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 보여 달라”: “결사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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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보여 달라”: “결사항전”
  • 차용범
  • 승인 2019.04.09 10: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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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말] / 차용범

1. “능력 보여달라”: “결사항전”

문재인 대통령은 8일 국회에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안 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강행했다. 대통령은 이들 장관에게 임명장을 주고 "험난한 인사청문회 과정을 겪은 만큼 이를 통해서 행정능력, 정책능력을 잘 보여주시기를 당부 드린다"고 밝혔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문 대통령의 독선’, ‘불통’, ‘일방통행’ 등 원색적 용어를 사용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국민여론은 무시해도 된다고 하는 독선과 오만 불통 정권임을 자인한 것”이라며 “임명을 철회하지 않으면 우리 당은 국민과 함께 결사의 각오로 저항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두 사람에 대한 임명 강행은 청와대와 대통령의 불통과 일방통행이 극에 달한 것”이라고 성토했다.

엄중한 국가현실 속에서 야당의 반발에 따른 경색정국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머니투데이, 이투데이).

2. 지금 ‘도덕적이고 겸손’한가

시스템 인사의 위력은 결과로 증명된다. 인사청문 대상자 중 낙마한 숫자, 낙마율이 가장 낮은 정부가 노무현 정부다.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 강행’ 경우도 제일 적다. “역대 가장 인사검증을 깐깐히 했던 정부가 참여정부인데, 그 민정수석이 저다. 인사검증에 관한 방대한 매뉴얼을 마련해 놓고 나왔다.”

그 매뉴얼에 충실했을 ‘문재인 청와대’의 인사 성적은 낮은 수준이다. 2년 동안 인사청문 대상자 중 낙마한 인사가 8명이다. 같은 시스템 인사인데 왜 이럴까. 우선 인재 발굴의 치열함이 수반되지 않고, 검증 잣대가 무디어진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방선거 압승 뒤에 “두려운 마음”으로 참모들에게 세 가지를 주문했다. 유능과 도덕성, 겸손함이다. 경제·민생에서 입증될 ‘유능함’은 인내와 시간을 요하지만, 도덕성과 겸손은 다르다. 4·3 보선 결과에 담긴 ‘불편한 진실’은 아마도 “역사상 가장 천박한 수구”로 내닫고 있는 자유한국당을 유권자들이 ‘마음 놓고’ 찍을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촛불정부’가 도덕적 우위와 겸손함을 의심받게 되면, ‘그놈이 그놈들’이란 냉소와 체념이 나라를 덮게 된다(경향신문).

3. 너무 늦은 반성은 없다

선거는 아름답다. 민주주의가 위기라고 한다. 브렉시트를 계기로 영국에서도 비관론이 쏟아진다. 그래도 믿을 건 선거다. 이때는 고개가 뻣뻣하던 정치인이 손을 내밀고, 듣는 척이라도 한다. 권력자가 확신을 가지면 참모들도 입을 다무는데, 그를 향해 주먹을 날릴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다.

정부는 과거 정부 탓을 한다. 이제 3년 차다. 언제까지 남 탓만 할 수 없다. 5년 간 적폐를 청산하는 동안 고난의 행군을 하겠다고 동의한 일이 없다. 당장 밥이 필요하고, 일자리가 있어야 한다. 탓만 하기에는 5년이 너무 짧다. 이번 보궐선거가 그런 민심을 보여준다.

관제 공론화까지 거쳐 원자력 정책을 흔들어 놓았는데, 곳곳에서 충돌한다. 미세먼지도, 수소 경제도 거기에서 꼬여 있다. 대통령이야 그렇다 치고, 전문가 참모들은 그럴 줄 몰랐을까. 무능과 무책임의 차이다. 그래도 너무 늦은 반성은 없다. 아무리 늦어도 늦은 게 아니다. 지금이라도 민생, 실용적 관점에서 재정비한다면 이번 선거는 좋은 예방주사가 될 수 있다(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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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 2019-04-10 03:09:10
반면교사와 원죄의식, 자유·바미래당의 깽판

전두환, 노태우는 감옥에 갔다 오고, 아버지 대통령은 시해당하고, 딸과 또 다른 대통령은 감옥에 있다. 자기들 땅이 넓다고 지역구 의원을 늘리자고 한다.

왜곡된 여론으로 인한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는 그 지역구 수를 전국 평균치의 지역구 수로 조정해야 한다. 강원도 산불에서 보듯 소탐대실하고, 국정이 표류하는 원인은 투표권 행사에 있어서 원죄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근묵자 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