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찰기 독도 영공 2차례 침범, 우리 군 360발 경고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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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찰기 독도 영공 2차례 침범, 우리 군 360발 경고사격
  • 취재기자 김진성
  • 승인 2019.07.23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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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공군전투기 플레어 20발, 기총 360발 쏘자 러 군용기 영공 이탈
중국 군용기와 동시 카디즈 침범...청와대 관련국에 강력 항의
일본은 느닷없이 독도가 자국 영토라며 우리정부에 경고사격 문제 제기
F-15 등 공군 전투기가 긴급 투입해 러시아 군용기의 영곰 침범에 대한 경고 사격 등 대응조치를 진행했다(사진:구글 무료 이미지).
F-15 등 공군 전투기가 긴급 투입해 러시아 군용기의 영곰 침범에 대한 경고 사격 등 대응조치를 진행했다(사진:구글 무료 이미지).

23일 오전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영공을 2차례 침범하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즉각 우리 공군 전투기가 발진해 360발의 경고 사격을 하자 영공을 이탈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오늘 오전 중국 군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 3대가 카디즈(KADIZ)를 진입했고, 이 가운데 러시아 군용기 1대가 독도 영공을 침범해 우리 공군기가 경고 사격 등 전술조치를 했고 영공을 이탈했다고 밝혔다.

참모본부 관계자는 이어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영공을 2차 침범했고, 이에 우리 공군기가 다시 경고 사격을 하자 독도 영공을 이탈해 북상했다고 설명했다.

군은 F-15KF-16 등 공군 전투기를 긴급 투입했다. 공군 전투기는 KADIZ를 무단 침입한 중국 폭격기에 대해 20여회, 러시아 폭격기와 조기경보기에 대해 10여회 등 30여회 무선 경고통신을 했으나 응답이 없었다.

공군 전투기는 특히 독도 인근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A-50 조기경보통제기를 향해 1차 침범 때 미사일 회피용 플레어 10여발과 기총 80여발을, 두 번째 침범 때는 플레어 10발과 기총 280여발을 각각 경고 사격했다.

타국 군용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동시에 카디즈에 진입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또 군이 이에 경고 사격한 것도 첫 사례이다. ‘카디즈는 국제법상 영공은 아니지만, 다른 나라 항공기가 방공식별구역에 넘어올 경우 사전 허가를 받는 것이 관례다.

합참에 따르면 러시아와 중국 군용기의 영공 침범은 계획적이었다. 이날 오전 644분쯤 중국 군용기 2대가 이어도 북서방에서 카디즈로 최초 진입해 오전 714분경 이어도 동방으로 이탈했다. 이후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 내로 비행하다가 오전 749분경 울릉도 남방 약 76마일(140km) 지점에서 카디즈에 재진입했다가 820분쯤 카디즈를 벗어났다.

이후 중국 군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 2대가 함께 오전 833분쯤 북방한계선(NLL) 북방에서 카디즈에 재진입했다가 94분 울릉도 남방에서 카디즈를 이탈했다.

기존 러시아 군용기 2대와 별개로 동쪽에서 러시아 A-50 조기경보통제기 1대가 카디즈에 진입했다. 공군 전투기는 즉각 차단 기동에 나섰고, 오전 9시 9분에 독도 영공을 침범하자 플레어를 투하하고, 경고사격을 하는 등 전술 조치를 했다. 러시아 군용기는 오전 9시 12분에 독도 영공을 벗어났다.

이후 독도 영공을 침범했던 러시아 A-50 조기경보통제기는 오전 9시 15분에 카디즈를 이탈했다가 오전 9시 28에 카디즈에 재진입한 뒤 오전 9시 33분에 독도 영공을 침범했다. 이에 공군 전투기가 재차 경고사격을 하자 9시 37분에 독도 영공을 이탈해 북상했다.

청와대는 러시아에 강력히 항의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연방안보회의(FSC) 서기에게 “이번 사태를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으며, 되풀이될 경우 훨씬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외교부도 이날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와 막심 볼코프 주한 러시아대사대리를 외교부 청사로 초치해 항의했다.

한편 우리 군의 대응과 관련, 일본 정부가 자국 영공을 침범했다는 이유로 우리 정부에 항의하고 나섰다. 항의는 일본 외무성과 주한 일본대사관이 각각 주일 한국대사관과 외교부에 전달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일본은 우리 정부에는 "일본 영토인 다케시마(독도를 일본에서 부르는 이름) 상공에서 한국 전투기가 경고사격하는 일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전했다고 NHK가 보도했다.  NHK는 이어 "러시아에는 '다케시마는 일본의 영토이며 영공 침범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과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일본 장관들도 나섰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다케시마는 일본의 고유 영토로 영공 침해를 한 러시아에 대해선 일본이 대응해야 하지, 한국이 조치를 취한다는 것은 일본 정부 입장과 양립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 역할을 하는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한국 군용기의 경고사격은 다케시마의 영유권에 관한 일본의 입장에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으며 극히 유감"이라며 "자위대기의 긴급발진으로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이 같은 행태는 독도에 대한 영유권 도발을 이어가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우리 외교부는 "독도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의 고유 영토로서 일본 측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일본 측은 외교 채널을 통해 항의해왔으며, 우리 측은 이를 일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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