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정부 관권 선거 문건에 이름 오른 박형준 '썰전' 하차 요구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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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정부 관권 선거 문건에 이름 오른 박형준 '썰전' 하차 요구 직면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7.09.29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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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MB 청와대가 정진석, 박형준 등 비서관 출신 후보 총선 불법 지원" 주장 / 신예진 기자
더불어민주당 적페청산위원회는 28일 이명박 정부 청와대가 2011년 12월 작성한 '대통령실 전출자 총선 출마 준비 관련 동향 문건'을 공개했다. 해당 문건에는 최근 논란이 된 정진석 의원과 박형준 교수의 이름이 올라 네티즌들의 관심이 뜨겁다(사진: 민주당 이재정 의원 트위터).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가 총선에 출마한 청와대 출신 후보를 지원하는 등 관권 선거를 치른 정황을 담은 문건이 공개됐다. 해당 문건에는 현재 JTBC <썰전>에 출연 중인 박형준 교수가 지원 대상자로 이름이 올라 있어 박 교수의 <썰전> 하차를 요구하는 시청자들이 항의가 게시판에 빗발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위원회는 28일 오전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작성한 '대통령실 전출자 총선 출마 준비 관련 동향 문건'을 공개했다. 해당 문건은 2011년 12월 작성됐으며 “대통령실 전출자 중 행정관 이상 11명이 내년 총선 출마 중인데 대통령실 차원의 직·간접 지원을 호소”라고 적혀있다. 즉,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대통령실 차원에서 직간접적으로 특정 인물 총선 당선을 위한 지원에 나선 것.

총선 지원 대상은 당시 대통령실에서 근무하다 총선에 출마하는 인물들로 수석급 2명, 비서관급 7명, 행정관급 2명으로 총 11명이다. 수석급으로는 당시 정무수석이었던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 시민사회특보였던 박형준 교수이며, 통일비서관을 지낸 정문헌 전 의원, 행정관을 지낸 심학봉 전 의원 등이 포함됐다. 이 같은 불법적인 지원은 대통령실 출신 당선자들이 국회에서 이명박 정부 정책 기조를 홍보하고 이 전 대통령이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는데 힘을 보탤 것을 기대해 이뤄졌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위원회 소속 이재정 의원도 자신의 트위터에 문제의 문건을 올리며 “노골적 총선 개입”이라며 비난에 나섰다. 이 의원은 “정진석 의원 등 대통령실 전출자들의 2012 총선 당선을 위해 청와대가 지원한 것으로 보이는 문건이 발견됐다”며 “노골적으로 총선에 개입한 MB야말로 탄핵으로 물러났어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어 “이래도 적폐 청산이 정치 보복이냐”고 덧붙였다. 이 의원의 지적은 최근 박 교수의 ‘이명박 죽이기’ 발언에 대한 맞대응 차원으로 보인다.

문건에 이름을 올린 박 교수는 지난 21일 고정 패널로 출연 중인 <썰전>에서 민주당의 적폐청산 TF가 사실상 이명박 정권을 죽이는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박 교수는 "적폐 청산이 바른길로 가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정치적으로 보수 세력에게 타격을 주겠다는 게 보인다”고 질타했다. 박 교수는 이어 "노무현 정부, 김대중 정부 국정원을 뒤져도 똑같을 것"이라고 언급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박 교수뿐만 아니라 정 의원도 최근 ‘MB 구하기’에 열을 쏟고 있다. 정 의원은 이명박 정부 국정원 댓글 사건이 논란이 되자 “댓글 정치의 원조는 노무현 정부”라고 주장해 이를 납득하지 못하는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이명박 정부가 ‘익명’으로 특정 인물 비방과 정권 홍보를 한 사례와 달리, 노무현 정부는 ‘실명’으로 정부 정책이나 오보에 대응하라는 내용이기 때문.

JTBC <썰전> 게시판에는 박형준 교수의 하차를 외치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빗발치고 있다. 28일 저녁 8시 기준, 박 교수 관련 글이 500개가 넘는다(사진: <썰전> 시청자 게시판 캡처).

한편, 이런 사실이 드러나자 <썰전> 시청자 게시판에는 박 교수의 하차를 촉구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박 교수는 지난 7월 초부터 전원책 변호사를 대신해 프로그램에 투입됐다. 시청자들은 “국정원 댓글 부대의 수혜자가 <썰전>의 패널이라니”, “자진 하차하라”, “박형준 씨 퇴출 요청합니다”, “전원책 변호사가 그립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

직장인 강유진(25) 씨도 이번 사태에 씁쓸함을 내비쳤다. 강 씨는 “박형준 교수는 굉장히 합리적인 보수라고 생각했다”며 “썰전에서 MB 정권 나올 때마다 은근슬쩍 이명박 감싸기를 하는 것 같더니 그 이유를 이번 문건을 보고 알게 됐다”고 실망감을 내비쳤다. 강 씨는 이어 “제대로 된 보수는 없는 걸까? 새 <썰전> 패널이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 네티즌들은 “부정선거의 폭과 깊이를 보면 역대 최고다”, “정진석이 노무현까지 언급하며 눈에 불을 켜고 이명박 쉴드 칠 때 알아봤다”, “이명박 정부에 죗값 치러야 할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다”,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든 사건”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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