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주와 알바생의 관계를 풍자하는 블랙코미디까지 등장
아르바이트 경험 없는 대학생은 면접 연락조차 오지 않아
주휴수당 지급 피하기 위한 ‘쪼개기 고용’ 형태도 만연
‘축하드립니다. 당신을 사장으로 채용하겠습니다.’
SNL 사회 풍자 코미디에 나온 대사이다. 위 대사는 아르바이트생이 사장을 대상으로 면접을 보는 장면이다. 최근엔 아르바이트생이 사장보다 높은 위치에 있다는 모습을 표현하는 것으로 사회를 풍자하는 의도를 담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아르바이트 경력이 없거나 지원하려는 곳과의 조건이 맞지 않을 경우 면접을 보기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일자리를 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구인・구직 어플에 가입 후, 지원하고자 하는 곳에 온라인 지원서를 제출하거나 문자 혹은 전화로 연락해 면접 일정을 잡고 면접을 보는 것이 전부다. 그 후 합격 연락이 오면 사장과 출근 일정을 조정해 출근하는 것이 전부다.
일자리 구하기 어려운 이유...대부분 관련 직종 경력 따져 채용
구인・구직 앱에 들어가 보면 구인 글이 분 단위로 업데이트 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걸까. 그 이유는 우대조건 때문이다. 아르바이트 직원을 구하는 사장은 우대조건을 기재할 수 있다. 선호하는 나이대, 경력 유무 그리고 근무 가능 기간까지 기재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채용담당자가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은 관련 직종과의 경력 유무이다. 경력이 있는지 없는지를 중요시 여기는 직종은 아르바이트 경험이 없는 대학생들이 지원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대학생은 대학가 주변에서 구직하곤 한다. 구인 모집이 자주 올라오는 직종에는 식당, 편의점, 카페 등이 있다. 특히나 카페는 경력이 없다면 면접을 볼 수조차 없다. 대학생 박예진(23, 경남 진주시) 씨는 “카페는 면접조차 보기 힘들다. 지원서와 연락을 아무리 넣어도 경력이 없으면 면접 연락이 오지도 않는 게 현실”이라며 “경력 무관이라고 기재되어 있어도 막상 경력이 있는 사람을 채용한다”며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시장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주휴수당 지급의 부작용으로 등장한 ‘쪼개기 고용’
‘쪼개기 고용’의 등장으로 일자리 구하기는 더욱 힘들어졌다. 쪼개기 고용이란, 주휴수당 지급을 피하고자 1명의 근무 시간을 몇 명이 나눠 일하는 것이다. 1일 3~4시간 내외, 주 3~4일 정도의 초단시간 근무자를 뽑는 형태이다. 대학생 이수연(22, 경남 창원시) 씨는 빙수 전문점에서 일하면서 쪼개기 고용 형태를 실제로 경험했다. 이 씨는 “여름에 빙수 전문점에서 일할 때, 정해진 근무 시간이 아닌 바쁠 때만 일했다”, “일주일에 2~3일 동안만 일할 수 있어서 생활비를 모으기에도 빠듯했다”며 쪼개기 고용 형태에 대해 지적했다.
초단시간 근무를 통해 충분한 생활비를 모으는 건 꽤 힘든 일이다. 생활비를 모으기 위해 여러 곳에서 일하는 대학생의 사례도 있다. 대학생 임다은(22, 경북 포항시) 씨는 “한 곳에서 짧게 일하니까 모이는 돈도 별로 없다”며 “주말에 두 곳에서 일하면서 생활비를 모으고 있는데 중간에 시간이 붕 떠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 많다”고 전했다. 대학생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본분을 잊은 채 아르바이트에 몰두하다 보면 해야 하는 공부는 막상 뒷전으로 밀리게 된다.
업주와 아르바이트생 모두 힘겨운 현실
업주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경기침체와 고물가 압박 속에서 사업장을 운영하는 것은 힘겨운 일이다. 최저임금과 함께 오르는 주휴수당은 업주에게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주 15시간 이상 근무한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시급의 20% 가량 더 지급해야 하는 걸 피하기 위해 쪼개기 고용을 선택한다.
계속되는 고물가 시대 속에서 쪼개기 고용은 증가할 것이고, 일자리 구하기는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일자리 고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세부 사항까지 개선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