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못할 밤 만들어줄테니 나랑 자자” 서지현 검사 성희롱 추가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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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못할 밤 만들어줄테니 나랑 자자” 서지현 검사 성희롱 추가 폭로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8.01.31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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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여검사를 노래방 도우미 취급도...여론 들끓자 법무부 “진상 철저 조사, 성범죄 예방책 마련할 것” / 정인혜 기자
창원지검 통영지청 서지현 검사가 검찰 간부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후 국민 여론이 들끓고 있다. 사진은 서 검사가 29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한 장면: JTBC <뉴스룸> 캡처).

검찰 간부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서지현 검사의 고발이 큰 파문을 일으키는 가운데, 서 검사는 검사 생활 중 겪은 또 다른 성희롱 경험들을 털어놨다. 국민들은 한 목소리로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서 검사는 30일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를 통해 검사 생활 동안 남성 검사들로부터 당한 성희롱 사례를 추가 공개했다. ‘나는 소망합니다’라는 제하의 해당 글에서 서 검사는 “성추행으로 매우 큰 심적인 고통을 당하던 중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소설 형식으로 작성한 개인적인 글”이라며 “100% 실제 사실을 내용으로 쓴 것으로 추행 부분에 관하여 진술하는 것에 심리적으로 큰 괴로움이 있어 이 글로 대신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서 검사가 공개한 내용은 충격적이다. 유부남인 선배, 후배 검사들은 회식이 있던 날마다 그에게 성희롱을 했다. ‘나 외롭다’던 선배에서부터, ‘네 덕분에 도우미 비용 아꼈다’고 말하던 부장도 있었다고 한다.

그는 “회식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 밤이면 ‘나 외롭다. 요즘 자꾸 네가 이뻐 보여 큰일이다’라고 말하던 유부남 ㄱ 선배, ‘누나 저 오늘 집에 들어가기 싫어요, 한 번 안아줘야 차에서 내릴 거예요’라고 행패를 부리던 유부남 ㄴ 후배, 노래방에서 분위기 못 맞춘다는 말을 피해보려 열심히 두드린 탬버린 흔적에 아픈 손바닥을 문지르고 있는데 ‘네 덕분에 도우미 비용 아꼈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던 부장, ‘잊지 못할 밤을 만들어줄 테니 나랑 자자’ 따위의 미친 말을 지껄여대더니 다음날 아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던 유부남 ㄷ 선배 따위가 있기는 했지만…그럴 때마다 할 수 있는 일은 아랫입술을 꾸욱 꾸욱 깨무는 것뿐이었다”고 썼다.

검찰 조직 내에 만연한 여성 검사에 대한 차별도 털어놨다. 그는 “‘여성은 남성의 50%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인정받으려면 (남성보다) 2배 이상 열심히 해야 해’라고 말하는 부장보다 그 옆에서 ‘옳으신 말씀이야, 새겨들어’라고 말하던 바로 윗선배의 모습이 더욱 폭력적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큰 청에서 성폭력 사건 전담할 검사가 여자밖에 없다고 해 만삭 상태에서 변태적인 성폭력 사건을 조사해야 할 때도, 나이트클럽에서 여성을 모텔로 떠메고 가 강간을 한 사건에 대해 ‘여성들이 나이트를 갈 때는 2차 성관계를 이미 동의하고 가는 것이기 때문에 강간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부장이나, ‘내가 벗겨봐서 아는데’ 식으로 강간 사건에 유달리 관심을 보이는 부장 앞에서도 할 수 있는 말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인사상 불이익을 당했다는 주장도 내놨다. 그는 “평생 한 번 받기도 어렵다는 장관상을 2번 받고, 몇 달에 한 번씩은 우수 사례에 선정돼 표창을 수시로 받아도 그런 실적이 여자의 인사에 반영되는 일은 별로 없었다”면서 “여자의 실적이 훨씬 좋은데도 여자가 아닌 남자 선배가 우수 검사 표창을 받는다거나, 능력 부족으로 여자가 80건이나 재배당 받아 사건을 대신 처리해줘야 했던 남자 후배가 꽃보직에 간다거나 하는 일이 종종 일어날 때도 여자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폭로했다.

논란이 커지자, 법무부는 진상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성범죄 예방책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법무부는 30일 “오늘 대검찰청에 2010년 법무부 안모 국장의 성추행 여부 등 서 검사가 제기한 문제 전반에 대해 철저히 진상을 조사해 엄정히 처리하도록 지시했다”며 “법무·검찰의 직장 내 성희롱 등 또 다른 성범죄가 없는지 확인해 엄정 처리하도록 하고, 이러한 문제의 재발방지를 위한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9일 법무부는 “작년 말 당사자의 주장에 따라 충분히 살펴봤으나, 아무런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네티즌들은 한 목소리로 그를 응원하는 한편, 관련자들에 대한 엄중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 네티즌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어나는 성폭력이 모두 알려져 철퇴를 맞길 간절히 기원한다”며 “서지현 검사님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라고 말했다.

관련 기사에 달린 네티즌 댓글(사진: 네이버 캡처).

이 밖에도 네티즌들은 “사법부가 성폭력에 관대했던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 “정말 심각하다”, “공수처 꼭 설치해야 한다”, “공부만 하다 검사 돼서 어렸을 때 못 놀았던 한 푸는 건가”, “어디서부터 고쳐야할지 감도 안 온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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