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의무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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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의무경찰
  • 부산시 해운대구 강지호
  • 승인 2019.04.08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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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시민발언대] 부산시 해운대구 강지호

대한민국 20대 남자들이라면 누구나 군대를 가야 한다. 군대는 육군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해군, 공군, 그리고 카투사 등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그중에 유독 남자들이 가고 싶어 하는 군대가 있다. 바로 병역 의무 기간 동안 군 복무 대신 업무 보조를 하는 경찰인 의무 경찰이다.

의경의 선호도가 20대 남성들에게 높은 이유 중 하나는 의경이 아닌 육군이나 해군 같은 다른 군인들보다 자기 시간이 더 많다는 거다. 군대를 가는 많은 남자들은 2년 동안 사회에서, 혹은 학교에서 자신이 하고 있던 일들을 잠시 두고 군 복무를 하기에 2년이란 시간이 너무나도 아까울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2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자기개발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의경은 높은 경쟁률을 자랑한다. 나도 2018년 10월에 의경에 지원했지만 27:1이라는 어마어마한 경쟁률의 벽을 넘지 못하고 쓴맛을 경험한 적이 있다. 그리고 의경을 복무했던 경험이 있는 선배들은 나에게 의경을 꼭 가라고 말한다. 우스갯소리로 10번 이상 지원을 해 볼 만큼 가치가 있다고 얘기를 해준다.

대한민국 의무경찰은 2018년부터 선발 인원을 20%씩 줄여서 2023년에 완전히 폐지된다(사진: 대한민국 의무경찰 홈페이지).

하지만 20대 남자들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의경을 2018년부터 매년 뽑는 비율을 20%씩 차감을 해서 2023년에 완전히 폐지하겠다는 소식이었다. 이유는 ‘인구 절벽’으로 현역에 입대하는 사람의 수가 현저히 줄어들어 의경이나 해양경찰, 의무 소방 같이 다른 방법으로 병역 의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을 줄여 젊은이들 대부분을 현역에 입대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한, 의무경찰을 없앰으로 인해 경찰 공무원을 더 많이 뽑게 되는데 이로 인해서 취업난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고자 하는 현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다.

경찰 공무원을 준비하는 공무원 준비생들에게는 봄비 같은 소식이다. 나는 단기적으로 보면 나같이 의경을 가고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쉬운 소식이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조금이나마 취업난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경찰 측에서도 의경으로 2년 동안 보조 업무를 맡기는 것보다 경찰 공무원을 더 뽑아 사명감을 지닌 경찰들을 더욱더 많이 양성하게 된다면 경찰 업무에 훨씬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실제로 우리 아버지 친구는 경찰 공무원으로 20년 정도 복무했다. 아버지의 도움으로 의경에 대한 질문을 그분에게 할 수 있었는데, 의경이 없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그 자리를 경찰 공무원이 대체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훨씬 좋은 일이라고 말해주었다. 1982년부터 부족한 경찰 인원을 충당하기 위해 시행됐던 의무경찰 제도는 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수많은 미필들은 의무경찰 제도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기 전에 의무경찰로서 군 복무를 마치고 싶어 하므로 경쟁률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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