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강' 수강료 환불혜택, 조건 까다로워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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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강' 수강료 환불혜택, 조건 까다로워 '그림의 떡'
  • 취재기자 배수철
  • 승인 2015.09.30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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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점수 획득'에 SNS에 수강 후기 달기 등 홍보 행위 요구하기도

바햐흐로 취직 시즌이다. 취업 준비생들의 스펙 중의 스펙은 역시 공인 영어성적이다. 그래서 취준생들의 토익 수강 열풍은 여전하다. 이 틈에 토익 인터넷 강의 업체들이 수강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수강료 환급제를 홍보하고 있으나, 이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학생들 사이에서 토익 공부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고액의 토익학원을 다니기에는 시간적, 금전적 여유가 부족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많은 학생들이 수강료 환급형 토익 인터넷 강의, 일명 ‘인강’을 택하고 있다. 토익 인강은 온라인 특성상 굳이 정해진 시간에 학원을 가지 않고, 원하는 시간에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온라인 강의는 의지박약한 수강생들은 공부 효과를 보지 못하고, 흐지부지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토익 인강 업체에서는 수강료 환급제를 내세우고 있다.

수강료 환급제란 수강생들이 업체에서 정해놓은 목표 토익 점수를 달성하면 강의 업체에서 수강료를 환급해주는 제도다. 온라인 강의에 이 제도를 적용하면 수강생들의 학습 의지를 효과적으로 북돋을 수 있다는 것이다. 수강료 환급제를 내놓은 토익 인강 업체는 대표적으로 EBS 토목달(토익목적달성), 영단기(영어단기학교) 환급반, 해커스 토익 환급반 등이 있다. 이외에도 인강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점점 다양한 수강료 환급 상품이 등장하고 있다.

그 중 EBS 토목달의 수강료 환급 코스는 다시 종합 환급반, 두배 목표 환급반, 목표점수 환급반의 세 가지로 나뉜다. 종합 환급반은 토익 700점을 넘으면 100% 현금으로 환급된다. 두배 목표 환급반은 소정의 목표 점수를 넘으면 수강료 100%가 현금으로 환급되고, 목표점수 환급반은 출석과 과제, 그리고 테스트를 통과할 시 수강료의 100%가 현급으로 환급된다.

평소 학습 의지가 약해, 인터넷 강의를 기피했던 대학생 이다해(23, 울산시 울주군) 씨는 EBS 토목달 종합 환급반 강의를 24만 9,000원의 수강료를 지불하고 수강했고 성과를 달성해서 100% 현금으로 수강료를 환급 받았다. 이 씨는 “수강료를 환급받을 생각에 귀찮아도 열심히 들었다”며 “수강료 환급제도는 가장 좋은 선생님”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정하나(22, 경남 김해시 외동) 씨도 “수강료 환급 제도 덕에 원하는 시간에 인터넷으로 토익 강의도 듣고, 수강료까지 절약했다”며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리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수강료 환급 제도에 불만을 토로하는 이들도 있다. 대학생 김현아(23, 울산시 울주군) 씨는 토익 학원의 비싼 수강료 때문에 고민하던 중, "목표 점수 달성 시 수강료 100% 환급"이라는 토익 인강 업체의 광고 문구에 혹하여 바로 수강신청했다. 하지만 김 씨는 출석과 강의를 단 하루도 빠지지 않아야 하는 등 까다로운 환급조건에 결국 수강료 환급을 포기하고 말았다. 그녀는 수강료 환급제에 대해 “현실적으로 환급 받기가 매우 힘들다”고 말했다.

토익 인강 업체의 수강료 환급 기준을 살펴보면, 출석체크와 목표점수 달성과 같이 학습 의지 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조건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외에도 수강생들이 SNS에 수강 후기를 작성하고, 뱃지를 공유하는 등의 미션을 하도록 만들어 해당 강의를 홍보하려는 의도도 적지 않다. 이는 수강생들 사이에서 원성을 사고 있다.

▲ 토익 인터넷 강의 업체별 환급 기준(사진 출처: 네이버)

대학생 우진민(21, 부산 남구 용호동) 씨도 토익 인강을 열심히 들었지만 환급 조건이 까다로운 탓에 환급을 받지 못했다. 우 씨는 수강료를 환급받기 위해 목표 점수를 달성한 성적표를 업체에 제출했지만, 나머지 환급 조건인 SNS와 블로그에 수강후기를 남겨야 했다. 그러나 SNS를 사용하지 않는 그는 “조건이 매우 번거롭다”며 “의무적으로 SNS에 후기를 남겨야 하는 것은 SNS를 이용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토익 인강 업체의 과장된 광고도 문제다. 업체들은 ‘수강료 100% 환급’이라는 솔깃한 문구를 내걸고 광고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조건에 따라 수강료를 현금으로 50%, 자사 포인트로 50%로 환급해주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대학생 김수민(22, 부산시 동래구 낙민동) 씨는 토익 인강 수강료 환급제에 대해 “돈을 절약하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수강료 환급제가 상술처럼 이용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 토익 인강 업체 관계자는 수강료 환급제의 까다로운 조건이 학습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서 설정된 것이므로 어쩔 수 없고 사전에 충분히 공지된 사항이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관계자는 “학업증진과 관련 없는 환급 조건들은 판단 후에 절차를 거쳐 개선할 것”이라며 “학습자들로 하여금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모호한 광고문구 표현은 자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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