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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물갔다던 자판기의 부활...꽃, 화장품, 반찬, 네일아트까지 진출2초만에 네일아트 끝...전국 최초 반찬 자판기 부산에 등장 / 임소정 기자

한동안 뜸했던 자판기가 급속도로 사용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커피나 음료수 수준에서 벗어나 꽃, 화장품, 반찬, 네일 아트까지 진출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언택트(untact) 기술이 발달하고 자판기의 변신은 무한해졌다. 언택트란 접촉의 뜻을 가진 콘택트(contact)에 부정을 뜻하는 접두어 언(un)을 붙인 신조어로, 판매자와 접촉하지 않아도 소비자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 행인이 네일 자판기에서 네일아트 모양을 선택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임소정).

네일케어를 즐기는 대학생 김명희(20, 부산시 서구) 씨는 “네일숍에서 케어 한 번 받으려면 5만 원 정도 드는데 부담스럽다”며 “하지만 네일 자판기는 1만 원만 있으면 이용할 수 있어 편하다”고 말했다. 부산 ‘핑거네일투고’에서는 네일 자판기로 손가락 하나 손질해주는데 2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네일 자판기에서 원하는 사진이나 모양을 선택하고 자판기에 손가락을 넣은 뒤 기다리면 아트가 완성돼 나온다.

핑거네일투고 관계자는 “방법이 간편해서 그런지 대학생들이 수업이 없는 짬을 이용해 찾아온다”며 “짧은 시간에 원하는 무늬를 손톱에 새겨 넣을 수 있어 재미삼아 이용하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자판기 전문 제조업체 (주)해인통상 관계자는 네일 자판기의 원리에 대해 “프린트 인쇄와 같다”며 “손톱 위에 네일 착색료가 뿌려져 원하는 디자인이 빠른 속도로 프린트된다”고 말했다.

공들찬 반찬 가게 앞에 40여 가지의 반찬이 든 자판기가 놓여있다(사진: 공들찬 제공).

부산 수영구 민락동에 위치한 반찬가게 ‘공들찬’에는 부산 최초이자 유일한 반찬 자판기가 있다. 가게 앞에 놓인 두 개의 자판기에는 가지 볶음, 연근 조림 등 40여 가지의 반찬이 들어있다. 각 반찬에는 번호가 붙어 있다. 구매하고 싶은 반찬의 번호를 입력하고 돈을 넣으면 포장된 반찬이 나온다. 공들찬 반찬가게 관계자는 “사용 방법이 쉬워 직장인들도 많이 이용한다”며 “당장 내일 아침 반찬거리를 준비해야 하는 주부들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반찬가게는 직장인들의 퇴근 시간에 문을 닫기 때문에 직장인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자판기를 설치했다. 이 가게의 주인은 “나도 맞벌이 경험이 있어서 직장인들의 사정을 잘 안다”며 “반찬 자판기를 설치하면 가게 문을 닫은 뒤에도 손님들이 이용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박소윤 씨가 벤디에 들어가려고 신용카드를 카드 리더기에 대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임소정).

경성대학교 정문 근처 한 가게엔 의류, 가방, 화장품 등 종합 멀티쇼핑을 할 수 있는 자판기로 가득 차 있다. 국내 최초 무인 편집스토어 ‘벤디’다. 자정을 넘은 시간, 박소윤(22, 부산 남구) 씨는 닫혀 있는 이곳 무인스토어에 신용카드만 찍고도 출입할 수 있다. 일은 자판기가 다 하고 직원은 따로 두지 않아도 돼 24시간 운영한다. 박 씨는 “자판기만으로 24시간 문을 여는 가게는 처음 본다”며 “혼자 구경해도 눈치 안 보고 자판기에 돈만 넣으면 살 수 있어서 맘에 든다”고 말했다.

‘벤디’와 같은 무인스토어는 ‘불편한 소통’보다 ‘편한 불통’을 선호하는 젊은이들의 추세가 반영된 결과물이다. 한동안 주춤했던 자동판매기와 같은 무인시스템이 다시 기지개를 켠 셈이다.

해인통상 관계자는 국내 자판기 시장과 관련해 “향후 무인화의 추세에 따라 자판기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규모로 자판기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에 대해 “대형 업체와 경쟁한 결과 재료 매입 단가에서부터 차이가 나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취재기자 임소정  reporter1@civic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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