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첫 공연을 하는 ‘오페라의 유령’의 VIP석 티켓 가격은 19만 원이다. 이는 국내 역대 뮤지컬 중 최고가이다. VIP석 가격은 15만 원을 넘지 않는 것이 암묵적인 기준이었지만 최근 이 기준이 사라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VIP석의 가격을 16만 원으로 인상하는 것을 시작으로 ‘베토벤’은 R석 17만 원, ‘물랑루즈!’는 VIP석 18만 원으로 가격을 책정하면서 뮤지컬 티켓 가격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오페라의 유령의 티켓 가격이 뜬 당일, 오페라의 유령의 줄임말인 ‘오유 19만 원’이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 뜨며 논란이 됐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이제 너무 부담돼서 못 보겠다”, “2~3시간에 거의 20만 원이면 너무 비싸다”, “15만 원도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19만 원은 입이 떡 벌어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뮤지컬 시장에는 한 공연을 재 관람하는 관객을 뜻하는 ‘회전문 관객’이 특히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뮤지컬 가격 인상은 N회차 관람객들에게 많은 부담을 준다. 티켓 가격이 높아질수록 진입장벽이 더 높아져 뮤지컬에 입문하는 사람도 점점 줄어들게 된다. 

대학생 김채원(22, 양산 동면) 씨는 “좋아하는 배우의 공연을 보기 위해 ‘오페라의 유령’을 예매하고 싶지만, 19만 원이라는 가격은 학생한테 너무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가격뿐만 아니라 많은 좌석을 VIP석이라고 묶어서 책정한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구역이나 열별로 차등 가격을 책정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VIP석의 범위가 넓어진 것을 지적했다. 예전과 비교했을 때 VIP석의 범위이 넓어짐에 따라 비싼 가격을 내고 공연을 보러가도 무대가 멀어서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한편 다른 네티즌들 사이에선 ‘가격을 인상하려면 뮤지컬의 퀄리티도 높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16일 막을 올린 뮤지컬 ‘물랑루즈!’는 오리지널 공연을 구현하기 위한 소품과 화려한 세트, 팝 음악으로 이루어진 뮤지컬 넘버 등으로 티켓값이 아깝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는 관객이 많다. 이처럼 높은 퀄리티의 공연이 아니라면 티켓 가격 인상은 관객들이 납득하기 쉽지 않다.

뮤지컬뿐만 아니라 콘서트 연극 등의 티켓 가격도 점점 인상하는 추세다. 이로 인해 대중은 문화비 지출에 많은 부담을 갖고,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취재기자 윤경은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