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사이에 칼 안 대는 ‘쁘띠성형’ 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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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생 사이에 칼 안 대는 ‘쁘띠성형’ 유행
  • 취재기자 이하림
  • 승인 2013.06.2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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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톡스, 필러, 카복시 등.. 주기적 시술 필요해 중독 가능성
▲ 치료 목적의 진료보다는 미용을 주된 업무로 다루는 피부과와 성형외과(사진: 신민근 취재기자).

최근 칼을 대지 않고도 저렴한 비용으로 성형 수술을 받은 것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일명 ‘쁘띠 성형’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다. 하지만 이 쁘띠 성형은 비영구적이어서 한번 시술을 받으면 계속 주기적으로 시술을 받아야만 효과를 유지할 수 있어, 성형 중독에 이르는 환자들이 생기는가 하면, 부작용 사례도 일어나고 있다.

쁘띠(petit)는 프랑스어로 ‘작은’, ‘귀여운’ 이라는 뜻을 가지는데, 쁘띠 성형은 가볍고 티가 안 나는 방법을 이용한 성형 시술을 통칭한다.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쁘띠 성형은 보톡스 시술이다. 보톡스란 보툴리눔 독소를 이용해 시행되는 치료를 말한다. 이 독소는 운동 신경 말단 부위에서 아세틸 콜린의 분비를 억제하게 되고 해당하는 근육을 마비시킨다. 보톡스를 주사하면, 이마주름, 미간주름, 팔자주름, 눈가주름을 없앨 수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밖에도 보톡스를 이용한 쁘디 성형에는 안면윤곽술이 있다. 이는 턱에 보톡스를 주사해 근육을 제거해서 얼굴을 브이(V)라인으로 만드는 시술이다. 그리고 종아리 윤곽술도 있는데, 이는 근육이 많은 체질을 가진 사람의 종아리에 보톡스를 주사해서 종아리를 매끈하게 만드는 시술 방법이다.

보톡스 시술이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비용이 저렴하고 부작용이 적기 없기 때문이다. 사각턱을 칼로 깎는 수술은 400만원에서 많게는 800만원을 넘는데다, 마취를 해야 하는 대수술이다. 반면 보톡스 시술의 가격은 병원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국내산 보톡스는 최저 5만원 정도에 시술을 받을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부담 없이 병원을 찾는다.

하지만 보톡스 시술은 시술 후 4개월 정도밖에 그 효과가 유지가 되지 않아 그 후에 주기적으로 시술을 받아야 한다. 그래서 보톡스 시술 중독에 빠진 사람들도 적지 않다.

대학생 김모(23) 씨는 최근 1년간 주기적으로 보톡스 시술을 받아왔다. 한번 남에게 보인 고쳐진 얼굴이 과거로 복귀돼 달라지게 보이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녀는 “처음에는 한번만 맞아보자는 심정으로 시술을 받았는데, 시간이 지나 효과가 없어진 내 얼굴을 다시 남에게 보일 수 없어 주기적으로 시술을 받고 있다”라고 보톡스 시술 중독에 대한 고충을 털어놨다.

쁘띠 성형의 종류 중 또 하나가 필러 시술이다. 필러는 볼, 이마의 볼륨을 확대하거나 콧대와 코끝을 세워 코의 모양을 다듬는 시술이다. 이 또한 효과가 영구적이지 못해 시술을 주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평소 이마가 푹 꺼져 콤플렉스였던 양모(22) 씨는 작년에 필러 시술을 받았다. 간편하고 효과도 즉각적이어서 만족했지만 몇 개월 뒤 효과가 사라지자 다시 병원을 찾게 됐다고 한다. 양 씨는 “앞으로 계속 시술을 받아야 할 생각을 하니 차라리 처음부터 성형 수술을 할 걸 하고 후회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또 의상 노출이 많아지는 여름이 다가오면서 쁘띠 성형의 일종인 카복시 시술이나 PPC로 불리는 지방분해 시술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시술을 받은 환자들 중 간혹 부작용에 고생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다.

카복시 시술은 신체의 지방이 많은 부위에 인체에 전혀 무해한 이산화탄소를 주입하여 피하지방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최근 여러 피부과 성형외과에서 여름을 맞이하여 파격적인 ‘세일’ 가격에 시술하고 있어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시술이다. 10만원이면 한 달에 무제한으로 카복시 시술을 받을 수 있다.

동의과학대학교에 재학 중인 안모(24) 씨는 두 달 전 복부에 카복시 시술을 받았다. 평소 피부가 민감했지만 병원 측에서 시술 전에 별다른 말이 없어서 시술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시술을 받고난 뒤 시술 부위가 붉게 변했다. 그녀는 “카복시는 부작용이 없다고 주변에서 이야길 들어서 안심하고 받았는데 깜짝 놀랐다”고 카복시 시술의 부작용에 대해 털어 놨다.

이러한 지방분해 시술은 많은 피부과나 성형외과에서 특별한 검사와 조건 없이 시술해주고 있다. 이 때문에 뚱뚱하지 않은 마른 체형의 여성들까지 무분별하게 쁘띠 성형 시술을 받는 것 또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부산 중구 대신동에 사는 김은혜(24) 씨는 최근 팔뚝 부분에 카복시 시술을 받았다. 그녀의 신장은 171cm에 몸무게 52kg으로 마른 체형이다. 그녀는 “여름에 민소매를 입어야 하기 때문에 카복시 시술을 받고 있다”면서 “큰 효과는 없는 것 같지만 전보다는 팔뚝이 얇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그녀는 쁘띠 성형 효과가 일정 기간 뒤에 없어지기 때문에 매년 여름마다 카복시 시술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기적으로 시술을 받아야하는 번거로움과 부작용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이 쁘띠성형을 하는 이유는 쁘띠성형 시술 시간이 10분도 되지 않아 짧고, 성형했다는 티가 전혀 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부산의 한 성형외과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기민정(24) 씨에 따르면, 주말 같은 경우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쁘띠 성형 시술을 받지 못할 정도로 환자들이 많다고 한다. 그녀는 “환자들이 많을 때는 정신 없이 병원이 움직인다. 저렴한 비용과 성형 티가 나지 않기 때문에 여대생들이 많이 찾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여대생 김 씨는 주위에서 자신이 보톡스 시술한 사실을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자국이 남지도 않았고, 주사만 하는 간단한 시술이어서 바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쁘띠 성형은 주기적으로 시술 받는 것이 귀찮긴 하지만, 만약 턱을 깎는 수술을 했다면 돈도 그렇고 감히 성형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부산 서면의 한 성형외과 원장 이모 씨는 쁘띠 성형의 효과는 단기적이라서 성형 수술하는 것이 더 좋다고 말한다. 그는 보톡스 주사 같은 경우 지속적으로 시술 받게 되면 몸에 면역이 생겨 나중에는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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