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만능 리모컨, 전력 줄줄 새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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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만능 리모컨, 전력 줄줄 새게 만든다
  • 취재기자 조나리
  • 승인 2013.07.02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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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가전에 사용 가능... 편리하지만 전력 과소비 우려

▲ 스마트폰에 있는 리모컨으로 카페 에어컨을 조절하고 있다(사진: 조나리 취재기자)
지난 5월, 신상품 스마트폰인 옵티머스G프로를 구매한 백솔(24) 씨는 스마트폰 안에 있는 리모컨의 편리함에 깜짝 놀랐다. 기존의 다른 스마트폰에 있는 TV 리모컨 기능뿐만 아니라 에어컨과 비디오 프로젝터, 오디오 등 웬만한 가전제품을 스마트폰 안의 기능 하나로 작동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기 집에서 자유롭게 스마트폰 리모컨을 쓰던 백 씨는 최근 새로운 사실을 하나 더 발견했다. 친구들과 함께 간 카페에서도 본인의 스마트폰 리모컨으로 에어컨을 자기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었던 것.

적외선 신호를 통해 가전제품을 통제할 수 있는 스마트폰의 이 새 기능은 'Q리모트'라 불린다. 'Q리모트'는 지난해 9옵티머스 뷰2’모델부터 추가된 기능으로, 현재는 '옵티머스 뷰2’와 '옵티머스G 프로의 단말기에 탑재돼 있다.

Q리모트는 제조사인 LG의 제품뿐만 아니라마루망,’'마란츠와 같이 생소한 외국 기업들의 제품까지 모두 포함해 500여개의 제조사 전자제품을 제어할 수 있다. 세계 최초로 탑재된 편리한 이 기술에 출시 당시 여러 언론사들이 잇달아 이에 대한 기사를 내놓기도 했다.

그 기대에 만만치 않게 실제 반응도 좋았다. 인터넷에는옵티머스G 프로, 100% 활용하기 Q리모트와 같이 기능 사용법을 상세하게 설명하는 기사와 블로거들의 사용 후기가 줄이어 올라왔다.

사용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먼저, 리모컨 기능을 추가하고자 하는 가전제품을 선택하고 제조사를 고른 뒤, 제대로 작동하는지 직접 제품에 테스트를 하면 등록이 끝난다. 한번 전자제품을 등록하면 그 제품은 물론, 같은 제조사인 같은 종류의 가전제품들은 장소를 불문하고 추가 등록 없이 이 기능 하나로 사용할 수 있다.

▲ Q리모트 실행 화면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과 시장의 반응을 보면, LG로서는 성공인 듯하나, 제대로 된 인증절차 하나 거치지 않아도 되는너무 편리한이 기능이 조금은 위험해 보인다.

일부 원전의 가동 중단과 이른 무더위로 전력난이 최고조로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공공기관과 전기 다소비 건물의 냉방 온도를 각각 28, 26도로 제한하고 있다. , 에어컨을 켠 채 문을 열고 장사를 하는 가게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하는 곳에서 전력이 줄줄 새어나갈 수도 있다.

실제로 Q리모트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폰을 가지고 대학교와 음식점, 카페, 은행 13곳의 에어컨을 조종해 본 결과, 대부분 제품이 정상적으로 작동됐다. 전원을 껐다 켰다 하는 것은 물론, 온도 조절과 바람세기 조절도 자유자재였다.

부산의 할리스 커피 수영점에서 일하고 있는 성화숙 매니저는 이런 게 있는 줄 전혀 몰랐다며 신기해 하면서도 손님들이 덥다고 에어컨을 세게 해달라고 하면 직원들이 리모컨으로 온도를 조절하는데, 누구나 가게 에어컨을 만진다면 가게로서도 피해가 클 것 같다며 걱정스럽게 말했다.

Q리모트에서 지원하는 에어컨 제조사는 LG와 삼성뿐이지만 대부분 업소에서 이 두 기업의 제품을 쓰고 있어 이 기능 사용자는 어디서나 리모컨을 쓸 수 있다.

하지만 대학교같이 대형 건물일 경우 에어컨이 중앙 통제 시스템으로 통제되고 있기 때문에 전원을 켜고 끄는 것은 가능하지만, 최저 온도가 고정되어 조절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 전기 다소비 건물 중 하나인 부산의 메가마트 남천점은 LG와 삼성이 아닌 다른 제조사의 에어컨을 중앙 통제 시스템으로 작동시키고 있어서 Q-리모트를 쓸 수 없었다.

아직까지 스마트폰 리모콘을 악용해 범죄에 사용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드나, 전국이 전력 비상 상태인 만큼 사용할 수 있는 기기의 수를 제한한다든지, 장소를 제한하는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Q리모트를 사용하고 있는 백솔 씨는 이 기능이 매우 좋긴 하지만, 본인의 집에서만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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