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버스 '안심 귀가 서비스,' 승객 안심 못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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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버스 '안심 귀가 서비스,' 승객 안심 못 얻는다
  • 취재기자 류세은
  • 승인 2015.04.14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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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주택가 임의정차'...홍보 부족으로 이용방법 모르는 시민 태반

 고등학생 류주미(18, 부산시 북구 화명2동) 씨는 학교에서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밤 10시가 넘은 시각에 집으로 귀가할 때 마을버스를 이용한다. 부산시는 밤늦은 시각에 어두운 동네 길을 가야하는 시민들을 위해 ‘마을버스 안심 귀가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류 양은 날마다 밤늦게 마을버스를 타고 귀가하면서도 마을버스 안심귀가 서비스를 이용해 본 적이 없다. 그런 게 시행되고 있는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마을버스 안심 귀가 서비스를 지난해 9월 20일부터 시작했다. 하지만 홍보가 부족했고 이용 방법 설명도 부족해서, 안심 귀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민의 수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마을버스 노동조합 관계자는 “기대만큼 안심 귀가 서비스를 시민들이 이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을버스 안심 귀가 서비스는 여성과 청소년 등 교통약자들이 밤 10시 이후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자는 취지로 시행됐다. 이 서비스에 따라서, 마을버스는 안심 귀가 서비스 구역으로 지정된 구간에서는 밤 10시 이후 정류소가 아닌 곳에서도 승객이 원하면 하차할 수 있다. 현재 부산시 전체에 걸쳐 134개 노선 571대가 시행 중이다.

▲ 부산광역시 공식 블로그 ‘쿨 부산’에서 마을버스 안심귀가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 마을버스와 안심 귀가 서비스 가능 구간을 확인할 수 있다(사진 출처: 부산광역시 공식 블로그 쿨 부산).

부산에서 마을 버스 안심 귀가 서비스가 시작된 지 6개월이 넘었지만, 많은 시민들이 안심귀가 서비스가 무엇인지 모르고 있다. 부산시는 서비스를 알리기 위해 서비스 해당 마을버스 앞부분에 현수막을 붙여 놓은 게 전부다. 대학생 임모(23, 금곡동) 씨는 주로 버스를 타고 학교에 다니지만, 마을 버스 안심 귀가 서비스가 무엇인지 잘 모른다. 임 씨는 “가끔 현수막을 보기는 했지만, 자세히 읽지 않아서 그게 무엇인지 잘 몰랐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시민들에게 마을버스를 밤에 택시처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렇지도 않다. 그 이유는 마을버스 노선 전 구간에 대해 안심 귀가 서비스를 승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승객들이 원하는 곳이 아닌, 부산시가 정해 놓은 임시 정차 구간에서만 마을버스가 정차할 수 있다. 그 구간은 500m에서 8km 정도의 구간인데, 이는 부산 시내 평균 마을 버스구간이 20km인 것에 비하면 짧은 거리다. 회사원 강다정(28, 화명2동) 씨는 야근으로 인해 종종 늦은 시간에 마을버스를 탄다. 그녀는 마을버스 앞에 붙어 있는 현수막을 보고 집 앞에 내려 달라고 했더니, 기사가 정차 구간이 아니라고 해서 원래 정류장에 내렸던 적이 있다. 강 씨는 “늦은 밤에 도움이 될까 했지만, 결국 정해진 정류장에 내려 안심 귀가 서비스 혜택을 보지 못했다.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문제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사고 위험이 있거나 다른 마을버스와 서비스 구간이 중복되는 곳을 피하다 보니 마을버스 안심 귀가 서비스를 위해 지정된 정류장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 마을버스 앞에 부착 되어있는 안심귀가 서비스 안내 현수막 사진(사진: 취재기자 류세은).

마을버스 인심 귀가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 도시는 부산 이외에도 서울, 대구, 순천, 수원 등 전국에 다섯 곳이 있다.

서울시는 ‘안심귀가 스카우트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이는 밤 10시 이후부터 새벽 1시 사이에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이 버스 하차 30분 전에 구청 상황실에 문자를 보내면, 안심 귀가 스카우트 봉사자들이 하차 시간에 맞춰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렸다가 승객 집까지 동행하는 서비스다. 안심귀가 스카우트가 서울에서 시행된 지는 3년이 다 돼간다. 처음에는 미미한 실적 때문에 실효성 논란이 있었지만, 지금은 지속적인 홍보로 대학가 주변 여대생들의 이용률이 높은 편이다. 뉴시스 3월 24일자 보도에 따르면, 스카우트 봉사자 최모(46, 서울시 중랑구) 씨는 처음에는 이용자가 적었는데 지금은 이용하는 시민이 많이 늘었다고 한다.

전남 순천시는 안심 귀가 서비스를 위해 문자 서비스를 이용한다. 승객들은 ‘안전순천’이라는 모바일 앱을 다운받아 부모 등 문자를 보낼 번호를 설정해 놓고, 버스나 정류장에 부착되어있는 NFC코드를 찍으면, 설정되어있는 번호로 버스 정보가 전송되고, 문자를 받은 사람이 승객이 내릴 정류소에 나와서 기다리면 된다. 순천시 안전순천 서비스 관계자는 시빅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용하는 시민들은 대부분 만족한다며 앞으로 주택가나 도로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서나래(21, 순천시 장천동) 씨도 “이용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어도 정말 좋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부산시 마을버스 안심 귀가 서비스 관계자는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마을버스 안심 귀가 서비스를 좀 더 개선하고 홍보하여 무용지물인 서비스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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