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도로변 살해사건 보고도 지나친 시민 놓고 갑론을박...“시민정신 부족” vs “보복 피하려면 어쩔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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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도로변 살해사건 보고도 지나친 시민 놓고 갑론을박...“시민정신 부족” vs “보복 피하려면 어쩔 수 없어"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11.28 1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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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 네티즌 "보복 범행 우려, 목격자 신변 보호도 안 되는데 굳이 나설 필요 있나" / 정인혜 기자
살해 현장 목격시 대처 방법을 두고 온라인에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살해 현장을 목격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적극적으로 말려야 할까, 아니면 못 본체 지나가야 할까. 정답은 없다. 다만 현재 온라인에서는 이를 주제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지난 26일 저녁 서울 강남구의 한 길가에서 남편 A(24) 씨가 아내 B(22) 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살해 현장은 B 씨가 살고 있던 빌라 앞 도로변이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어린 나이에 유명을 달리한 피해자를 추모했다.

그런데 당시 현장에 목격자가 있었다. SBS는 A 씨와 B 씨가 몸싸움을 벌이고 있을 때 오토바이를 타고 바로 옆을 지나가던 시민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 시민은 별다른 조치 없이 현장을 지나쳤고, B 씨는 A 씨가 휘두른 흉기에 결국 숨졌다.

목격자가 있었다는 소식에 네티즌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선 목격자의 무심함을 탓하는 의견이 눈에 띈다. 적극적으로 A 씨를 만류했다면 참극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 네티즌은 “그냥 지나치지 말고 도와줬으면 사람이 살 수도 있었는데 너무 안타깝다”며 “무서운 건 이해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간절할 수도 있는데 세상이 너무 팍팍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듯 목격자의 태도를 질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그를 두둔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가해자가 흉기를 들고 있는 상황에서 목격자 본인의 안위를 최우선적으로 챙겨야 한다는 주장이다. 보복살인을 우려하는 의견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안타깝긴 하지만, 괜히 도와줬다가 보복 범죄 대상이 되면 이건 누가 책임 지냐”며 “오지랖 넓게 도와줬다가 쌍방과실로 입건된 목격자 사례가 어디 한두 번이냐”고 사고 현장을 지나친 목격자를 대변했다.

이에 동의한 다른 네티즌도 “적극적으로 나섰다가 낭패 본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라며 “죄를 뒤집어쓸 수도 있고, 오히려 죽음을 당할 수도 있고, 소송에 휘말려서 폐인이 될 수도 있다. 막말로 인생 종 칠 수도 있는데, 뭐하러 남의 일에 굳이 나서겠냐”고 말했다.

경찰의 안일한 대응을 문제 삼는 의견도 더러 있다. 이 같은 주장은 목격자에 대한 보호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운다. 폭행 사건을 만류했다가 덩달아 경찰서에 끌려가 본 경험이 있다는 한 네티즌은 “도와주면 쌍방과실로 같이 폭행 벌금 내는 세상에 누가 도와주려 하겠냐”며 “경찰에서는 목격자 신상 보호에는 관심도 없다. 이 말도 안 되는 일과 가해자 우선으로 돌아가는 법이 고쳐지지 않는 이상 이런 일은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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