들어 제작진이 앞으로 치킨을 먹지 않겠다 생각했는데 마지막 날 야식으로 나온 치킨은 모두들 배고파서 허겁지겁 먹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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