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저녁 부산시 우동 영화의전당에서 막을 올린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가을비가 내려 제법 쌀쌀해진 날씨에도 관객들은 우산과 우비로 비를 가린 채 레드카펫 행사를 보기 위해 길게 줄 서 있었다.
개막식을 앞둔 오후 5시 30분경부터 레드카펫에는 은막의 스타들이 하나, 둘 등장했다. 관객석에서는 그들의 시선, 몸짓 하나에 박수와 함성이 쏟아졌다. 관객들의 주요 관심사인 레드카펫 위 배우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하나같이 '블랙 드레스와 수트'가 드레스 코드였다.
평소엔 레드카펫 위에서 화려하고 아름다워 보이고 싶어하는 스타들이 검은 옷을 선택한 데는 지난 5월 고인이 된 김지석 부집행위원장을 향한 추모의 뜻이 담겼다는 후문이다.
일본의 유명 배우들도 레드카펫을 밟았다. 한국인에게도 낯익은 아오이 유우, 일본의 국민 여동생인 스기사키 하나, 아리무라 카스미, 일본의 국민 배우 아베 사다오 등이 차례로 등장했다. 특히, 여배우들이 레드카펫에 모습을 보이자 팬들의 함성이 곳곳에서 쏟아졌다.
한편, 레드카펫에는 서병수 부산 시장도 참석했다. 게스트가 등장할 때마다 우레와 같은 함성을 지르던 관객들은 서 시장의 등장과 함께 일순간 침묵했고, 기자들 역시 플래시 세례를 멈췄다.
<다이빙 벨> 파문 이후 서 시장은 영화인들로부터 부산국제영화제를 위축시킨 장본인으로 꼽혀왔다. 이날 서 시장의 등장에 영화인들과 영화팬들의 항의의 뜻을 담아 침묵한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입장은 개막식 사회를 맡은 배우 장동건과 소녀시대 윤아였다.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호흡을 맞췄던 장동건과 김하늘이 사회를 맡기로 예정됐지만, 김하늘의 임신으로 사회자가 변경됐다.
한편, 이날 관객석에선 스타들의 사진을 찍으려는 팬들이 스마트 폰을 일제히 치켜 들었고, 일부 열혈 팬들은 함성을 지르거나, 스타의 이름을 부르며 손을 흔들었다.
또한, 레드카펫 행사가 끝나자 주변에서는 열혈 팬들이 우비를 쓴채 'I BIFF, I Belief(나는 부산국제영화제를 믿는다)' 등의 손팻말을 들고 사진을 찍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