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연시 맞아 도시 곳곳 수놓은 빛축제들… ‘빛공해’ 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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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연시 맞아 도시 곳곳 수놓은 빛축제들… ‘빛공해’ 대책 필요
  • 취재기자 탁세민
  • 승인 2023.12.06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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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해운대 빛축제’, 지난 2일부터 두 달간 해운대 해수욕장서 개최
빛공해, 철새들의 이동 경로 상실·천체 관측 방해 등 생태계 혼란 야기

연말이 다가왔음을 실감케 하는 화려한 조명들이 도시 곳곳을 수놓고 있다.

빛축제는 대표적인 겨울 축제 중 하나다. 부산에서는 ‘희망, 빛으로 다시 한번’을 주제로 ‘제10회 해운대 빛축제’가 지난 2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해운대 해수욕장 일원에서 개최된다.

특히 올해는 해운대 해수욕장 이벤트 광장 앞 40m에 달하는 미디어 프로젝트 존이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총 4가지의 테마별 빛 조형물과 더불어 다양한 시민참여형 프로그램, 거리 문화 공연들이 시민들의 연말연시를 즐겁게 장식해준다.

지난 12월 2일부터 약 두 달간 진행되는 ‘제10회 해운대 빛축제’의 모습이다(사진: 취재기자 탁세민).
지난 2일부터 약 두 달간 해운대 해수욕장 일원에서 ‘제10회 해운대 빛축제’가 개최된다(사진: 취재기자 탁세민).

이처럼 어두운 밤을 밝혀 환상적인 볼거리를 제공해주는 빛축제. 일각에서는 밤늦게까지 진행되는 빛축제가 한편으론 ‘빛공해’의 피해를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한다.

빛공해란 인공조명의 부적절한 사용으로 밤에도 낮처럼 밝은 상태가 유지되는 현상을 말하며, 국제천문연맹(IAU)은 자연 상태의 밤하늘보다 10% 이상 밝은 상태를 빛공해로 규정하고 있다.

빛공해의 종류로는 한 장소에 과도하게 조명이 사용되어 혼란스러움을 유발하는 ‘군집 된 빛’, 쌍방향으로 누출된 빛이 대기 중의 수증기·먼지 등에 의해 굴절되면서 하늘의 전체적인 밝기가 밝아지는 ‘산란광’. 강렬한 빛에 눈이 노출되어 순간적으로 시각이 마비되는 ‘눈부심’, 조명의 결과가 의도하지 않은 구역까지 침투해 피해를 주는 ‘침입광’ 등이 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따르면 이러한 빛공해는 생태계에 여러가지 혼란을 야기한다. 인공조명 때문에 별빛이 사라지면 별빛을 나침반 삼아 이동하는 야생동물들이 길을 잃게 되고 24시간 빛에 노출된 식물들은 낮과 밤을 구분하지 못해 정상적인 성장이 이루어지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또 농작물은 개화 및 출수 시기의 변화를 겪고, 곤충은 생식 분포의 변화를 겪는다. 철새들은 이동 경로를 상실하고 천체를 관측하는 데에도 방해가 된다.

밤에도 환하게 빛나는 불빛은 우리 몸이 숙면을 취할 때 생성되는 면역 호르몬 ‘멜라토닌’의 분비를 억제해 각종 질병 및 암을 유발할 수 있다(사진: 취재기자 탁세민).
밤에도 환하게 빛나는 불빛은 우리 몸이 숙면을 취할 때 생성되는 면역 호르몬 ‘멜라토닌’의 분비를 억제해 몸에 좋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사진: 취재기자 탁세민).

지난 2007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기구(IARC)는 빛공해를 발암물질의 하나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밤에도 환하게 빛나는 불빛은 우리 몸이 숙면을 취할 때 생성되는 면역 호르몬 ‘멜라토닌’의 분비를 억제해 각종 질병 및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 이 외에도 빛공해는 근시 유발과 더불어 뇌파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빛공해는 빛축제의 화려함에 가려져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적절한 조명으로 도시 조경을 살리면서 시민들의 불편함을 감소시키기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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