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모여라," 페이스북에 친목 그룹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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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모여라," 페이스북에 친목 그룹 성행
  • 취재기자 이도현
  • 승인 2014.06.16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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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 하나면 쉽게 가입...편리하게 사귀지만, 얕은 만남 될 수도

"솔로인 사람 여기 모여라~~!!" 이런 글과 함께 글쓴이로 보이는 사람의 사진이 페이스북에 업데이트되면, 사람들은 하나둘 ‘좋아요’를 누르고, “외롭다,” “여기여기 모여라” 등의 댓글을 단다.

이는 페이스북의 ‘부산친목네트워크’ 그룹에 올라온 글이다. 세계 최대의 SNS답게 페이스북에는 친목 그룹이 많이 개설돼 있다. 이들은 일반인에 가입이 개방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누구나 가입버튼 하나만 누르면 쉽게 가입되기 때문에 페이스북의 많은 사용자들이 친목 그룹을 통해 서로 인연을 맺고 있다.

회원 모두의 상부상조하는 인간관계 형성에 초점을 맞춰 개설된 부산친목네트워크 그룹은 개설된 시기가 2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1만 6000명의 사람들이 가입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부산시 부산진구 당감동에 사는 이모(21) 씨는 친목그룹에 자주 글을 올린다. 그는 “친목 네트워크에 글을 올리면 관심 가져주는 사람도 많고 취미가 비슷한 사람들은 댓글을 통해서 쉽게 친해질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친목 그룹은 자기 사진을 올려놓고 평가를 바라는 글, 술친구를 구하는 글, 사람을 찾는 글 등을 통해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 부산친목네트워크 그룹에 게시된 글(출처: 페이스북)

친목 그룹을 통해서 사람들이 교류하는 방식도 다양하다. 단톡방(단체 카카오톡방)을 만들어서 교류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마음 맞는 사람끼리 별도로 그룹을 만들어서 교류하는 사람들도 있다. 사상구 냉정동에 사는 이모(21) 씨는 한 주 전부터 그룹에서 친목 단톡방으로 들어가 활동하고 있다. 그는 “평소에 많이 심심해하는 편인데 단톡방에 들어오고 나서 서로 이야기도 하고 주기적으로 만나기도 하니까 재미있다”며 친목네트워크의 유용성을 강조했다.

친목그룹에서 좋은 인연만 구해지는 것은 아니다. 얼마 전부터 친목 그룹 단톡방에서 활동하기 시작한 안모(23) 씨는 “좋은 인연을 만들기 위해서 단톡방에 들어갔는데, 말하다 보니 서로 안 맞는 점이 많고 싸우게 되어서 결국 단톡방을 나오게 되었다”며 SNS만을 보고 사람을 사귀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토로했다.

페이스북 친목 네트워크에는 이런 친목그룹 외에도 학교 구성원의 친목을 다지기 위한 ‘대신 전해드립니다’, 자신이 먹은 것들을 공유하며 친목을 다지는 ‘먹방 그룹’, 독서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끼리 친목을 다지는 ‘책벌레그룹’도 있다. 책벌레그룹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모(24) 씨는 “평소 책을 멀리했는데 그룹에 가입하면서 내가 읽은 책도 공유하고 다른 사람이 추천한 책도 읽어보면서 독서에 흥미를 붙였다”고 말했다.

▲ 페이스북 친목 그룹인 책벌레 그룹과 먹방 그룹의 모습(출처: 페이스북)

이런 페북 친목 그룹은 새로운 사람을 쉽게 만날 수 있는 장이 될 수도 있지만 다르게 보면 사람의 한 단면만을 보고 사람을 사귀게 될 수도 있다. 경기도 안산에 거주하는 이모(21) 씨는 “아무래도 온라인에서 사귄 사람은 우선적으로 남이라는 생각이 강해서 얕은 친목만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진구 당감동에 사는 정모(21) 씨도 “SNS에서 친구 100명 사귀는 것보다 오프라인에서 한 명 사귀는 게 더 오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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