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시체관극 문화' 논란...연뮤덕 “일부의 문제” vs 관객 “꼼짝도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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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시체관극 문화' 논란...연뮤덕 “일부의 문제” vs 관객 “꼼짝도 못하나”
  • 취재기자 조수경
  • 승인 2023.12.19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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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처럼 가만히 앉아 공연을 본다는 의미의 관람문화
일반 관객 "자세를 바꿔도 옆자리에서 쨰려보더라"
연뮤덕 "일부 관람객의 예민함이 문제... 과잉행동 지적"
뮤지컬 시체관극 문화가 화젯거리이다(해당 뮤지컬 무대 사진은 기사 이해를 위해 사용)(사진:취재기자 조수경).
뮤지컬 시체관극 문화가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사진은 올초 공연된 뮤지컬 '뮬랑루즈' 무대 장면(사진:취재기자 조수경).

“시체관극은 연뮤계(연극•뮤지컬)만의 독특하고 이상한 문화죠.”

시체관극이란 ‘시체’처럼 공연을 본다는 의미이다. 연극이나 뮤지컬 공연을 관람할 때 시체처럼 아무런 움직임 없이 자그마한 소리도 내지 않는 관람 문화를 두고 논란이 야기되고 있다.

매년 연뮤계의 시체관극은 소셜미디어 사이에서 큰 화젯거리다. 특히, 이번에는 한 기자의 공연리뷰 기사 ‘뮤지컬 리진을 볼 필요가 없는 이유’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이 기자는 리뷰 기사 때문에 공연장을 방문했고 메모를 하기 위해 노트를 꺼냈다. 이때 옆자리 관객이 “메모하면 시끄러우니 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이 기자와 직원을 불러 민원을 넣었고 뒷자리로 옮겨준다는 직원의 만류에도 기자는 공연을 보지 않고 나왔다고 한다.

이 같은 기사가 업로드된 이후 소셜미디어상에서는 입장 차이가 드러났다. 일반 관객들은 자기도 시체관극을 경험한 적이 있다며 해당 경험을 말하곤 했다. 관객 A 씨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상식적으로 1막 75분 동안 한 자세로 어떻게 가만히 앉아 있냐”며 “잠깐 자세를 바꿨는데도 옆에서 째려보더라”고 말했다.

이에 연뮤덕(연극•뮤지컬 덕후)들은 일부의 문제라며 억울함을 전했다. 소셜미디어에 한 연뮤덕 H 씨는 “간혹 움직임조차 지적하는 일부 팬들이 있다”며 “공연 중 서로 대화를 하거나 애정 행각을 벌이는 등 공연장에서 하면 안 되는 행동에 대해 지적하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그는 “극장에서 영화를 볼 때와 같은 상황”이라며 “누가 영화관에서 메모를 하냐”고 말했다.

실제로 2022년 12월부터 2023년 3월까지 공연된 뮤지컬 ‘물랑루즈’에서 한 관람객이 술을 마신 이후 공연 관람 도중 토를 해 문제가 됐다. 해당 술은 뮤지컬 제작사에서 프로모션으로 진행한 것으로 관람객이 본인 주량을 넘겨 섭취한 것으로 보인다. 연뮤덕들은 이런 과잉행동을 지적하고 있다.

공연계에서는 시체관극 문화가 나타난 이유로 비싼 푯값과 라이브로 진행되는 공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대극장의 경우 VIP석이 최대 19만 원을 보이며 중•소극장은 R석이 최대 8만 원으로 결코 싼 값이 아니다. 이렇게 값비싸게 주고 갔기에 작은 소리조차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실시간 라이브로 진행되는 데다가 같은 캐스트라도 하루하루 공연이 다르다는 점이 이런 문제를 야기했다고 본다. 연극과 뮤지컬의 경우 영화처럼 다시 보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공연을 보는 그 순간이 중요하다는 점도 작용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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